메뉴 건너뛰기

close

천안함 생존 최원일 함장이 7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뒤 흐르는 눈물을 참고 있다.
 천안함 생존 최원일 함장이 7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뒤 흐르는 눈물을 참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7일 오전 국군수도병원 기자회견장에 앉은 생존자 57명은 내내 침통한 표정이었다.

전준영 병장은 사고 당시 내복이나 반바지를 입고 운동하던 동료들의 복장을 설명하면서 "저도 운동을 했다면 복장이 아마 그랬을 것"이라고 말하다가 울먹였다.

함장인 최원일 중령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기자회견 마지막에 "사고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은 최 중령은 "아직도 천안함 가족들이 옆에 있는 것 같다, 실종자 가족 생각뿐이다"고 답하다가 손으로 눈을 가린 채 어깨를 들썩였다.

휠체어, 목발, 깁스... "안정 유지하도록 도와달라"

천안함 생존 최원일 함장과 장병들이 사건 발생 13일만인 7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천안함 생존 최원일 함장과 장병들이 사건 발생 13일만인 7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이날 오전 10시 25분, 천안함 생존자들은 환자복을 입고 이름표를 단 채 줄지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왔다. 천안함 생존자들은 한 명만 빠진 57명이 모두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동안 건강을 회복한 듯 대부분 안색은 좋은 편이었지만 깁스나 붕대, 목발을 한 경우도 있었다. 병사 3명은 동료들이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들어왔다. 함장인 최원일 중령은 군복 차림이었다.

민관 합동조사단 브리핑이 진행되는 약 30분 동안, 장병들은 '부동자세'로 의자에 앉아있었다. 침통한 표정으로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일부는 아직 통증을 느끼는지 허리를 손으로 누르거나 목을 뒤로 젖히고 땀을 닦아냈다.

윤한두 군국수도병원장은 "대퇴골 골절 등으로 수술한 환자가 2명, 척추 압박으로 보조기를 착용한 환자가 4명이고 그 외 경상환자 52명은 치료 후 퇴원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등 우려... 누리꾼들은 환자복 회견 비판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사건 발생 13일만인 7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을 설명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사건 발생 13일만인 7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을 설명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신체적 건강보다 심각한 것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정신적 충격이다.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떨어져 약물치료나 상담 등이 필요한 환자가 6명이나 됐다. 그 외에도 후유증 발생 가능성은 높은 고위험군이 14명이었다.

윤 원장은 "일부 환자들은 불면·죄책감 등 심리적 압박을 느낀다, 안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방부 대변인실 측도 "아직 장병들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심리적 치료를 받고 있다, 자극이 되거나 예의에 어긋나는 질문을 삼가 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기자회견 중간에도 장병들에게 "편한 자세로 있어라", "불편하지 않냐"고 상태를 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환자복 기자회견'에 대한 누리꾼들의 여론은 비판적이었다. 장병들이 초췌한 얼굴로 고개를 숙인데다가 푸른 색이 도는 환자복 차림이 죄인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 독자댓글에서 한 누리꾼은 "자기들 잘못으로 침몰된 것도 아니라면서 군예복이라도 갖추고 대한민국 군인답게 당당한 모습으로 등장할 순 없었나"고 비난했다. 다음 아고라의 누리꾼 역시 "언제부터 해군복이 환자복이었냐"면서 "아무리 회견장이 국군병원이라지만 명예와 군기를 중시하는 군에서 이런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서 되겠냐"고 꼬집었다.


태그:#천안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