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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서울-수도권에서는 생활권의 광역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광역교통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광역교통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광역전철이 필수적인데, 이미 수도권에서는 1호선 전철이라고 불리는 경인선, 경부선, 경원선 전철이 서울과 인천, 수원, 의정부를 연결하였으며, 요즘에는 천안, 동두천까지 연장되며 광역권의 확장과 지역 발전을 꾀하고 있다.

한편 수도권의 광역화를 가져온 가장 큰 원인은 수도권 내 다양한 신도시 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는 서울 서북부의 일산신도시와 서울 동남부의 분당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일산과 분당신도시에는 입주 후 각각 일산선과 분당선 전철이 개통되며 광역교통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노선의 비효율성과 기존 신도시에 연접한 추가적인 지역개발로 인하여 (예: 파주신도시, 용인 서북부 지역) 기존 노선이 한계를 맞이하자, 새로운 노선이 건설되고 있다. 그 노선이 바로 경의선과 신분당선이다.

고양-파주에는 경의선, 성남-용인에는 신분당선

경의선 전철은 원래 서울역과 북한의 신의주를 잇는 간선철도였으나, 남북분단으로 인하여 현재는 군사분계선내의 도라산역까지만 운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객수송보다는 오히려 수색에 있는 일반철도 차량기지와 행신에 있는 고속철도 차량기지의 서울역 입출고선으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서울역부터 문산까지 운행되는 경의선 전철은 현재 단선 비전철 선로로 한 시간에 한 대 정도 디젤 통근열차가 달리는 구간이지만, 앞으로는 이를 복선전철화하여 1호선 같은 전동차가 달리게 될 예정이다.

현재 일산신도시에는 일산선 전철이 운행되고 있으나, 일산선은 구파발쪽으로 우회하는 문제가 있어 도심 접근성이 좋지 않았는데 경의선 전철이 개통되면 서울 깊숙한 곳까지 곧바로 갈 수 있어, 전철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경의선은 지금 서울역으로 운행하고 있지만, 전철이 개통되면 용산역 방면으로 가게 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경의선 복선전철 노선도
 경의선 복선전철 노선도
ⓒ 한국철도시설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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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은 전철은 기존 분당선(현재 선릉~보정)과는 별도의 전철이다. 분당선은 서울로 갈 때 성남, 수서, 개포동 등으로 우회하고, 역간 거리가 짧아 속도가 느린 문제를 갖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고자 분당 남부 정자역에서 판교신도시를 거쳐, 서울의 대표적인 부도심인 강남으로 직선으로 바로 가는 새로운 전철이 바로 신분당선이다.

신분당선이 개통되면,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강남과 분당을 곧바로 연결하기 때문에 기존 분당선보다 속도경쟁력이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분당선 노선도
 신분당선 노선도
ⓒ (주)신분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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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과 신분당선, 그 뗄 수 없는 관계

흥미로운 점은 두 노선의 관계이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두 신도시와 서울을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을 갖고 있는 두 노선은 실제로 용산에서 만나며 서로 '직결(直結)'되어 하나의 노선이 될 예정이었다.

철도에서 직결운행이란, 서로 다른 두 노선이 연결되어 하나의 노선처럼 운행하는 것을 말하는데, 서울지하철 3호선과 직결운행하는 일산선, 서울지하철 4호선과 직결운행하는 과천선-안산선이 그런 사례이다.

그래서 두 노선은 용산에서 직결되어 서울-수도권을 북서-남동으로 가로지르는 광역전철이 되는 것이 원래의 구상이었다(북동-남서 노선은 신안산선과 경춘선). 하지만, 두 노선 모두 기술상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직결운행이 어렵게 된 실정이다(2007년 감사원 기관갈등 감사결과, 첨부파일 참조).

수도권 광역철도 노선망: 경의선과 신분당선은 관계가 깊다
 수도권 광역철도 노선망: 경의선과 신분당선은 관계가 깊다
ⓒ 한국철도시설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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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노선이 직결을 하려면 용산역 지하에서 만나야 하는데, 용산역 근처에 있는 욱천배수펌프장 때문에 경의선의 지하 운행이 불가능하여, 경의선 용산역은 지상에 만들어진다. 신분당선의 경우에도 용산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용산미군기지를 관통해야 하는데, 미군기지의 이전이 지연되고 있어서 신분당선이 언제쯤 용산역으로 갈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태이다.

또한 경의선과 신분당선은 각각 한국철도공사와 민자사업자가 각각 운영할 예정으로 서로 전혀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도 직결운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분당선은 무인 자동운전 전철로 운행될 예정이고, 신호체계도 최신 시스템을 사용할 예정. 그런데 경의선은 기존 1호선 같은 신호등 방식에 기관사가 운전하는 방식이라 서로 시스템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좌) 경의선의 전동차
(우) 신분당선의 전동차
 (좌) 경의선의 전동차 (우) 신분당선의 전동차
ⓒ 코레일, 한국철도시설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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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경의선 전철을 현재 운행 중인 경원선~중앙선 전철(용산~청량리~국수)에 직결하고, 신분당선은 수요가 많은 광화문 방면으로 연장을 하며, 두 노선을 한남역에서 환승시키는 것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말 중앙선 전철이 양평군의 국수역까지 연장 개통되었다.
 지난해 말 중앙선 전철이 양평군의 국수역까지 연장 개통되었다.
ⓒ 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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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로 만나는 경의선과 신분당선

이 경우 문산~수색~용산~청량리~덕소~국수~용문(용문은 올해 개통)으로 이어지는 동서 방향의 장거리 전철(경의-경원-중앙선이 직결된 일명 '한강선')이 만들어지며, 광화문에서 출발하여, 판교, 분당신도시, 용인서북부를 지어주는 남북 방향의 전철이 만들어져서 이들 노선이 한남역에서 십자(十字) 환승하는 형태가 된다.

특히 이들 노선은 기존 직선 도로인 '자유로~강변북로~6번 국도'나 '삼일로~남산1호 터널~한남로~한남대교~강남대로' 등과 선형이 같기 때문에, 이들 도로의 혼잡을 덜어주는데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의-경원-중앙선과 신분당선의 환승 노선 개념도
 경의-경원-중앙선과 신분당선의 환승 노선 개념도
ⓒ 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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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향후 미군기지가 이전되면 신분당선의 용산 방면 노선도 만들어지긴 하겠지만 (한남에서 Y분기 예정) 어차피 경의선과는 직결이 안 되기 때문에 용산에서 환승을 하든지, 한남에서 환승을 하든지 큰 차이는 없는 셈이다.

더구나 현재 용산~강남구~위례(송파)신도시로 이어지는 자기부상열차나 서울을 대각선으로 관통하는 대심도 급행전철들이 별도로 추진되고 있어서, 경의선 방면에서 강남으로 오는 데는 다양한 옵션들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렇듯 '닮은꼴 전철'인 경의선과 신분당선은 현재 두 노선 모두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의선의 1차 개통인 문산~성산(6호선 수색역)구간은 오는 6월에 개통되고, 신분당선 강남~정자 구간은 내년 말 개통 예정이다. 아무쪼록 두 노선이 무사히 개통되고, 향후 효율적인 방향으로 연장됨으로써 기존 전철인 일산선과 분당선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승객들에게 편의를 가져다주는 새로운 수도권전철 시대를 열어주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한우진 기자는 공공교통애호인, 교통평론가, 미래철도DB 운영자입니다.



태그:#경의선, #신분당선, #전철, #철도, #광역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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