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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길가에 코스모스 코스모스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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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은 유난히도 흐리고 비가 오던 날씨가 많았다. 지나 4일은 오랜만에 겐 하늘이 밖으로 나가기 좋은 날씨였다. 이사와서 아직 동네를 잘 모르기에 동네알기에 나섰다.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는 광명 돔 경륜장이 있다.우선 그곳을 가보기로 했다. 카메라 하나들고 집을 나서는 발걸음이 상쾌하다. 잘 모르는 곳을 알아간다는 것은 재미있는일이다. 목감천을 따라 걷기로 했다. 목감천은 벌써 가을 향기가  물씬 풍겼다.

자전거 타는 여인
▲ 경륜장 입구에서 만난 자전거타는 여인 자전거 타는 여인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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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장입구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그곳은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거리면서 활짝 피어있었다. 사진을 찍고있는데 완전히 복장을 갖춘 여인이 자전거를 타고 멋지게 달려오고 있었다. 난 그를 불렀다. "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네 그러세요.""자전거 잘 타시는 것같은데 언제 배우셨어요?" "이제 3개월 됐어요" "혼자 집에서 배우셨어요?" "아니예요. 여기 경륜장에서 3주동안 무료로 배웠어요. 지난 7월에 끝내고 8월부터 혼자 타기 시작했어요"

그는 50대초반의 주부였다. 아침이면 가족 모두가 나가고 혼자 집을 지켰다. 집에만 있다보니 무기력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자전거를 배우기 시작했다.하루에 2~3시간씩 자전거를 타고 들어가면 집안일도 잘되고 밤에는 잠도 잘와 건강에 아주 도움이 된다고 했다. 우울증 같은 것은 모른단다.

난 "복장을 완전히 갖추셔서 더 멋져요" 그는 "자전거 배울 때 이 안전모와 무릎보호대는 꼭 갖추어야 할 필수 복장이에요.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서 위험을 막자는 거지요.  그게 습관이 되어서 지금도 자전거 탈 때는 꼭 이렇게 완전무장을 해요" 나도 자전거를 잘 타고싶은 마음이 있어 그가 정말 멋져보였다. 그가 가던길을 재촉하고 나섰다. 코스모스 사이로 멋지게 달리는 그가 아주 건강해보였다. 나도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담장에 단풍
▲ 담장에도 어느새 단풍이 들기시작 담장에 단풍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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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 활짝 웃고있는 나팔꽃 나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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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열매
▲ 빨간열매 빨간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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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 산책하기 좋은 산책로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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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담에 뻣어있는 나뭇잎이 어느새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가을의 한 가운데쯤 와있는 듯했다. 풀속에 다소곳이 피어있는 보라색 나팔꽃이 내 눈을 멈추게 한다. 빨갛게 익은 작을 열매. 그곳을 지나니깐 산책하기 좋은 길이 나왔다. 산책로를 따라 갔다. 드디어 경륜장의 모습이 보였다. 정말 크다.

경륜장입구
▲ 경륜장입구 경륜장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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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 소풍나온 아이들 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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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돔 경륜장
▲ 광명돔 경륜장 광명돔 경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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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할 것만 같은 그곳으로 들어서니 아이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소풍 온 어린이집 아이들이였다. 그곳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와 청소년을 위한 농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등 놀이 시설들이 골고루 구비되어 있었다. 작은 연못도 있었다. 한동안 그곳을 돌아다니가  벤치에 앉아 쉬고 있었다. 그때 자전거를 타던 여인이 내옆에 와서 앉는다.

내가 보기에는 모두가 자전거를 다 잘 타보였다. 경륜장이라 자전거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 많이 눈에 띄었다. 그에게도 "자전거 잘 타시네요""아직은 못타요. 이제 한달째 끌고 나오는 거예요."한다. "아니 한달 정도탔는데 그렇게 잘 타요?" "사실은 어렸을 때 타보고 37년만에 다시 타보는 거예요"한다. 그럼 그렇지. 어렸을 때 몸으로 배운 기술은 잊지 않고있다고 했다.

그도 자전거를 다시 탄 후부터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남편의 사업으로 두문불출하고 있다가 자전거를 다시 타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용기와 희망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에게 자전거타는 법을 한 수 가르쳐준다. 난 "이론으로는 알지만 실전에 들어가면 그게 안되요.얼른 배워야겠어요"했다.그의 얘기를 들으면서 운동은 정말 좋은 것이란것을 새삼 알게되었다. 그와 난 오랫동안 사는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다.

자전거 타는 것을 가르쳐 주는 모습
▲ 자전거 타는 법을 한 수 가르쳐주는 모습 자전거 타는 것을 가르쳐 주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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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자마자 인터넷으로 자저거교실에 등록을 했다. 이번에는 안되고 다음 기회에 배워야 했다. 아마 11월 중순경쯤 될 것같다. 50명 모집에 벌써 35번째로 등록이 되었다.

경륜장을 코앞에 두고 사는데 이럴 때 자전거를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등록을  마치고나니 벌써부터 멋지게 자전거 타는 내 모습이 그려졌다. 바람에 몸을 맡기고 멋지게 패달을 밟고 달려가는 내 모습이. '그럼 동생네도 자전거 타고 가면 되겠다' 웃음이 절로 나왔다.

미지의 세계를 알아가고 그세계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다.또 새로운 이웃을 알아가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당분간 내가 사는 동네를 알아가는데 마음이 더 바빠질 것 같다.


태그:#경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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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사는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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