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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임실군의 치즈테마파크에서 동쪽으로 15km 위치에 고려와 조선 두 왕조의 개국 설화가 전해 오는 천년 고찰 상이암(上耳庵)이 있다. 이 상이암 계곡에 성수산 왕의 숲 생태관광지 휴양림 공사가 막바지이다.
 
산목련 꽃송이
 산목련 꽃송이
ⓒ 이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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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휴양림에서 상이암으로 2.5km 거리의 6월 초순 녹음이 짙은 임도를 올라간다. 이 구간의 성문동 골짜기 들머리 가까이에 높이 7m 산목련 나무 세 그루가 모여 있다. 햇볕이 약간 드는 음지에 자리 잡아 계곡의 바위틈에 서서 계곡 물소리 들으며 산목련이 순백색 꽃을 피웠다.

산목련은 목련과 낙엽 소교목의 자생식물로 함박꽃나무라고도 한다. 늦은 봄에서 초여름 사이에 직경 9cm 정도로 피는 꽃이 소담스럽다. 목련은 이른 봄에 잎보다 먼저 꽃이 한꺼번에 피는데, 산목련은 푸른 잎이 무성한 줄기의 가지 사이에 순백의 꽃을 절제하듯이 듬성듬성 두 달 동안 핀다.
  
산목련 꽃망울
 산목련 꽃망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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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초여름 산속에 눈이 시릴 정도로 밝고 하얀 산목련 꽃송이는 맑은 연등을 보는 듯하다. 목련은 침엽수가 지배하던 중생대 백악기의 숲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꽃다운 꽃을 최초로 피워낸 선구자였다. 목련은 꽃가루를 먹이로 하는 딱정벌레를 불러들여 충매화의 세상을 열었다.

꽃에 꿀샘을 갖추고 벌과 나비가 꽃가루받이하는 현화식물의 진화는 목련꽃보다 먼 훗날 발생한다. 살짝 두꺼운 목련꽃잎은 투박한 서툰 솜씨 같고 꽃가루도 소철과 은행나무와 유사하여 그 원시적 모습이 정겹다.  
산목련
 산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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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이 수줍음인 산목련은 땅을 향해 다소곳이 향기를 품고 있어 중용의 미덕을 갖췄다. 붉은색의 화심을 곱게 에두른 백색 꽃잎의 조화는 백색 단심 무궁화를 보듯 산뜻하다.

무성한 푸른 잎 사이로 정성스레 꽃잎을 배열한 순백의 꽃은 우리 백의민족의 순진무구한 선남선녀 같다. 성수산의 천년고찰 상이암 산길에 피어 있는 산목련은 마음이 맑아지는 뜻밖의 선물이었다.
 
산목련
 산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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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산목련, #함박꽃나무, #성수산 상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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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입니다. 향토의 역사 문화 자연에서 사실을 확인하여 새롭게 인식하고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여행의 풍경에 이야기를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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