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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도시로 대표되는 경상북도 영천시. 우리나라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는 지역이라 보현산 정상에 국내 최대 규모의 천문대가 위치해 있다. 별의 도시에다 전략적 교통의 요충지인 영천시는 주변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인근 도시 사람들이 드라이브 코스로 자주 찾는다.  
 
영천 임고서원 조옹대 정자에사 바라다 본 임고서원 전체 전경(2023.5.24)
 영천 임고서원 조옹대 정자에사 바라다 본 임고서원 전체 전경(2023.5.24)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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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도시인 영천에는 아직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는 명소가 많다. 그중 한 곳이 포은 정몽주 선생의 충효정신을 담은 임고서원이다. 임고서원은 영천 9경 중 2경에 해당된다.

임고서원은 고려 말기 문신으로 우리나라 성리학의 창시자인 포은 정몽주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임고서원은 조선 명종 8년(1553)에 창건된 사액서원으로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선조 36년(1603) 현 위치에 중건되었다.

포은 정몽주 선생의 발자취
 

임고서원은 천년고도 경주와 함께 연계 관광하면 좋다. 경주에서 1시간여 거리에 있어 접근성도 좋다. 임고서원은 도로변에 있으며 담장이 없어 찾기가 쉽다.
  
영천 임고서원 입구에 세워진 '동방이학지조' 송탑비 모습(2023.5.24)
 영천 임고서원 입구에 세워진 '동방이학지조' 송탑비 모습(2023.5.24)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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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 입구에 들어서면 우측에 동방이학지조(東方理學之祖)라고 새겨진 커다란 송탑비가 보인다. 퇴계 이황 선생의 유묵(遺墨) 중에서 찾아내 새겼다고 한다. 포은 선생이 성리학의 큰 스승 즉 시조라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포은 선생은 성리학이 고려와 조선에 뿌리내리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글씨체가 무게가 있고 멋있어 보인다.

뒷면에는 이름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조선 숙종과 영조 그리고 고종 임금이 포은 선생을 칭송하여 손수 지었다는 시의 내용이 새겨져 있다. 세 분의 글씨체는 각기 다르지만, 임금의 글씨체를 여기에서 직접 볼 수 있어 좋다. 하나같이 명필 못지않은 솜씨에 한 번 더 놀랐다.
  
임고서원 입구 좌측에 가설된 선죽교 모습(2023.5.24)
 임고서원 입구 좌측에 가설된 선죽교 모습(2023.5.24)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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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는 포은 정몽주 선생이 후에 태종이 된 이방원의 일파에게 피살된 장소인 선죽교가 보인다. 영천 임고서원에 가설된 선죽교는 북한의 개성에 있는 선죽교를 실측하여 똑같은 크기와 모양으로 만들었다. 선죽교는 길이 8.35m, 너비 3.36m이며 그리 크지 않다.

선죽교 앞에는 조선 중기 명필 서예가 한석봉이 쓴 글씨를 탁본하여 새긴 돌비석이 보인다. 개성에 있는 선죽교는 북한의 국보 문화유물 제159호로 지정되어 있다. 원래는 선지교(善地橋)라 불렀는데, 정몽주가 피살되던 날 밤, 다리 옆에서 참대나무가 솟아 나왔다 하여 선죽교(善竹橋)로 고쳐 불렀다고 전한다. 가설교로 만들었지만 선생을 기리는 충절의 의미가 깊게 느껴진다.
 
임고서원 앞마당에 심어진 수령 500년 된 은행나무 모습(2023.5.24)
 임고서원 앞마당에 심어진 수령 500년 된 은행나무 모습(2023.5.24)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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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 앞마당에는 수령 500년이 넘은 은행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구서원과 신서원 사이에 서 있는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속에 살아온 나무로, 생물학적 보존가치가 인정되어 경상북도 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다.

본래 임고서원이 부래산에 있었을 당시 그곳에 심어져 있었던 것이나,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임고서원을 이곳에 다시 지을 때 옮겨 심은 것이다. 둘레만 해도 5.95m 정도 되는 제법 큰 은행나무이며, 나이에 비해 생육상태가 양호한 노거수이다.

전학후묘의 전형적인 서원 형식

임고서원은 왼쪽에 구서원 오른쪽에는 신서원이 위치해 있다. 건물 3개동으로 구성된 구서원은 특별한 행사 때나 개방하고, 평상시에는 닫혀 있다. 전형적인 서원의 형태를 갖춘 신서원 앞에는 우리에게 너무나 많이 알려진 두 편의 시조가 새겨진 비석이 있다.
  
영천 임고서원 입구에 세워진 '단심가'와 '백로가' 비석 모습(2023.5.24)
 영천 임고서원 입구에 세워진 '단심가'와 '백로가' 비석 모습(2023.5.24)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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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이방원이 부른 '하여가'에 대한 답가로서 정몽주가 불렀던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로 시작하는 '단심가'와 선생의 훈육을 위해 그의 모친이 지은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로 시작하는 '백로가'가 새겨져 있다.

서원 안으로 들어가면 먼저 영광루라는 누각이 보인다. 누각에 올라가면 멀리 임고지역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임고서원의 배치는 다른 서원들과 비교해 별반 다르지 않은 전학후묘(前學後廟)의 구성이다. 주 건물인 강당 흥문당을 중심으로 바로 아래 좌우에 유생들 기숙사인 동재(수성재)와 서재(함육재)가 있다.
 
영천 임고서원 강학공간으로 사용된 흥문당 전경(2023.5.24)
 영천 임고서원 강학공간으로 사용된 흥문당 전경(202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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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문당 좌우에는 서원의 제사 준비를 하는 공간인 전사청과 심진각이 위치하고 있다. 흥문당 뒤쪽에 사당 건물인 문충사 있고, 영광루 누각 왼쪽에 포은정선생신도비가 세워져 있다.

임고서원 건너편에 포은유물관이 보인다. 로비 입구에는 포은 정몽주 선생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오른쪽에 있는 포은관은 선생의 출생부터 효행과 충절 그리고 충의지사로 추앙받는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고문서와 영상으로 전시되어 있다.
 
영천 임고서원 포은유물관 입구에 있는 정몽주 선생 초상화 모습(2023.5.24)
 영천 임고서원 포은유물관 입구에 있는 정몽주 선생 초상화 모습(202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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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임고관은 서원의 연혁과 영남사림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던 영천의 성리학과 학자들을 고문서를 통해 소개하고, 성리학의 보고(寶庫) 임고서원이 축소 모형으로 전시되어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이외에도 서원 바로 옆에 묘소를 지키는 계현재와 길 건너편에 포은 선생의 충효정신 계승 창달을 위한 임고서원 충효문화수련원이 있다.

임고서원의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언덕 위에 있는 '조옹대'이다. 조옹대는 포은 정몽주 선생이 낚시를 즐기던 곳이라고 한다. 정자가 있는 곳까지 거리가 멀지 않아 누구나 올라갈 수 있다.

조옹대 무괴정에 오르면 임고서원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참을 여기에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머물러 있었던 곳이다. 
  
포은 정몽주가 낚시를 즐겨하던 임고서원 조옹대 절벽 아래에 있는 용연 모습(2023.5.24)
 포은 정몽주가 낚시를 즐겨하던 임고서원 조옹대 절벽 아래에 있는 용연 모습(202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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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아래에는 용연이라는 연못이 있다. 후대 사람들은 정몽주가 이곳에서 낚시로 낚은 것은 물고기가 아니라 용이라고 하여 조룡대라 부르기도 하였으며, 낚시를 했던 못을 용연이라 부른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62호로 지정

경주 옥산서원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9개소로 지정된 곳은 모두 2009년 이전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점, 흥선대원군 서원철폐령 당시 훼철되지 않은 서원인 점 등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영천 임고서원 조옹대 무괴정 정자 모습(2023.5.24)
 영천 임고서원 조옹대 무괴정 정자 모습(202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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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고서원은 배향하고 있는 인물이 포은 정몽주로, 인물의 위대함과 역사의 우수성은 갖추고 있지만, 고종 8년(1871)에 훼철되었다가 1965년 구서원이 복원되었고, 1992년 신서원이 새로이 건축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서원의 건축 자체에 대한 복원과 건립연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지금은 경상북도 기념물 제62호로 지정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으로 등재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천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임고서원이 향후 국가 사적으로 승격될 수 있도록 여러 각도로 검토 중에 있으며, 문화재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계절 어느 때 가도 아름다운 임고서원. 전통문화와 예절을 익히고 포은 선생의 충효 정신이 담긴 문화 체험을 통해 역사도 배우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배양하는 임고서원으로 가족, 연인들과 함께 올 여름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주요 지리정보

태그:#영천 임고서원, #포은 정몽주, #임고서원 조옹대, #영천 임고서원 선죽교, #영천 임고서원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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