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출신 스트라이커 석현준(32)이 병역법 위반으로 유죄가 인정되면서 선수 생활도 위기에 몰렸다.

수원지방법원은 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석현준에게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정한 병역 질서 확보를 위한 현행법 취지를 고려했을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아무런 범죄 전력 없는 점, 병역 의무 이행을 다짐하고 있는 점을 유리한 점으로 참작했다"라고 판시했다. 

트루아(프랑스)와 계약을 해지하고 2022년 말 귀국해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은 석현준은 올해 2월 K4리그(4부 리그) 전주시민축구단에 입단하려고 했다. 전주시민축구단도 국가대표 출신인 데다가, 해외 무대 경험이 많은 석현준을 환영했다. 

아직 30대 초반으로 축구 선수로서 재기를 노리는 석현준으로서는 만약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다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K4리그(4부리그)는 규정상 주말 경기에 한해 사회복무요원의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도전 정신' 하나로 이뤄낸 유럽 진출... 파란만장 축구 인생 
      
그러나 석현준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으면서 이마저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대한축구협회는 규정상 집행유예 기간에 있는 선수는 등록 불가 대상이기 때문이다.

석현준은 파란만장한 축구 인생으로 주목받는 선수였다. 190cm의 큰 키에 단단한 체격이 강점인 그는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이나 K리그 진출 대신 2009년 6월 네덜란드 명문구단 아약스를 무작정 찾아가 테스트를 신청했다.

당시 아약스를 이끌던 마틴 욜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아 2010년 1월 정식 입단에 성공한 일화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하지만 석현준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거기까지였다. 아약스의 치열한 주전 경쟁을 뚫지 못한 석현준은 후보 선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큰 성과 없이 결별했다. 

국가대표팀에도 몇 차례 부름을 받아 A매치 15경기에 나섰지만,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석현준은 남다른 도전 정신으로 해외 생활을 이어갔다. 이적과 임대를 반복하며 흐로닝언(네덜란드), 마리티무(포르투갈),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 나시오날, 비토리아 세투발, 포르투(이상 포르투갈), 트라브존스포르(터키), 데브레첸(헝가리), 트루아에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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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해외 생활을 이어가려면 병역을 해결해야 했으나, 석현준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한국이 동메달을 따낸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했으나,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K리그 복귀나 상무 입단도 미루던 석현준은 해외 체류 기간 연장을 신청했으나 거부됐고, 결국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다. 

일각에서는 병역 회피나 귀화 등의 소문도 돌았으나, 석현준은 2022년 12월 직접 성명을 내고 "한 번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을 회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면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하여 늦어졌지만, 병역을 이행한다는 마음과 생각은 늘 변함이 없었다"라고 부인했다.

또한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는 저는 그동안 해외 구단과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협조 서한을 보내는 등 노력했다"면서 "그러나 구단 측에서는 높은 이적료를 지불하는 구단에만 보내기 위해 협조 서한을 묵살했고, 이로 인해 국내로 복귀해 상무를 갈 수 있는 시기도 놓쳤다"라고 해명했다. 

2022년 7월 트루아와 결별한 후 1년 가까이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석현준은 이로써 최소 2년간은 더 선수 생활을 관두게 되면서 축구 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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