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들 작품 발표회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들 작품 발표회
ⓒ 경기도교육청

관련사진보기

  
이재정 전 경기도 교육감이 핵심 정책으로 시행한 경기꿈의학교(아래 꿈의학교)가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경기교육이 임태희 교육감 지휘 체계로 바뀐 지 1년여 만이다.

교육청이 꿈의학교 운영 방침 등을 규정한 '경기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라는 조례를 폐지하고 '경기도 지역교육 협력에 관한 기본조례'를 만들어 꿈의학교를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 조례안이 경기도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6월 16일 열리는 정례회에서도 통과하지 못하면 운영자 공모, 학생모집 등의 절차를 진행하기가 어려워 사실상 올해 꿈의학교 운영은 불가능하다.복수의 경기도의원에 따르면, 해당 조례안의 상정·심의·통과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경기도의회는 해당 조례안이 교육 협력 사업을 하기 위한 각종 위원회 설치 등 원론적인 내용만 있을 뿐, 꿈의학교 운영에 필요한 세부 항목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심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 조례를 만들지 않더라도 기존 '경기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바탕으로 꿈의학교를 운영할 수 있지만, 교육청은 그럴 계획이 없다.

교육청 관계자는 "인수위에서도 꿈의학교 등에 대한 재구조화 내용이 있었고, 그래서 꿈의학교와 몽실학교 등을 통합해 이룸학교로 재구조화한 것인데, 관련 조례가 해당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광민 경기도의원은 3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미 경기도의회는 약 100억 원에 가까운 꿈의학교 관련 예산을 통과시켜줬다. 교육청은 지금이라도 꿈의학교를 시작하면 되는데도 기존 조례를 무시하고 엉성한 기본조례를 만들어 사업을 하겠다 고집을 부리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례에) 꿈의학교 시행에 필요한 사항은 교육 규칙으로 정한다는 한 줄 뿐이고 세부 사업은 규칙을 만들어서 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의회의 감시와 견제 없이 교육청 마음대로 운영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의회와 상의 없이 꿈의학교→이룸학교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9일 오전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학력평가 자료 유출 관련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2023.3.9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9일 오전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학력평가 자료 유출 관련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2023.3.9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꿈의학교와 관련한 교육청과 경기도의회 갈등은 지난해 교육감이 바뀌면서부터 시작됐다.

꿈의학교라는 명칭은 '경기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에 규정된 이름이다. 따라서 이름을 바꾸려면 조례개정이 우선돼야 한다. 교육청은 의회와 상의 없이 이름을 '경기이룸학교'로 바꿔 지난해 의회와 갈등을 빚었다.

이어 예산심사를 할 때도 '이룸학교'라는 명칭으로 예산을 신청해 논란이 일었지만, 의회는 '꿈의학교(이룸학교)'라는 이름으로 예산을 통과시켰다.

교육청과 도의회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애가 타는 것은 꿈의학교 운영을 준비하는 이들이다. 예년 같았으면 1월 초 운영자(단체) 공모를 시작해 3월 중하순 발표가 이루어져 꿈의학교가 한창 운영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공모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4일 경기도의회와 교육청에 꿈의학교(경기이룸학교)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개정조례 상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6543명의 서명지와 함께 전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8년간 지속된 경기꿈의학교가 임태희 교육감의 출발과 함께 경기이룸학교로 명칭을 바꾸고 시작을 알린 지 이미 수개월이 지났지만, 개정조례가 해당 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조례가 통과해 이룸학교 진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서 학생들이 변함없이 꿈꾸고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경기꿈의학교는 학교 안팎의 청소년이 자신의 꿈 실현을 위해 스스로 기획·도전하면서 삶의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교 밖 학교로, 지난 2015년 53억 원 예산으로 209개교를 운영하면서 출발했다.

매년 꾸준히 성장해 2022년에는 197억70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돼 1902개 학교에 3만1413명의 학생이 참여했지만, 교육감이 바뀌면서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태그:#경기꿈의학교, #경기도교육청, #임태희, #이재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