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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시민기자들이 쓰는 달콤살벌한 순도 99.9%의 현실 직장인 이야기.[편집자말]
직장인은 언제나 바쁘다?
▲ 야근 직장인은 언제나 바쁘다?
ⓒ MBC 무한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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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 저 A도 해야 하고, B도 하고 있고, C도 다음 주까지 해야 합니다."

자주 듣는 말이다. 속마음은 '바빠 죽겠는데 뭘 또 시켜!'라는 의미라는 걸 잘 안다. 나도 그랬으니까. 직장인은 매일 매일 일을 쳐내도 끝없는 업무에 지쳐만 간다. 주변에서 안 바쁜 직장인을 본 적이 없다. 백 번을 생각해도 명쾌한 답 없는, 월급도 시간도 빠듯한 직장인의 인생이다.

반올림하면 이십 년인 직장생활, 직장인에게는 중요한 일을 떠맡는 것보다 불필요한 일을 쳐내는 것이 더욱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래야 업무 과부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 정도면 충분해!'라며 대충하던 일을 좀 더 깔끔하고 완성도 있게 처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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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회의나 보고를 위한 보고를 '극혐'한다. 그렇지만 한낱 직장인은 하라면 해야 하는 불운한 운명을 타고났다. 매일 반복하는 무의미한 회의를 반으로 줄이자고 외치고, 논문 같은 보고서를 심플하게 쓰자고 여러 번 제안도 했다. 부질없다. 개인은 회사 문화를 바꿀 수는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또 한 번 느꼈을 뿐이다.

직장을 꾸역꾸역이라도 다니기 위해서는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렇다고 무조건 비효율을 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스스로 효율적인 업무 처리 방법을 터득하고 실행해야 한다. 다행히 세상도 고무적인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근로 시간 단축과 워라밸이 중요해지면서 기업들은 회의와 보고 문화 개선, 불필요한 일 줄이기, 집중 근무 시간대 운영, 유연 근무제 등을 시행하며 효율적인 시간 활용을 위해 애쓰는 중이다.

이 모든 관리의 핵심은 '업무 생산성 향상'이다. 기업마다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실행하고 있다. 변화를 빠르게 눈치채고 얼른 편승해야 덜 바쁜 직장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

빼는 것이 플러스

다른 팀에 근무하는 한 후배가 사내 메신저로 푸념했다.

"팀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솔선수범해서 이것저것 떠맡았는데, 결국은 뒤치다꺼리만 하는 거 같아요. 업무도 많아져서 힘든데, 팀장은 알아주지도 않고. 마음의 상처만 커졌어요. 이렇게 계속 다녀야 할지 고민이에요."

후배에게 중요하지 않은 허드렛일만 줄여도 직장생활이 달라질 거라고 조언했다. 늘 의욕과 열정이 넘치는 후배이기에, 한발 물러서서 하고 있는 업무의 중요도부터 객관적으로 평가하라는 말도 곁들였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왜 팀장이 알아주지 않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워라밸 시대를 맞아 국내 여러 기업에서 ERRC 활동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ERRC는 제거해야 할 요소(Eliminate), 감소해야 할 요소(Reduce), 향상해야 할 요소(Raise), 새롭게 창조해야 할 요소(Create)를 뜻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은 불필요한 일을 축소하거나 제거해 확보한 시간을 핵심 업무와 역량 계발에 집중함으로써 업무 몰입도와 생산성을 높인다. 이 같은 워크 다이어트는 주 52시간제 시대에 꼭 필요한 업무 관리 방법이다. 

부서 전체 업무 중 비중이 작거나 관행적으로 해오던 일을 없애 직원들 부담을 최소화하고 능률도 올릴 수 있다. 팀원 다섯 명이 효율적이지 않은 일을 10%씩 그만두면 합계 0.5인분의 일이 줄어든다. 개인의 업무 효율화와 회사의 효용성 증대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갑자기 떨어지는 수명 업무 때문에 바쁘기도 하지만, 급하지 않은 쉬운 일을 하면서 '일이 많아 바쁘다'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정작 중요한 일을 놓치고 시간을 탕진해 본인 업무를 다른 팀원이 떠맡는 불편한 상황도 발생한다.

기업이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시스템을 개발하고 ERRC 캠페인을 펼치는 이유는 내재화를 통해 고효율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회사가 방침을 강요한다고 즉시 효율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모두에게 천편일률적인 제도가 맞아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향과 업무를 가장 잘 아는 개개인이 스스로 업무에 적용해 나만의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 자신이 일하는 방식을 수시로 알아채고 꾸준히 업무를 관리해야 일에 끌려다니지 않고 주도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습관이 되고 업무 능률 향상과 시간 절약으로 이어진다. 

칭기즈칸 후계자 오고타이가 몽골제국 초기 명재상이었던 야율초재에게 아버지가 이룩한 대제국을 개혁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묻자, 야율초재가 답했다.

"한 가지 이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은 한 가지 해로운 일을 없애는 것만 못 하고 한 가지 일을 만들어 내는 것은 한 가지 일을 줄이는 것만 못 합니다."

하루 10분 퇴근 의식
 
퇴근 전 10분이 업무 효율을 결정한다
▲ 10분의 기적 퇴근 전 10분이 업무 효율을 결정한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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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다음 날 진행할 업무, 팀원들에게 전달할 사항 등을 정리한다. 얼마 전까지 다이어리에 빼곡하게 적었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효율성도 떨어져 워드프로세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빠르고 구체적으로 개인 업무뿐만 아니라 팀 업무까지 편하게 관리 할 수 있다.

"최 대리, A업무 다 됐어요?"
"아! 맞다. 깜빡했어요. 빨리할게요."


본인 업무를 신경 써서 챙기지 않으면 깜빡 하는 일은 점점 늘어난다. 상사에게 '그저 빨리'는 중요하지 않다. 상사는 '제대로 빨리'를 원한다. 그럼에도 계속 정신 줄을 챙기지 않으면 깜빡의 악순환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수시로 업무를 깜빡하면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도 부지기수로 늘고 생산성은 떨어진다. 단지 몸만 바빠진다. '난 너무 바빠'라는 착각이 찾아오는 순간이다.​

이런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퇴근 전 깜빡했거나 미룬 업무 또는 대충해서 다시 손대고 싶은 업무 등을 미리 체크해 두는 게 좋다. 오늘 한 업무 중 마무리하지 못한 일, 실수해서 지적받은 업무를 우선순위에 두고 하루를 마무리하면 깜빡을 줄이며 체계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상사에게 지적받은 사항 중 의미 있는 내용을 꾸준히 메모하면 향후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이를 인지함으로 같은 일로 지적받을 가능성은 점점 줄어든다. 이 같은 과정은 실수를 예방하고, 업무 처리 방식을 개선함과 동시에 일을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번호 매기는 습관​
업무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 업무의 순서 업무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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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일하다가 모니터에 창이 한 20여 개 띄워진 모습을 보고 경악할 때가 있다. 여러 가지 업무 관련 자료들이 난잡하게 섞여 있는 모습에 뇌가 폭발할 거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업무시간에 맞춰 대충 생각나는 일부터 시작하면 난처한 상황에 자주 직면하게 된다. 업무 관련 검색을 하다가 웹서핑에 빠져 시간을 탕진하고, 사내 메신저에 응답하다가 카톡을 확인한다. 

갑자기 어제 못한 일이 떠올라 파일을 열며 한숨을 쉬고 화장실에 다녀와 아침에 시작했던 엉뚱한 일에 다시 몰입하는 일상은 효율성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나는 바쁘다'는 착각만 불러일으킨다.

퇴근 의식을 치를 때 다음날 해야 할 주요 업무를 나열하는 게 좋다. 생각나는 대로 적는 게 아니라 중요한 순서대로 번호를 매기고 차근차근 진행하면 어영부영 지나가는 오전 시간을 밀도 있게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다음 날 처리할 업무를 꼼꼼하게 적는다고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해야 할 순서가 명확하면 상사나 선배가 쓰나미처럼 떠넘긴 일을 처리하고 나서도 갈팡질팡하지 않고 주요 업무에 몰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당장 할 필요 없는 엉뚱한 일을 먼저 처리하는 비효율의 반복도 예방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는 근로 시간 단축과 워라밸이 중요한 시대에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해 반드시 직장인 갖춰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빼야 할 업무부터 선별하고, 퇴근 전 단 십여 분을 투자해 주요 업무를 챙기고, 밀려드는 업무를 중요도 순으로 처리하는 태도는 '칼퇴'를 선호하는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꿀팁이다.

3040시민기자들이 쓰는 달콤살벌한 순도 99.9%의 현실 직장인 이야기.
태그:#직장생활노하우, #업무처리노하우, #효율적인업무방법, #직장생활꿀팁, #직장인업무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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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경험을 소중히 여기는 직장인,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아빠, 매 순간을 글로 즐기는 기록자. 글 속에 나를 담아 내면을 가꾸는 어쩌다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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