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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여성들이 혼자 살면서 알게 되는, 새롭게 깨닫고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들에 대해 씁니다.[편집자말]
"우리 집 플리마켓에 놀러 오세요!"

귀여운 포스터를 받았다. 자취를 하게 된 친구가 집에서 플리마켓을 열면서 보낸 것이다. 새로웠다. 집으로 초대하는 플리마켓이라니!

친구는 서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가져와 사고 팔고, 음식을 준비해서 나눠 먹자고 했다. 친구에게 '집'이란 어떤 공간일까 궁금해졌다. 다른 친구들에게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의미도! 자신만의 공간을 꾸려가는 친구들에게 물었다.

"당신에게 '집'이란 어떤 공간인가요?"

자신을 '망토'라고 소개한, 플리마켓을 연 친구는 "집이란 가장 솔직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나의 선택으로만 구성되는, 그래서 그 곳에서는 온전한 나로 존재할 수 있고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온전히 내 소유인 공간, 그래서 더 자유로울 수 있는, 더 나 답게 있을 수 있는 공간. 20대 자취생에게 '집'이란 그런 의미다.
 
다연님이 보내준 자신의 공간
▲ 다연님의 집 다연님이 보내준 자신의 공간
ⓒ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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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를 하는 24세 유승민씨는 "집은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받은 자극, 감각, 경험을 잘 녹여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것을 곱씹을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필요하고, 20대 대부분에게 그 공간은 자신의 '집'이다.

'집'이라는 공간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20대 자취생들은 가장 먼저 인테리어에 발을 들인다. 유승민씨는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뭐든 무난한 걸 추구하느라 이렇다 할 취향이 없었지만, 독립 2년차가 된 지금은 이제 방 한구석 정도는 내돈 내산 내 취향이 담긴 물건들로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뭐든 해봐야 좋은지 싫은지 알 수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마음에 드는 걸 하나씩 사 모으면서 취향을 알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 얘기는 승민씨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취생들이 인테리어를 위해 필수로 들어가 본다고 알려져 있는 '오늘의 집'은 지난해 매출 1864억원, 영업손실 36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약 59%(688억원)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약 6%(23억원) 감소했다.

나만의 공간을 즐기는 방법에 '홈 카페', '홈 베이킹'이 빠질 수 없다. 자취를 하는 23살 혜주씨(가명)는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은 내가 나를 대접하고, 대접받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대접을 받기 위해 나는 혼자 있을 때 더 잘, 예쁘게 차려 먹으려 노력한다"고 대답했다.

사람들을 불러 나만의 공간을 함께 즐기기도 한다. 앞에서 나온 자취방에서 플리마켓을 연 망토는 "각자의 공간을 나누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서로의 공간을 활용해 초대하고, 초대받는 과정은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동주가 보내준 자신의 홈카페 사진이다
▲ 동주의 홈카페 동주가 보내준 자신의 홈카페 사진이다
ⓒ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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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홈 카페, 플리마켓… 집을 가꾼다는 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왜 시간과 노력, 마음을 기꺼이 쏟아붓는지 물었다. 자취를 하는 20대는 그 노력을 기꺼이 감수한다고 말했다.

"사실 매일 완벽하지는 않아요. 가끔은 귀찮아서 방이 엉망일 때도 있어요. 부모님과 같이 살았다면 이럴 때 부모님께서 방을 치워 주시겠지만 이제는 온전히 제 몫이에요. 집을 가꾸며 저는 스스로를 책임지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단순히 먹고 자는 곳이 아니라 마음을 쓸 수 있는 공간, 아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너무 낭만적이지 않나요?"

"제 공간에서 저는 진정한 내가 돼요. 이런 마법 같은 공간을 어떻게 그냥 둘 수 있을까요?"


오늘도 그들은 그들의 공간을, 그들을 가꾼다.

1인 가구 여성들이 혼자 살면서 알게 되는, 또 새롭게 깨닫고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들에 대해 씁니다.
태그:#자취, #자취생,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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