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1.22 11:28최종 업데이트 24.01.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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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디자인코리아 개막식에 참석한 김건희(대통령 부인). 12월 네덜란드 방문 이후 언론 노출을 하지 않고 있다. ⓒ 대통령실



슬로우레터 2024년 1월 22일 (월)

1. 윤석열-한동훈 벌써 갈라서나
2. 윤석열이 한동훈 지지를 철회했다고?
3. 김건희 사과가 쟁점
4. 납작 엎드린 김경율
5. 김건희 출구 전략이 '김치찌개' 점심?


6. 배짱 튕기는 이준석
7. 여야 모두 꼼수 위성정당 만드나
8. 총선 전망, '족집게'에게 물어봤다
9. 기업들이 검사를 모셔가는 이유
10. 재정적자 내년이 더 걱정이다

11. "위험한 일탈"이라는 한국일보
12. "정신 바짝 차릴 때"라는 한겨레
13. "정치 경호‧뒷북 경호"라는 동아일보
14. 헝가리가 대안이 될 수 있나
15. 안 된다고 결론 내리지 말자

16. 염화칼슘 너무 많이 뿌린다
17. 투명 방음벽에 스티커만 붙여도 물까치 살린다
18.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없이 간다
19. 저출산 예산, 정말 괜찮은 투자다
20. 화순군 인구가 21명 늘었다

21. "일산 킨텍스냐", 유난히 냉소적이었던 올해 CES
22. 3시 30분 첫차는 자율주행으로
23. 정상 체중인데도 살 빼겠다는 여성 54%
24. 중고생이 가장 신뢰하는 직업 1위는 교사
25. 은행 점포 4년 동안 16% 줄었다

26. 세종시에는 왜 의사가 부족할까
27. 주창 저널리즘이 만드는 달콤한 트래픽
28. 이게 그리 어려운 건가
29.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30. 한동훈을 얼마나 알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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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한동훈 벌써 갈라서나

- 오늘 아침 신문 1면은 모두 같은 제목이다. 윤석열(대통령)이 한동훈(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하라고 요구했고 한동훈이 거절했다는 내용이다.
-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김경율(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마포을 후보라고 발표한 걸 두고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라는 논란이 있었고 둘째, 김건희(대통령 부인) 명품 가방 의혹을 두고 "국민이 걱정하실 부분이 있었다"고 말한 것을 두고 불편해했다고 한다.
- 결국 둘 다 김건희가 쟁점이다. 김경율이 김건희 문제를 털고 가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한 것 때문에 윤석열 눈 밖에 났을 가능성이 크다.
- 한동훈이 일요일 오후 입장을 내고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2023년 11월 24일. HD현대중공업 방문(사진 왼쪽). 김건희 여사(오른쪽) ⓒ 법무부·대통령실

 
윤석열이 한동훈 지지를 철회했다고?

- 발단이 된 건 쿠키뉴스 보도다. 윤석열이 이번 사태에 큰 실망을 했고 한동훈에게 보냈던 기대와 지지를 철회한다고 했다는 익명의 국민의힘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 이용(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 단체 대화방에 이 기사를 공유했는데 이게 윤석열의 의중을 전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 뒤이어 나온 채널A 보도는 좀 더 구체적이었다. 이관섭(대통령 비서실장)이 한동훈을 만나 사퇴를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법무부 장관도 지냈으니 시스템 공천을 할 거라는 기대감이 컸는데 오히려 정반대 방향으로 간다"면서 "한두 석 잃는 것보다 시스템 공천이 훨씬 중요하다"고 했다고 한다.

김건희 사과가 쟁점

-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과 한동훈이 지난 금요일에 만나서 의견 조율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야기가 잘 안 됐을 가능성이 있다.
- 윤재옥은 "사건의 본질은 부당한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가 "김경율이 사과를 요구하면서 마리 앙투아네트까지 언급한 것은 취지를 이해한다고 해도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경율이 역린을 건드렸는데 한동훈이 맞장구를 친 상황이다.
-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해법을 진솔하게 모색하지 않으면 자칫 회복 불능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납작 엎드린 김경율

- 지난주에 JTBC에 출연해서 이런 말을 했다.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을까.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와 난잡한 사생활이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감성이 폭발된 것이다. 지금 이 사건도 국민의 감성을 건드렸다고 본다. 이걸 어떻게 쉴드칠 수 있겠나."
- 조선일보가 김경율 인터뷰를 비중 있게 실은 것도 눈길을 끈다. 보수 언론 입장에서도 웬만하면 김건희 이슈를 털고 가고 싶은데 윤석열이 움직이지 않으니 답답해하는 모양새다.
-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교하고 수도권과 영남 출마자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있다고 한 발언은 과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윤석열을 향한 합리적 중도층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며 "그게 두렵다"고 말했다.
- 한동훈이 김경율을 버릴까, 이것도 관전 포인트다. 중앙일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함께 탄압받는 처지가 되면서 두 사람의 교류가 활발해졌다"고 지적했다. 김경율이 한동훈의 '숨은 입'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김경율(왼쪽)과 한동훈. 2024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 2024. 1. 17. ⓒ 국민의힘

 
[쟁점과 현안]

김건희 출구 전략이 '김치찌개' 점심?


- 대통령실에서 출입 기자들과 김치찌개 오찬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기자회견을 피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만들어 보려는 계산이다.
- 특정 언론과 단독 인터뷰를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난해 1월에는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했는데 올해는 KBS와 할 거란 이야기가 돈다.
-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선택적으로 질문받고 하고픈 말만 하는 건 소통이 아니다, 이런 방식으론 '김건희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한국일보에 따르면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여전히 "리스크를 털고 가야 한다"는 의견과 "굳이 사안을 부각시킬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충돌한다.
 

2023년 11월 27일 ‘나눔과 봉사의 국민 대통합 김장행사’ ⓒ 대통령실


배짱 튕기는 이준석

- '빅 텐트'를 칠 "골든타임이 지났다"고 했다. "정당이 창당한 다음 날 합당하는 것은 코미디 아니냐"고 했지만 결국 합당에 목을 맬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들어오겠다면 받겠지만 먼저 찾아다니지는 않겠다는 이야기다.
- "'이재명 나빠요' '윤석열 나빠요' 선거가 안 됐으면 좋겠다"면서 "민주당이 지금 '김건희 나빠요'도 하려는 것 같은데 그런 건 제발 사법부로 가져가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야 모두 꼼수 위성정당 만드나

-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는 이재명(민주당 대표)의 말이 가이드라인이 됐다. 준연동형을 그대로 두되 민주당도 꼼수 위성정당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가능한 한 명분과 실리의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 마침 기본소득당과 열린민주당, 사회민주당 등이 비례연합정당을 공동 추진하자고 제안했는데 민주당이 이 제안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조국 신당을 끌어안느냐 마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더 깊게 읽기]

총선 전망, '족집게'에게 물어봤다

- 성한용(한겨레 선임기자)이 이근형(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만났다.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180석을 얻을 거로 예측했고 2004년 노무현 탄핵 직후에는 열린우리당 152석을 정확히 예측했다. 2016년에는 "어느 당이 1당이 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초박빙"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각각 123석과 122석을 나눠 가졌다.
- 그랬던 이근형이 이번 선거는 "좋지 않다"면서 "민주당이 박빙 열세"라고 분석했다.
- 지난 총선 때 문재인(당시 대통령) 지지율은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비슷했지만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크게 앞섰다.
- 성한용은 "선거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바로 근거 없는 낙관론"이라고 지적했다. "방심과 나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이근형의 조언은 "윤석열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이 한동훈을 따라간다고 같이 따라가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이번 총선은 두 당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태다.
- "위기가 아닌데도 긴장을 불어넣기 위해 위기라고 규정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실제로는 위기인데도 위기라고 하면 책임을 져야 하니까 짐짓 위기가 아닌 척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 민주당은 후자인 것 같다."
 

민주당, 국민의힘, 대통령 지지도 추이 ⓒ 슬로우뉴스(이정환)

 

기업들이 검사를 모셔가는 이유

- 경영진이 배임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는 KT가 검사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용복(KT 법무실장)과 허태원(KT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 추의정(KT 감사실장)도 검사 출신이다.
- 참여연대에 따르면 2년 동안 검찰청과 법무부에서 퇴직해 민간 기업 임직원으로 취업한 검사가 69명이다.
- 최태원(SK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전 M&M 대표)의 '맷값 폭행' 사건을 수사했던 박철(전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은 2012년 SK디스커버리 윤리경영총괄 부사장으로 입사해 SK케미칼 부사장을 맡기도 했다. 전형적인 이해충돌이다.
- 참여연대는 "'검사의 나라'와 '검찰카르텔'이 공직사회를 넘어 민간기업의 영역까지 확대되는 추세가 확인됐다"면서 "검사 등 검찰과 법무부 출신 퇴직공직자들이 민간기업에서 일하다가 공직으로 되돌아오는 '회전문 인사' 사례가 늘어날 경우, 전관의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지면서 공직사회 전반의 윤리 의식을 뿌리째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의 여신상. ⓒ 게티이미지

 
재정적자 내년이 더 걱정이다

- 총선용 감세를 쏟아내면서 건전 재정은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 역대급 세수 펑크와 선거용 감세 여파로 재정 적자가 GDP의 3%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2019년 2.8%에서 2020년 5.8%, 2021년 4.4%, 2022년 5.4%까지 올랐다.
- 당초 기획재정부 목표는 지난해 2.6%, 올해 3.9%, 내년 2.9%인데 지난해 세수 감소가 50조 원을 넘기면서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 올해는 당장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로 8000억 원이 덜 들어온다. 임시투자 세액 공제와 개인종합자산관리(ISA) 세제 지원 등을 더하면 2조 6000억 원이 줄어든다.
- 류덕현(중앙대 교수)은 "건전 재정은 고사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조차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건전 재정은 물건너 갔다. ⓒ 게티이미지

 
[다르게 읽기]

"위험한 일탈"이라는 한국일보

-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가 끌려 나간 강성희(진보당 의원)를 두고 신문마다 관점이 크게 엇갈린다.
- 장인철(한국일보 논설위원)은 강성희를 비난했다. "경호팀으로서는 단호히 대응해야 할 '돌발적 국면'으로 판단할 만했다"는 지적이다. 중도를 표방하는 한국일보 지면에서 유독 튀는 칼럼이다.
- "진보당은 '입법부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통령에 대한 강성희의 심각한 무례와 '위험한 일탈'을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이다."
 

MBC 보도 영상 캡처. ⓒ MBC

 
"정신 바짝 차릴 때"라는 한겨레

- 손원제(한겨레 논설위원)는 "사실 왜곡에 가깝다"면서 "경호 위해로 볼 만한 물리력 행사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 "그나마 여소야대인 지금도 이런데, 국회마저 집권 세력에 넘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신 바짝 차릴 때다."
- 전두환(전 대통령)과 장세동(당시 경호실장), 독재자와 아부꾼의 '환장의 조합'이 정권의 몰락을 재촉했다. "윤석열과 김용현(경호처장)도 비슷한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김용현은 윤석열과 같은 고등학교 1년 선배다.

"정치 경호‧뒷북 경호"라는 동아일보

-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경호원들을 자극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경호실의 과잉 경호를 정당화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3~4m 멀어져 있었고 정치적인 주장일 뿐 위해 가능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는 이야기다.
- "대통령이 듣기 불편한 발언을 하는 정치인의 입을 막는 것이 대통령 경호일 수는 없다. 그래서 정치 경호, 심기 경호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위해 가능성이 정말 있었다면 손을 잡았을 때이지, 몇 걸음 지나갔을 때가 아니다. 타이밍 놓친 뒷북 경호라는 말이 된다."

[해법과 대안]

헝가리가 대안이 될 수 있나

- 헝가리처럼 돈 풀어서 출생률을 올리자는 솔깃한 제안이 있었다. 과연 그럴까.
- 신경아(한림대 교수)의 관점은 다르다. 헝가리는 성별 고용률 격차가 10%포인트가 넘는다. 임금 격차도 13%나 된다. 국회의원 여성 비율은 13%로 한국보다 낮다. 성평등 부서를 인구 부서로 바꾸고 출산을 강요했다. 한국과 비슷하지 않나. "여성의 몸을 정치적 수단으로 삼는 파시스트 정권"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 신경아는 "한국의 초저출산은 출산의 행위주체인 여성과 남성이 경쟁과 차별, 불평등한 사회 속에서 느끼는 고통과 그것을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비관이 낳은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청년들의 고용과 삶을 안정시키기 위해 제도와 문화·관행을 바꾸고, 이런 '전복적인 변화'에 대한 장기적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다. 청년들의 삶을 옥죄어왔던 모든 것들을 국가가 앞장서서 갈아엎겠다는 각오다. 한국 사회가 초저출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는 정치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자녀를 낳아 자신과 같은 삶을 한국 사회에서 반복하게 하고 싶을까. ⓒ 게티이미지

 

안 된다고 결론 내리지 말자

- 우루과이도 한국처럼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곳인데 이제는 전기가 남아돌아서 다른 나라에 수출까지 한다.
- 물리학자 출신의 라몬 멘데스 갈라인(우루과이 에너지 장관)은 원자력으로는 답이 안 나온다고 판단했다. 직접 방송에 나가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기후 변화를 믿거나 말거나 상관없지만 대체 에너지가 화석 연료보다 경제성이 크다는 건 분명하다. 실제로 수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면서 국민들을 설득했고 7년 만에 국가 전력의 98%를 대체 에너지로 바꿨다.
- 물론 땅이 넓고 풍력과 수력 발전에 맞는 지리적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모델이었고 한국과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 장하석(케임브리지대 교수)은 "우루과이의 에너지 혁명은 과학적 태도가 낳은 성공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된다는 패배주의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어떻게 하면 될 수 있을까 하는 창의적인 사고"와 "편협과 독단을 배제하고 유연한 사고력을 발휘하여 해결책을 찾는 진취적 기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풍력 발전 ⓒ CC0

 
염화칼슘 너무 많이 뿌린다

- 지난해 겨울(2022년 말~2023년 초)에 서울에서만 4만 4470톤의 제설제를 뿌렸는데 염화칼슘이 37%, 소금이 43%, 나머지가 친환경 제설제였다. 제설제 시장 규모가 연간 4200억 원에 이른다.
- "그게 거의 전부 수입품이어도, 가격이 계속 폭등해도, 어차피 국민의 세금으로 살 것이기에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걱정할 바는 아니다. 또한 그것의 폐해는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도시와 지구를 죽일 것이기에 지금 당장 그들이 모든 독박을 쓰지 않아도 된다."
- 전상인(서울대 교수)에 따르면 제설제는 토양의 염분을 높여 도로 부식이나 포트홀, 차량 훼손의 원인이 된다. 가로수의 생장이나 반려동물의 산책에도 안 좋지만 장기적으로 지구를 더 짜게 만드는 생태계 교란의 주범이다.
- 미국에서는 동부에서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졌을 때 스노셜리즘(snow+socialism)이란 말이 유행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공동체의 결속이 강화됐다는 말이다. 한국은? 화학무기를 동원한 관 주도의 전쟁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다.
 

염화칼슘 보관함. ⓒ 사진은 박단비, 서울시 제공.

 
투명 방음벽에 스티커만 붙여도 물까치 살린다

- 전남 나주시 노안남초등학교 학생들이 방음벽에 부딪혀 죽는 새들을 조사했더니 228m 방음벽에서 한 달에 28마리나 죽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학생들이 '물까치 구조대'를 만들어서 투명 방음벽에 스티커를 붙였더니 2~3마리 수준으로 줄었다(특히 물까치가 많이 죽었다고 한다).
- 학생들이 조례 초안을 만들고 시의원이 발의해서 "시장이 공공 기관이 설치‧관리하는 건축물이나 방음벽에 야생조류 충돌 예방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물까치 구조대 ⓒ 노암남초등학교 제공.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없이 간다

- 2021년 시행된 법인데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 유예가 끝나고 확대 적용된다. 국민의힘에서 2년만 더 유예하자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민주당은 "정부의 공식 사과도 없는데 어떻게 협상을 하느냐"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가 조선일보에 "민주당은 처음부터 협상에 나설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 법이 시행되면 직원 20~49명의 중소기업도 안전보건 관리 담당자를 1명 이상 둬야 한다.
 

2018년 12월 한국서부발전 사업장인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한국발전기술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고(故)김용균(1994년~2018년, 향년 24세). 김용균의 죽음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됐다. 하지만 채 2년이 되지 않아 같은 사업장에서 하청업체 운전기사가 2톤 무게의 스크루에 깔려 사망했다. 그리고 2022년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이 시행됐다. ⓒ 정부

 
저출산 예산, 정말 괜찮은 투자다

- 야마구치 신타로(일본 도쿄대 교수)의 말이다. 한국 정부가 저출산 예산으로 15년 동안 280조 원을 썼다는데 결코 큰 금액이 아니라고 조언했다. 한국의 가족 지원 예산은 2020년 기준으로 GDP 대비 1.5%다. 스웨덴은 3.4%다. 현금 지급만 따지면 한국은 0.5%, OECD 평균은 1.1%다.
- 한국의 저출산 예산의 48%가 주거 지원에 투입됐다는 사실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집이 없어 아이를 못 키우는 것도 사실이지만 직접적인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 아이를 경험해 본 적 없는 청년들에게 육아 체험의 기회를 주는 것도 해법이 된다. 실제로 일본에는 학생들을 육아 도우미로 활용하는 NGO도 있다.

화순군 인구가 21명 늘었다

- 고작 21명이지만 희망의 숫자다. 인구 감소 추세가 바닥을 쳤다고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체 인구가 6만 1331명이다.
- 화순군은 지난해 월세 1만 원 아파트 100채를 공급했다.
- 34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만 원 아파트에 입주한 송한솔은 서울에서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70만 원짜리 방에 살았다. 광주에서 일자리를 얻었지만 역시 주거비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월세 1만 원 아파트에 살면서 30분 거리 광주로 출퇴근한다. 서울신문은 "어떻게든 일자리와 주거를 매칭해야 소멸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고 지적했다.
 

화순군의 ‘청년 및 신혼부부 만원 임대주택’ ⓒ 사진 제공 화순군.

 
[오늘의 TMI]

"일산 킨텍스냐", 유난히 냉소적이었던 올해 CES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해마다 1월 초에 열리는 CES(소비자가전쇼).
- 올해 참가 기업은 미국 1148개, 중국 1103개에 이어 한국이 772개로 3위다. 스타트업이 모인 유레카 파크는 전시장의 절반 정도를 한국 기업과 한국 관람객이 채웠다.
- 류중희(퓨처플레이 대표)는 "프랑스와 일본이 국가 브랜드를 갖고 자국 스타트업들을 추려 모은 것과 달리 한국은 지방정부와 기관 이름을 앞세운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 CES에 FOMO(Fearing Of Missing Out) 현상까지 생겼다는 말도 나온다. '인싸'들이 모이는 자리에 빠지면 안 된다는 심리다. 김진환(가천대 교수)은 "CES 혁신상을 성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케팅 수단에 현혹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창업 생태계가 민간과 시장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 이상은(한국경제신문 차장)의 생각은 다르다. "경험의 가치를 너무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CES 돈 벌어주는 게 무서워서 한국에서 행사를 여는 데 만족한다면 사티아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 CEO)가 한국 오디오 기술 스타트업 가우디오랩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은 기회가 생길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CES 홈페이지 캡처. ⓒ CES

 
3시 30분 첫차는 자율주행으로

- 서울 상계동에서 논현동까지 운행하는 8146번 버스가 첫차 출발 시각을 15분 앞당겼다. 한덕수(국무총리)가 새벽 만원 버스 체험을 했을 때 승객들 요구를 반영했다고 한다.
- 강남에서 일하는 미화원이나 경비원 등이 많이 탄다. 다른 시내버스 첫차를 운전하는 기사들도 이 버스를 탄다.
- 서울시는 도봉산역에서 온수역까지 운행하는 160번 노선에 자율주행 버스를 투입하고 첫차 출발 시각을 새벽 3시 30분으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이른 새벽에 버스 기사를 구하기 어려워 AI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시범 운행을 거쳐 올해 연말 도입된다.
 

서울자율주행버스 ⓒ 서울시 제공.

 
정상 체중인데도 살 빼겠다는 여성 54%

- 19~29세 여성 가운데 저체중은 15%, 정상 체중은 56%다. 이 가운데 체중 감량을 시도한 비율이 각각 16%와 54%나 됐다. "연령이 낮을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마른 몸에 집착하는 정도가 심하다"는 게 경향신문의 분석이다.
- 여성민우회가 드라마 55편의 출연자를 분석한 결과 비만인 사람 비율이 3%가 안 됐다. 실제로는 19~29세 남성과 여성의 비만 비율이 각각 40%와 18%에 이른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섭식장애 환자를 155만 명으로 추산한다.
- 몸 다양성 활동가 김지양이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사람 하나하나의 몸을 잘못 채점된 시험지라고, 오답이라고 여기며 살아요. 근데 사람이 시험지는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더 많은 몸에 대해서 얘기해야 해요. 이 몸도, 저 몸도 다 정답이라고요."
 

19-29세 체중 분포. ⓒ 질병관리청, 슬로우뉴스(이정환)

 
중고생이 가장 신뢰하는 직업 1위는 교사

- 교권이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한탄이 나오지만 여전히 학생들 신뢰도는 높았다. 한국교육개발원 조사 결과다.
- 교사가 87%로 1위, 검찰과 경찰이 61%, 판사가 56%, 언론인은 38%였다. 정치인은 23%에 그쳤다.
 

교사에 대한 중고생 신뢰도가 가장 높게 조사됐다. ⓒ 게티이미지

 
은행 점포 4년 동안 16% 줄었다

- KB국민은행의 경우 자동화 기기를 34% 줄였다.
- 지역에서는 "은행 한 번 가려면 1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나온다. 김대종(세종대 교수)은 "은행의 공공재적 성격을 고려할 때 금융 소외층을 위한 온라인과 모바일 금융 교육을 병행해야 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세종시에는 왜 의사가 부족할까

- 2020년 충남대병원 분원이 문을 열기 전까지 세종시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없었다.
- 조귀동('전라디언의 굴레' 저자)은 세종시에 2년 살아보고 대통령실이나 국회가 옮겨오기 어렵겠다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병원이 없는 곳에 높으신 분들이 옮겨오실 리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 조귀동은 "어떤 정책을 펴느냐 못지않게 정책을 펴는 사람이 어떤 평가를 받는가가 중요하다"면서 이재명의 부산대병원 패싱 논란의 "진짜 문제는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경제적, 사회적 격차에 대한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이야기다.
 

세종시엔 왜 의사가 부족할까. ⓒ 게티이미지

 
주창 저널리즘이 만드는 달콤한 트래픽

- '따옴표 저널리즘'은 "아무개가 뭐라고 말했다"고 전달하는 것이다. 뭐라고 말한 것 자체는 사실이겠지만 그 '뭐라고'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따지지 않는다.
- 이런 '형식적 객관주의'에 대한 반발에서 '신념형 주관주의'가 나왔다. '양시양비론'과 '기계적 중립'을 넘어 아예 기자들이 "나는 뭐라고 생각한다"고 외치기 시작했다.
- 강형철(숙명여대 교수)은 이런 관행의 원인을 불성실성에서 찾는다. 사실을 차곡차곡 모아 진실에 접근하기보다는 주관적으로 단정하고 시원하게 내지르는 게 독자들을 끌어모으기 좋기 때문이다.
- "언론인은 배우가 아니다. (중략) 공정성 수호를 위해 희생해 온 그리고 지금도 일상의 보도 현장에서 진실 추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많은 동료 언론인의 노력을 도매금으로 편파로 몰리게 하는 일이다."

이게 그리 어려운 건가

- 김건희 명품 가방 논란에 가장 강경한 논조를 보이는 신문이 동아일보다.
- 정용관(동아일보 논설실장)은 "최고 권력자 부부의 공적 처신과 책무가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영부인의 사적 행동이 촉발한 사건에 공적 역량이 얼마나 헛되이 소진되느냐의 문제"라는 이야기다.
- 교통 정리도 명확하게 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닦아 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함정 몰카에 정치 공작이라 억울할 수 있지만 국민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는 그게 아니다.
- 뒤늦게 다시 거론되는 김정숙(문재인 부인) 타지마할 논란은 이 사건을 덮을 수 없다.
- 제2부속실은 안 하는 것보다 낫겠지만 격화소양(隔靴搔痒, 신발 신고 발을 긁는 것)이다.
- 사과해도 계속 물고 늘어질 거라고? 정용관은 그래도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강조했다. "억울한 점이 있다 해도 자기 주변엔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모습, 국민은 그런 '의연한 태도'를 기대하고 있는데… 그리 어려운 건가."
 

문제는 김건희. ⓒ 서울의소리 캡처.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 성경의 말이지만 최태현(서울대 교수)은 "우는 자들과 함께 울 수 있는 더 많은 정치인의 출현"이 선거제 개편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본다.
- "중요한 것은 대표되어야 할 이들이 대표되는 것이다. 정략보다는 정책으로 말하고, 주류보다는 비주류의 자리가 익숙하며, 능수능란함보다는 깨어질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이 지역적 관점보다는 광역적 관점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이 여의도에, 언론에 그리고 대한민국의 법전에 좀 더 기록되어야 한다."

한동훈을 얼마나 알고 있나

- 갤럽 조사에서 장래 지도자 선호도로 이재명과 한동훈이 23%와 22%로 오차 범위 안에 접전을 벌이고 있다. 1월 둘째 주 조사 결과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연령대를 나눠서 보면 한동훈은 60대와 70대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30대와 40대에서는 이재명의 절반 수준이다.
- 신진욱(중앙대 교수)은 한동훈 효과가 크지 않은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했다.
- 첫째, 이중성이다. 이재명 수사는 정치와 무관한 법 집행인데 김건희 수사는 정치적 악용이라고 말한다.
- 둘째, 편협성이다. 증오 정치를 극복하자고 말하면서 이재명과 지지자들에게 적개심과 경멸을 숨기지 못한다.
- 셋째, 피상성이다. 민주적 철학과 사회 현실에 대한 진지한 이해가 보이지 않는다. 정치 혐오 검사와 포퓰리스트 정치인을 합친 모습이다.
- "'동료 시민'을 부르지만 공화국 시민의 평등과 연대를 향한 신념은 없고 '법치'를 외치지만 법을 무기로 한 인치에 대한 분노가 없다. '세대교체'를 호소하면서도 자기 세대의 결정적 생애 경험이 서태지가 아니라 IMF라는 걸 모른다. 언변의 영리함에 대조되는 정신적 얕음은 민주 사회의 정치 지도자로서 위험한 것이다."
 

대통령 선호도 여론조사 ⓒ 캘럽, 슬로우뉴스(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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