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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EPA=연합뉴스) 9월 1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거리에 고(故) 마흐사 아미니(향년 22세) 씨가 경찰에 구금됐다가 의문사한 사건을 보도하는 일간지가 놓여있다
 (테헤란 EPA=연합뉴스) 9월 1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거리에 고(故) 마흐사 아미니(향년 22세) 씨가 경찰에 구금됐다가 의문사한 사건을 보도하는 일간지가 놓여있다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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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넘게 이어진 반정부 시위와 국제사회의 비판에 몰린 이란 정부가 한발 물러설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이란 반관영 매체 ISNA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각) 모하마드 자파르 몬타제리 이란 검찰총장은 한 종교 회의에 참석해 "지도 순찰대는 사법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며 지도 순찰대 폐지를 알렸다.

다만 몬타제리 총장은 "히잡(이슬람 여성이 머리와 목 등을 가리기 위해서 쓰는 전통 의상)을 포함한 복장 규정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 사회 차원에서 계속 감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정부 시위 두 달째... 이란 정부, 결국 물러서나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수도 테헤란 도심에서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의문사를 당한 사건을 계기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 집계에 따르면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지난 2일 기준 미성년자 64명을 포함해 469명의 시위 참가자가 사망했고, 1만8천 여명이 구금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른바 '도덕 경찰'로 불리는 지도 순찰대를 만들어 이슬람 규율에 따라 여성의 복장을 검사 및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강경 진압에도 불구하고 반정부 시위가 누그러지지 않고, 인명 피해가 계속되자 정부 고위층에서 히잡 관련 규정을 완화하려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몬타제리 검찰총장은 지난 2일 히잡 관련 규정을 바꿀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회와 사법부가 논의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15일 내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논의하고 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보수 이슬람' 대통령도 "유연한 방법 있어"... 민심 달랠지는 불확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3일 TV 방송에 출연해 "이란의 공화주의 및 이슬람주의 토대는 헌법에 분명히 나와있다"라면서도 "헌법을 유연하게 구현하는 방법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슬람 신학자 출신인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여성의 복장을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며 '히잡과 순결 칙령'(Hijab and Chastity Decree)을 선포하며 처벌을 대폭 강화한 바 있다. 

AP통신은 "도덕 경찰 폐지는 이란 정부의 양보로 해석될 것"이라면서도 "시위를 중단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한 이란 여성은 영국 BBC 방송에 "히잡이 개인의 선택이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라며 "히잡 반대 시위는 혁명의 시작이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직 독재자의 죽음과 정권 교체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이란 , #히잡 , #이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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