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의 공격수 18번 이스마일라 사르(오른쪽)가 2022년 11월 29일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A조 에콰도르와 세네갈의 경기에서 팀의 첫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세네갈의 공격수 18번 이스마일라 사르(오른쪽)가 2022년 11월 29일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A조 에콰도르와 세네갈의 경기에서 팀의 첫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20년간 이어져 오던 남미 징크스를 완벽히 털어냈다. 그리고 그 결실은 2002년에 이어 두 번째 16강 진출이었다.  

세네갈이 30일 새벽(한국시각)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A조 조별리그 최종전 에콰도르와의 경기에서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2승 1패를 기록한 세네갈은 네덜란드(2승 1무)에 이어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세트피스에 당한 세네갈, 세트피스로 응수하다  

반드시 이겨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세네갈은 전반 2분 이드리사 게예의 슈팅을 시작으로 불라예 디아, 이스마일라 사르 등이 연이어 슈팅기회를 만드는 등 전반전에만 무려 10번의 슈팅을 시도한다.  

그리고 이런 노력은 전반 42분 결실을 맺는다. 이스마일라 사르가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다 에콰도르 수비수 피에로 인카피에에게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사르는 침착하게 골문 구석으로 낮게 깔아 찬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전반전을 1대 0 리드로 마쳤다. 사르의 슈팅은 이날 세네갈의 첫 번째 유효슈팅이었다.  

이러자 상황이 급박해진 에콰도르의 구스타보 알파로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호세 시푸엔테스와 제레미 사르미엔토를 투입하면서 공격을 강화한다. 세네갈도 상대의 파울을 유도하는 지능적인 수비를 통해 경기 흐름을 자신들 쪽으로 유리하게 이끌어나갔다.  

하지만 세네갈은 순간적으로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위기를 맞는다. 후반 23분 코너킥 상황에서 에콰도르 곤잘로 플라타가 올려준 볼을 펠릭스 토레스가 헤더로 패스했고 이것을 모이세스 카이세도가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동점을 만든 것.  

그러나 세네갈은 2분 뒤 세트피스로 응수하면서 역전에 성공한다. 프리킥 기회에서 이드리사 게예가 올려준 볼이 수비 맞고 흐르자 뒤에 위치하고 있던 칼리두 쿨리발리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면서 경기를 역전시킨다.  

다시 경기흐름을 가져온 세네갈은 후반 29분 파피스 시세를 빼고 남팔리스 멘디를 투입해 중원의 수비를 더욱 강화한다. 이와 함께 수비 시엔 5백을 형성하는 가운데 미드필더 3명까지 수비에 가담하는 전술을 펼치며 굳히기에 들어간다.  

그렇다고 수비에만 치중한 것은 아니었다. 후방에서 전반으로 길게 연결하는 다이렉트하고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공격을 통해 후반 37분 불라예 디아의 위협적인 슈팅이 나온 데 이어 43분 파페 게예의 슈팅은 에콰도르 가린데스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등 오히려 에콰도르보다 위협적인 공격을 펼친다.  

반면 에콰도르는 역전을 허용한 이후 볼 점유하는 시간을 늘려가며 동점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결실은 없었다. 수비에 많은 숫자를 동원한 세네갈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경기 템포가 자주 끊기는 문제점을 노출했고 이로 인해 플레이가 조급해지면서 마무리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잘 싸웠음에도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한 에콰도르는 끝내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본다.  

세네갈, 4년 전 악몽 딛고 16강 진출  
 
세네갈을 16강으로 진출시키는 골 넣은 쿨리발리 29일(현지시간)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세네갈 대 에콰도르 경기 후반 25분에 세네갈의 칼리두 쿨리발리(31·첼시)가 결승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세네갈은 이날 에콰도르를 2-1로 제압하고 조 2위로 16강에 진출, 오는 4일 잉글랜드를 상대로 8강 진출권을 두고 경기한다.

▲ 세네갈을 16강으로 진출시키는 골 넣은 쿨리발리 29일(현지시간)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세네갈 대 에콰도르 경기 후반 25분에 세네갈의 칼리두 쿨리발리(31·첼시)가 결승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세네갈은 이날 에콰도르를 2-1로 제압하고 조 2위로 16강에 진출, 오는 4일 잉글랜드를 상대로 8강 진출권을 두고 경기한다. ⓒ AFP=연합뉴스

 
지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른 세네갈은 올해 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에 이어 탄탄한 선수층을 바탕으로 꾸준히 전력을 상승시키면서 이번 대회에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본선 1주일을 앞두고 에이스 사디오 마네가 무릎부상으로 낙마하는 대형 악재가 발생한다. 이는 결국 본선에서 그대로 드러나는데 공격의 파괴력이 감소하는 문제를 노출한 세네갈은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를 0대 2로 패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펼친다.  

다행히 카타르를 3대 1로 물리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에콰도르가 네덜란드와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쳐 안심하기엔 이르렀다. 특히 세네갈은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서 남미팀을 상대로 1무 1패로 약했다는 점 역시 걸림돌이었다.  

이런 위기의 순간에서 세네갈의 저력이 빛났다. 페널티킥을 포함해 단 두 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의 효율성은 다소 떨어졌지만 이것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엄청난 집중력을 선보인다. 여기에 쿨리발리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의 노련미는 젊은 선수들이 중심이 된 에콰도르의 공격을 무력화 시키면서 16강 진출의 결실을 맺게 된다.  

에콰도르전 승리는 16강 진출뿐만 아니라 4년 전의 아픔을 지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세네갈은 폴란드, 일본과 치른 1, 2차전을 1승 1무로 마무리하면서 콜롬비아와의 최종전을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하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30분 예리 미나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0대 1로 패한 세네갈은 폴란드에 0대 1로 패한 일본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 상대전적 모두 동률을 이뤘으나 이 대회 때 신설된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밀려 억울하게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만다.  

그리고 4년이 흘러 공교롭게 같은 남미 국가인 에콰도르를 상대로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 세네갈은 후반 23분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그때의 기억을 재현하는 듯 보였지만 4년 전보다 더 완숙해진 세네갈의 선수들은 2분 만에 역전골을 만들어낸 뒤 노련한 경기운영을 펼치며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었다.  

이 승리를 통해 세네갈은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이어져왔던 남미 징크스도 극복해냈다. 이 전까지 1무 1패를 기록하는 등 남미에 약한 모습을 보였었는데 에콰도르전을 통해 이를 완벽하게 털어낸 세네갈에게 돌아온 것은 2002년 이후 20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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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세네갈 에콰도르 쿨리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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