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초대 사령탑 김형실 감독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초대 사령탑 김형실 감독 ⓒ KOVO

 
여자 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의 창단 사령탑 김형실(71) 감독이 전격 사퇴한다.

페퍼저축은행 구단은 29일 "김 감독이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면서 "구단은 심사숙고 끝에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끌고 '4강 신화'를 이뤘던 김 감독은 지난해 광주를 연고지로 창단한 페퍼저축은행의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백전노장' 사령탑도 어쩔 수 없던 신생 구단의 한계 

주로 다른 팀에서 뛰던 비주전과 신인을 위주로 구성한 얇은 선수층 탓에 부진을 거듭하며 3승 28패로 최하위인 7위에 그쳤으나, 여러 차례 강팀들을 괴롭히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배구팬들도 승패를 떠나 페퍼저축은행의 끈질긴 승부욕와 투지에 박수를 보냈다.

자신감을 얻은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전력 보강에도 열을 올렸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뛰어들어 세터 이고은을 3년 총액 9억 9000만 원에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는 미국 국가대표 출신 니아 리드를 영입했다.

또한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순위 지명권을 들고 몽골 출신의 국내 최장신 미들블로커 염어르헝(195cm)을 지명하며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여전히 순위 경쟁을 펼치기에는 부족한 전력이었고, 주전 선수들의 부상도 잇따랐다. 아웃사이드 히터 지민경이 무릎 부상을 당했고, 미들블로커 하혜진과 염어르헝도 각각 어깨와 무릎을 다쳐 '시즌 아웃'됐다.

'막내의 패기' 사라진 페퍼저축은행... 분위기 반전할까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선수단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선수단 ⓒ KOVO

 
사령탑으로서 경험이 풍부한 김 감독도 별다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고,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10경기를 현재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면서 승점 1점만 얻었다. 경기 내용면에서도 무기력한 패배가 계속되자 '막내 구단의 패기'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여기에 페퍼저축은행이 전력 보강을 위해 학교 폭력으로 퇴출당한 이재영(전 흥국생명) 영입을 타진한 것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기도 했다.

이제 2라운드가 시작된 초반이지만, 지난 시즌보다 부진한 활약을 보인 김 감독은 페퍼저축은행과의 계약 기간인 3년의 반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하면서 신생 구단의 냉정한 현실을 절감했다. 

김 감독이 떠난 페퍼저축은행은 당분간 이경수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선수단을 이끌기로 했으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차기 사령탑을 물색한다는 방침이다. 이성희 수석 코치는 직함을 유지하기로 했다. 

출구 없는 부진 끝에 초대 감독의 사퇴라는 초강수를 던진 페퍼저축은행이 과연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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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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