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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는 모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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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1일,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 협상에 복귀한다면 북미 관계 정상화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담대한 구상'의 정치·군사 분야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에 직접 제안한 '담대한 구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국 정부의 경제‧정치‧군사적 상응조치를 단계적으로 동시 이행함으로써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만든다는 구상이지만,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 등 정치·군사 분야 조치가 발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통일부가 이날 발간한 '윤석열 정부의 통일·대북 정책'을 담은 설명자료 <비핵 평화 번영의 한반도>에 따르면, 정부는 '담대한 구상'을 '비핵화와 남북 신뢰구축의 선순환'을 이행하는 방안으로 규정하고 ▲초기 조치 ▲실질적 비핵화 ▲완전한 비핵화 등의 북한의 비핵화 단계에 따른 중점 추진과제를 소개했다.

먼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복귀한다면 초기 조치로 '한반도 자원·식량 교환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보건·의료, 식수·위생, 산림, 농업 등 민생협력사업을 시범 추진한 후 비핵화 단계에 따라 사업을 확대한다. 이를 토대로 비핵화 정의·목표를 설정하고 로드맵이 마련되면 비핵화 진전에 따라 경제. 정치·군사 분야 포괄적 조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담대한 구상' 담은 설명자료 보니... '비핵화 협상 복귀' 전제로 초기 조치 시행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지난 9월 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대북제의를 발표하는 모습.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지난 9월 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대북제의를 발표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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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실질적 비핵화 단계에서는 경제협력과 정치·군사적 조치가 동시에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가칭 남북공동경제발전위원회를 설치해 ▲발전·송배전 인프라 지원 ▲항만·공항 현대화 프로젝트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프로그램 ▲병원과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투자 및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 5대 사업을 추진한다. 정치·군사적 분야에서는 미북관계 개선, 평화체제 구축 논의,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가 시행된다.

세 번째 완전한 비핵화 단계에서는 경제분야에서 전면적 투자 교역 확대를 통한 남북경제협력 본격화, 남북공동경제발전계획 본격 이행 등이 추진된다.

정치·군사적 지원은 포괄적 합의 이후 실질적 비핵화 단계에서 북·미 관계 정상화를 지원하며, 평화체제 구축 논의,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를 추진한다. 이후 완전한 비핵화로 넘어가면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며 평화협정 체결, 군비통제 본격화가 전개될 계획이다

다만 통일부는 정치·군사적 지원 조치를 큰 틀에서만 소개하면서, 관련한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이런 정치·군사 분야 조치들은 남북한 외에 미국 등 당사국들이 관련돼 있기 때문에, 구체적 방법론은 상호 입장차를 조율해가며 추진할 것"이라며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상세한 내용을 확정해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핵화) 협상이 시작되면 당사국 간 협의를 통해 보다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통일부는 윤석열 정부 통일․대북정책의 3대 주진 원칙으로 ▲일체의 무력도발 불용 ▲호혜적 남북관계 발전 ▲평화적 통일기반 구축을 제시했다.

특히 통일부는 "윤석열 정부는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에 적대 의사를 갖고 있지도 않은 만큼 북한의 핵위협이나 무력도발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또 "남북 간 모든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7차 핵실험을 앞두고 있는 북한이 정부의 대북정책에 호응해 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지난 8월 18일 발표한 담화에서 "'담대한 구상'으로도 안 된다고 앞으로 또 무슨 요란한 구상을 해가지고 문을 두드리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면서 "우리와 일체 상대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한 우리의 권언을 순간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밝혔었다.
 
지난 8월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지난 8월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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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담대한 구상, #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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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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