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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해 감사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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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감사는 시작조차 못했다. 여야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대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위원 배석 문제 등을 놓고 의사진행발언만 주고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등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감사 진행 과정에서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절차 미흡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감사위원에게 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 조사 시도에 따른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여야는 이날 최재해 감사원장의 업무보고 전 의사진행발언 진행 여부를 두고 대립하다가 9분 만에 파행을 빚는 등 단단히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이후 여야 간사 간 협의를 거쳐서 감사가 속개됐지만, 여야 간사는 각각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어제(10일) 감사위원 전원 출석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감사원장과 6인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우리는 감사위원회 회의록조차 제출받지 못했다"라면서 "감사위원들이 헌법상 명시된 활동을 정확히 하는지에 대해 성찰하고 고찰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감사위원 개인은 감사원의 대내외 의사결정을 못하는 합의제 기구 구성원이라서 감사위 회의 때 개인의 양심과 식견에 따라 독립적 지위에서 감사결과를 판단할 뿐"이라며 "만약 국정감사장에서 감사위원에 대해 의결과정을 질의할 경우 감사위원의 자유로운 의견개진이 위축되고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대한 신뢰도도 심각하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감사위원 개인에 대한 질의응답은 전례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그러한 과거 사례를 찾은 야당 의원들에 의해 곧장 반박됐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감사위원들의 (국감) 배석을 저도 지지한다"라면서 "2016년 국감 때 감사위원들이 질의를 받았고, 1차 질의 때까지 다 배석했다가 그후 이석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도 "2019년 10월 여상규 당시 법사위원장이 감사위원에게 질의한 기회를 부여한 적 있고, 2016년 10월 권성동 당시 법사위원장도 감사위원에게 질의할 사안이 있는지 법사위원들에게 확인한 내용이 국회 속기록에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하고픈 얘기 위해 배석 요구" vs. "회의록도 제출 않으니 배석 요구"
 
최재해 감사원장(왼쪽)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병호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최재해 감사원장(왼쪽)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병호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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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감사위원 배석 요구는 정치적 의도가 있어서 수용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시도했던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감사원 감사가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기 위한 요구라는 얘기였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 조사도 감사위원회 의결 없이 이뤄졌다. 이런 사례가 너무나 많다"라며 "민주당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하기 위해서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할 감사원을 이용하려는 데 대해 국민의힘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감사위 회의록을 내놓지 않아서 감사위원 배석을 요구한 건 당연한 귀결"이라며 "(여당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을 많이 말하시는데 해경이 1년 9개월 만에 새로운 증거 없이 입장을 뒤집은 사건이다. 어떤 과정을 통해서 어떤 보이지 않은 힘이 작용했기에 기관의 입장이 이렇게 뒤집혔는지 그게 감사 대상이라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감사위원 중 일부는 오히려 민주당 편향적 인물'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여기 감사위원 중 한 분은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을 하다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갔고, 감사원 제2사무차장을 하다가 지금 감사위원을 하고 있다"면서 이남구 감사위원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이분이 과연 이 자리에서 민주당의 질의에 대해 정치적으로 중립적·객관적 답변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감사위원 배석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유병호 "대통령실 문자 논란 송구, 하지만 정상적 소통이었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마친 뒤 마스크를 쓰고 있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마친 뒤 마스크를 쓰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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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해 감사원장은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 이후 부여된 발언 기회를 통해 감사위원들의 배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저희들의 일관된 입장은 감사위원들이 (감사위 회의 때) 자유로운 소신 발언을 하기 위해서라도 국감장에서 본인이 처리한 내용에 대해 질의응답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몇몇 과거 사례가 있었던 건 기억하지만 특정사안에 대한 일부 사실관계를 묻는 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감사의 절차상 하자를 말하시는데, 감사개시권한은 감사위원회의 의결사항이 아니라 감사원장한테 있다. 저희들은 이렇게 해석하고 줄곧 그렇게 운영해왔다"라며 "감사원 사무처는 감사원장의 지휘감독을 받아 감사를 하도록 감사원법에 명시돼 있다. (감사원 사무처가) 감사위원회의 지휘감독을 받도록 돼 있진 않다"고 강조했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도 "개별 감사에 대해 위원회 의결을 안 거쳤다는 것(언론보도)에 대해서는 감사원 규정과 역사, 관행에 비춰서 허위사실"이라며 "그래서 감사위원들이 이 회의에 배석하는 것은 어떤 점에서는 부적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앞서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 자신이 주고받았던 문자,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이른바 '대통령실 문자직보 논란'에 대해서 "제 문자에 대해 논란거리를 제공해드려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관련 기사 : "해명자료 나간다"... 감사원 사무총장, 대통령실에 문자 보고 http://omn.kr/210wk ).

그러나 유 사무총장은 "(이관섭 수석과의) 그 소통은 정상적인 것"이라며 "전날 언론보도가 허위사실이라는 내용이다. '오늘 또'라는 표현은 그 보도가 연이틀 이어져서 그런 표현을 썼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야는 오후 2시 감사 속개 전까지 감사위원 배석 여부 등에 대한 여야 간 간사 협의를 다시 거치기로 했다.

태그:#국정감사, #감사원, #유병호, #서해공무원피살사건,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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