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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 당한 수리부엉이의 모습
 로드킬 당한 수리부엉이의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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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금강변 도로에서 평소 보기도 힘든 수리부엉이를 만났다. 야행성인 수리부엉이 차량의 빛에 반응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먹이를 잡거나 귀가를 위해 야간비행을 하다 생긴 사고의 현장은 처참하다.

현장에 다니다 보면 어렵지 않게 길에서 죽은 생명들을 마주할 수 있다. 필자뿐 아니라 운전자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생명들의 죽음이다. 이 중에는 멸종위기종도 많고, 조류, 포유류, 양서파충류 등으로 다양하다.  

국립생태원이나 한국도로공사에 일부 통계가 있다. 2020년에는 15107건의 사고가 있었고 가장 많이 죽은 종은 고라니다. 포유류의 로드킬은 낮에 비해 밤에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포유류는 대부분 야행성이다. 대부분 차량 불빛으로 눈에 갑작스럽게 들어온 빛에 반응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다. 생태적으로 만나면 경직되는 습성 때문에 사고가 나기도 한다.

꿩은 덤불 사이를 낮게 비행하는 특성 때문에, 직박구리나 까치는 도로 위의 쓰레기가 버려지면서 생긴 벌레들을 잡기 위해 날아들어 사고가 발생한다. 다양한 생태적 특성으로 인해 많은 로드킬이 생기는 것이다. 

고라니와 너구리는 행동반경이 1km 멸종위기종 삵 3~5km, 담비는 20~60km 도로를 피해 야생에서 생활하기는 어렵다. 생물서식처였던 곳을 길로 갈라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길에서 죽어갈 수밖에 없는 운명은 도로가 만들어지면서 시작된다.

로드킬은 자연이 잘 발달한 외곽도로에서만 발생하지는 않는다. 도심 내에 도로에서도 수시로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로드킬은 동물들의 생명에만 문제 되는 게 아니라 운전자에게도 위협이 되기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운전자들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야생동물 출몰지역에서 더 주의운전하며, 빛을 봐도 반응하지 못하는 동물을 위해 경적을 울려야 한다. 혹시 사고가 발생하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고속도로는 1588-2504로 지방도로나 일반국도의 경우 지역의 야생동물구조센터나, 해당지역번호와 120번으로 신고하고 안내받으면 된다. 야생성 동물의 활동이 활발한 11~3시 사이에는 운전을 지양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전국에 수많은 도로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로드킬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이런 로드킬을 예방하기 위해 많은 지역에서 생태통로를 만들기도 하고 절개하지 않은 채 터널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에도 야생동물들에게 도로는 살아가면서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장소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도로를 건설할 때 야생동물의 이동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만들 필요가 있다. 이동성이 필요한 지역에 적절한 생태통로가 필요하다. 더불어 현재 조성된 지역에 로드킬 지점을 확인하고 이곳에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유인로를 만들고 안내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추석연휴 많은 차량이 이동할 것이다. 이동 기간에 야생동물의 출현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운전을 통해 풍성한 한가위를 보내기를 바란다. 길에서 죽어가는 생명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마련되기를 희망해본다.
   

태그:#로드킬 , #대전, #안전한 귀향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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