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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오후 다음 모바일의 첫 화면. 10분만에 실시간뉴스 5개 중 4개가 바뀌었다.
 지난 29일 오후 다음 모바일의 첫 화면. 10분만에 실시간뉴스 5개 중 4개가 바뀌었다.
ⓒ 다음뉴스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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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지난 8월 25일 모바일 다음(Daum) 뉴스를 기존 알고리즘 편집 대신 언론사들이 전송하는 실시간 뉴스 중심 편집을 채택하면서, 우려와 호평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모바일 다음의 첫 화면인 뉴스탭에는 실시간 뉴스가 올라온다. 이용자가 자체 구독한 언론사 뉴스를 모아보는 'My 뉴스'를 새로 도입한 것과 함께 가장 큰 변화다. 기존 다음 모바일의 첫 화면에는 알고리즘이 편집한 뉴스를 배치했지만, 개편 이후에는 언론사들이 전송하는 실시간 주요 뉴스를 전면에 배치했다. 첫 화면 기사 채택 권한을 각 언론사에게 부여해, 언론 편집권을 강화하겠다는 게 카카오가 밝힌 개편 취지다. 뉴스 편집과 관련해 정치적 편향성 논란도 피해갈 수 있는 개편안이기도 하다.

실시간 뉴스는 카카오와 제휴를 맺은 언론사(CP)들이 전송한 뉴스로 채워진다. 대부분 기사는 언론사들이 출고한 시간 순서에 따라 배치가 이뤄진다. 최신 뉴스는 가장 상단에 배치되고, 또다른 최신 뉴스가 들어오면 하단으로 내려가는 방식이다. 카카오 관계자도 "제휴언론사들이 실시간 뉴스에 보낼 기사를 선택해서 전송하면, 그에 따라 시간 순서대로 배치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제휴 언론사들이 보내는 실시간 기사들이 쉴새없이 전송되면서, 모바일 첫 화면 뉴스의 교체 주기도 빨라졌다. <오마이뉴스>가 지난 29일 다음 모바일 첫화면을 분단위로 모니터링한 결과, 5개의 실시간 주요 뉴스는 대략 10분이 지나면 대부분 교체됐다. 제휴 언론사들이 새롭게 전송하는 뉴스가 많다보니 한 뉴스가 오래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10분 단위로 바뀌는 뉴스 기사들
 

실제로 지난 8월29일 오후 6시 19분 기준, 다음 모바일의 실시간 뉴스는 '이준석 가처분', '기내 난동 40대 구속', '트럭 교통사고', '이재명 민생 협치', '문재인 정부 월성 원전 논란'이었다. 그런데 10분 뒤인 6시 29분 다음 모바일 첫 화면은 '최재형 기소'와 '수도권 호우', '코로나 확진자' 등의 뉴스로 바뀌었다.

알고리즘 편집에서 거의 보이지 않던 보도자료나 홍보성 기사들도 실시간 기사 메인에 배치되기도 했다. 실제로 30일 오후 다음 모바일앱 실시간 뉴스에는 증권사의 리츠 출범이나 건설사의 홍보관 운영, 전자회사들의 프리미엄 TV 출시 등의 기사들이 메인에 올라왔다. 삼성전자가 엑스포 홍보를 위해 야구단을 활용한다는 소식도 상단에 배치됐다. 기업들이 홍보를 목적으로 배포한 보도자료를 별다른 취재 없이 인용한 기사인데, 일반 구독자 입장에서 반드시 필요하거나 유익한 정보라고 보기 힘든 기사들이다. 

기업 동향이나 상품 출시 등 중요도가 낮고 독자들의 관심이 크지 않은 기사라도 언론사가 '실시간뉴스'로 채택해서 전송하면, '포털 메인'에 배치될 수 있다. 카카오는 이번 개편을 하면서 광고성 수신 기사에 대해선 엄격히 제한한다고 회원사 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대기업들을 취재하는 언론사들이 대부분 출입 기업들이 낸 보도자료를 관행적으로 처리하는 만큼, 이런 기업 동향 기사들이 실시간 메인에 오를 여지는 앞으로도 충분하다.

뉴스탭 우측에는 '최신순', '개인화순', '탐독순'에 따라 이용자가 뉴스를 보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개편 후 최초 접속자들에 대해 3가지 배열 방식(최신, 개인화, 탐독) 중 하나를 랜덤으로 적용하고, 마지막으로 본 탭이 최신순이면 다음 접속에도 최신순으로 뜨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즉 '최신순'으로 접속한 독자들은 별도의 구독 설정을 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뉴스에 노출될 빈도가 높아진 것이다. 

"중요도 낮은 단순 스트레이트 기사는 상단 노출 제외해야"
 
다음모바일 실시간 주요 뉴스에 올라온 기업 동향 기사.
 다음모바일 실시간 주요 뉴스에 올라온 기업 동향 기사.
ⓒ 다음 모바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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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들이 포털 첫 화면에 표출될 목적으로 스트레이트 기사만 양산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송경재 상지대 교수는 "기사 배치를 언론사의 실시간 기사로 구성하면서 기존에 주목받지 못했던 단발성 스트레이트 기사들이 포털 상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면서 "중요도나 주목도가 높지 않은 스트레이트 기사들은 포털 상위에서 제외하는 형태의 추가 보완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밝혔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번 모바일 개편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부분도 있다. '뉴스' 탭에서 별도로 신설된 '한땀 한땀 심층 탐사보도' 섹션이다. 이 자리에는 언론사들의 기획 심층 기사와 한국기자협회의 이달의기자상 수상작 등 언론사들의 심층 기획 기사가 나온다. 

기존 알고리즘 편집에서 언론사들의 기획 기사가 노출되지 않았던 상황도 있었던 점을 상기해보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점이다. 송 교수도 "그동안 수천 건의 일반 보도 기사가 쏟아지면서 탐사보도가 묻히는 경우가 있었는데, 심층 보도를 보여주는 별도의 코너가 생긴 것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모바일 개편을 하면서 제휴 언론사나 독자들로부터 피드백들을 받고 있다"면서 "개편을 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우려되거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되는 부분은 검토해서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그:#다음,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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