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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6월 2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6월 2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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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 법무부와 검사 5인이 개정 검찰청법 등에 대하여 권한쟁의심판청구를 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언론 앞에 서서 개정 검찰청법 등이 국회 심의·의결 과정에 하자가 있어 절차적 민주주의를 위반했고, 그 내용도 국민의 기본권 등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이 개정 검찰청법 등의 국회 심의·의결 과정을 주도하면서 보여준 꼼수(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탈당하여 무소속 신분으로 참여)에 대해서 유감이고, 정치적인 비판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정치적 비난가능성과 법적 비난가능성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 또한 밝히고 싶다.

민주당 소속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았는데 탈당했다고 거짓으로 속였다면 절차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탈당과 관련하여 국회법이나 당헌·당규 등 형식적 절차를 준수했다면, 설령 해당 의원의 내심의 의사가 위장탈당이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이유로 개정 검찰청법 등 입법과정에서 법적 비난가능성이 있는 '절차위반'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헌법재판소가 절차위반을 살피면서 형식적 요건을 넘어서 국회의원 개인이 가진 내심의 의사까지 책임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해당 의원의 행위에 대해 정치적 비난은 가능할지라도 법적 비난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해당 의원의 민주당 탈당이 위장탈당이라 하더라도 그 자체에 대해 법의 영역에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따라서 법적 형식요건을 갖춘 탈당에 대해서는 이것이 설령 위장탈당이라 하더라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권한쟁의심판청구를 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법무부의 권한쟁의심판청구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한 법무부장관 주도하에 법무부와 소속 검사 5인이 정치적 비난의 대상이 되는 사안을 법적 비난의 대상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다시 묻는다. 법무부와 검사에게는 입법부인 국회에서 심의·의결하여 확정된 후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공포한 법률에 대해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함으로써 사실상 그 법률의 재의를 요구할 권한이 있는가? 단언컨대 없다고 생각한다. 무슨 근거로? 헌법을 근거로.

우리 헌법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에게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에 대해서 확정 전 거부권행사를 통한 입법부 견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마저도 국회가 재의결하면 그 법률안은 법률로 확정되고 대통령은 그대로 공포해야 할 헌법적 의무가 있다(헌법 제53조 참조).

심지어 대통령의 권한에도 한계가 있는데 '확정되고 대통령이 공포한 법률'에 대해서 대통령의 '명'을 따르는 법무부장관에게 헌법이 재차 사실상 재의요구 권한을 주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장관이 법률안에 이의가 있는 경우라면 헌법이 권한을 부여한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을 통해서 즉, 대통령이 해당 법률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조력하는 수준으로 장관의 역할은 국한된다. 그것이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을 두고 있는 우리 헌법 제53조와 삼권분립을 규정한 헌법의 취지이다.

법무부와 검사들의 위헌적 발상

한 법무부장관처럼 대통령이 공포한 법률에 대해서 장관이 권한쟁의심판청구를 하는 행위는 반헌법적 월권행위라고 생각한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에게도 '법률안'에 대한 재의 요구를 허용하고 있을 뿐인데, '확정되고 공포된 법률'에 대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명을 따라야 하는 일개 장관에게 부여하겠는가?

헌법은 대통령보다 위에 있는 법무부장관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보좌기관에 불과하고 독자적 권한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헌법과 헌재의 결정에 따를 때 법무부장관도 대통령을 보좌할 뿐, 독자적 권한이 없는 국무위원에 불과하다. 당연하게도, 법무부장관은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서는 자리가 아니다.

만약에 '확정·공포된 법률'에 대해서 절차적·내용적 위헌을 이유로 재의를 요구하는 권한을 헌법이 법무부장관에게 부여하고 있다는 생각을 허락한다면,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에게도 법률안 거부권뿐 아니라, 확정되고 스스로 공포한 법률에 대해서도 절차적 하자 또는 내용적 하자를 이유로 권한쟁의심판청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이해하게 되면, 대통령은 ①법률안 거부권을 가지고(헌법 제53조 제2항), 이를 넘어 ②확정되고 대통령 자신이 공포한 법률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된다. 만약 헌법재판소가 ②의 권한을 인정한다면, 입법부인 국회의 법률안 의결권은 유명무실해진다. 그야말로 제왕적 대통령을 넘어서 삼권분립이 무너진 '행정부 일당 독재' 국가가 된다.

한 법무부장관 주도의 권한쟁의심판청구는, 사실상 '제왕적 대통령제'로 비판받아온 우리의 대통령제 운용에 대한 우려를 넘어, 명실공히 '제왕적 법무부장관'의 탄생을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한 법무부장관 주도의 권한쟁의심판청구가 헌법재판소에서 '각하'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위에서 지적한 대로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을 넘어서는 권한을 장관에게 인정하게 된다.

앞으로는 국회가 확정하고 대통령이 공포한 법률이라 하더라도 그 법률과 관련 있는 장관들이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통해서 그 법률에 대해서 재의를 요구하거나 무효화 요구 권한을 갖는 것이다. 입법부인 국회는 그야말로 존재 자체가 부정된다.

이게 말이 되나? 법무부와 검사들의 권한쟁의심판청구는 헌법과 헌법정신에 반하는 위헌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는 법무부의 권한쟁의심판청구를 당연히 '각하'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과 검찰총장 시절에 '헌법정신'을 유달리 강조했다. 한 법무부장관도 헌법과 기본권보장을 강조한다. 헌법정신도 좋고, 국민의 기본권보장도 좋다. 그러나 헌법이 부여하지 않은 권한, 존재하지도 않는 권한을 있는 것처럼 가장하고 헌법과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외치면서 국민과 여론을 더이상 속여서는 안 된다.

한 법무부장관이 헌법과 권한쟁의심판청구를 오해했을 수도 있다. 또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을 믿지 못해 스스로 나섰을 수도 있다. 그러나 법무부와 검사에게는 이번 개정 검찰청법 등과 관련한 권한쟁의심판청구의 당사자적격이 없다. 

권한쟁의심판청구는 '권한의 유무 또는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을 때' 청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법률안 심의·의결권은 누구의 권한인가? 당연히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고유권한이다. 법무부는 법률안 의결권이 없다. 

헌법재판소는 오래전에 판례변경을 통해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간의 권한쟁의심판청구를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권한쟁의심판청구의 당사자적격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게 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이미 권한쟁의심판청구를 한 지금 권한 없는 법무부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지켜보면 될 일이다. 여론을 호도하면서 위험한 정치적 상상력을 키우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헌법 제53조 대통령의 법률안거부권과 국회의 재의결 권한의 취지, 헌법 제40조의 국회의 입법권, 헌법 제87조 제2항 국무위원(장관)의 지위, 그리고 헌법재판소법이 규정한 권한쟁의심판청구 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살펴보았으면 좋겠다. 부디 진짜 '헌법정신'과 마주하고 헌법파괴적 발상을 버리기를 한 법부무장관에게 간절히 바란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남경국헌법학연구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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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국헌법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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