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부모로 잘 사는 법이 궁금했던 저는 자람패밀리(부모의 성장을 돕는 사회적기업)에서 자람지기로 일하며 부모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요즘 부모 다시보기' 시리즈는 '요즘 부모'들을 대표해 '부모나이 11살'인 제가 부모학 전문가 자람패밀리 이성아 대표에게 묻고 들은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기자말]
부모가 되고 가장 무서운 말 중 하나가 '엄마라면'입니다. 저는 아이와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었을 뿐인데, 엄마가 된 순간 엄마라면 해야 하는 것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졌습니다.

아이가 사랑스럽고 내가 이 아이의 엄마라는 게 참 좋은데 엄마라는 틀은 너무 무겁고 갑갑했습니다. 이 틀을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지를 이성아 대표에게 묻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엄마라는 이름이 때론 갑갑합니다.
 엄마라는 이름이 때론 갑갑합니다.
ⓒ Endho, Pixabay

관련사진보기


- 얼마 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아이가 첫 돌이 지나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대요. 그런데 주변에서 "그 어린 아이를 꼭 보내야겠니?", "취직했니?"라고 묻더래요. '아이는 엄마가 직접 돌봐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거죠. 엄마도 내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쉬고, 책을 읽고, 친구를 만나며 충전하는 시간이요. 그런데 그렇게 질문을 받으니 아이에게 못할 짓을 한 것 같고, 이기적인 엄마가 된 것 같더래요. 
"그럴 때 저도 참 아쉬워요. 부모들은 2022년을 살고 있는데 우리 사회가 부모에게 들이대는 잣대는 조선시대인 것 같을 때가 있죠. 사회가 점점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개개인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지만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엄마라면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애정이 샘솟는 게 당연하고, 모유 수유를 해내는 게 당연하고, 엄마 자신보다 아이를 앞세우는 걸 당연시해요. 그렇지 않을 땐 '엄마라는 사람이'라는 손가락질이 따라와요. 그러니 엄마들은 사회에서 말하는 '엄마'라는 틀에 맞추려고 더 애쓰고, 그렇지 못할 때 더 스트레스를 받기 쉽죠."

엄마라는 틀에 갇힌 한 개인의 고유성

- 그 엄마라는 틀이 참 갑갑해요. 어릴 때 '네가 중요하다', '너 답게 살아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거든요. 내 이름 석자로 살아오다가 임신을 한 순간 엄마로 '퉁친' 느낌이랄까요? 제 또래 부모들은 비슷한 감정을 느낄 거예요.
"상담이나 워크숍을 진행하면 제일 먼저 '어떻게 불러드릴까요?'라고 여쭤봐요. 내가 불리고 싶은 닉네임을 정하고 들여다보면 그 안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거든요. 우산, 조이, 오월, 산들, 괜찮아, 올리브... 새로운 닉네임을 정하고 즐거워하기도 하고, 내 이름 그대로를 불러 달라는 분들도 꽤 많아요."

- 왜인지 알 것 같아요. 부모가 되고 내 이름으로 불리는 일이 거의 없거든요. '웅이 엄마', '결이 엄마'로 불리죠. 그러다 보니 웅이 엄마, 결이 엄마만 남고 나는 사라진 것 같을 때가 있어요.
"아연님은 직장에서 뭐라고 불리셨어요?"

- 직급을 부르죠. '김 과장~' 이렇게요.
"그때도 내가 사라진 것 같았어요?"

- 아뇨. 그러고보니 직장에서는 내 이름을 되찾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네요. 웅이 엄마로 불릴 때와 '김 과장'으로 불릴 때. 조금 다르게 느껴져요.
"'OO의 엄마'로 불릴 때 내가 없어진다고 느끼는 건 나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일 거예요. 나의 고유성에 대한 존중 없이 '엄마라면 이 정도는~'으로 퉁칠 때가 대표적이죠."

당신은 무얼 좋아하고 잘하는 부모인가요?
 
부모인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부모인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mohamed_hassan, Pixabay

관련사진보기

 
- 친구들 하고 '우리가 엄마인 것도 맞고, 엄마라는 걸 부정하고 싶지도 않은데 사회에서 'OO의 엄마'로 불리는 건 왜 이렇게 싫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아이들이 '엄마~' 부를 땐 내가 되게 큰 사람인 것 같고 엄마라는 이름이 무척 뿌듯한 반면 사회에서는 엄마라는 이름을 벗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사회에서 'OO의 엄마'로 불릴 때는 한 개인으로서 나에 대한 존중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사회가 부모를 유독 전통적인 잣대로 대하며 고정된 틀을 요구하니까요.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조금씩 바뀌고 있어요. 또 부모인 우리가 나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도 있어요. 우리들 역시 부모에 대해서 알게 모르게 전통적인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나부터 내가 어떤 사람이고, 부모로서 무얼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게 필요해요."

- 전 아이들과 침대에서 뒹굴고 몸놀이하는 게 좋아요. 두 아이는 그 시간을 '장난파워'라고 하는데 11살, 9살인 지금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꼭 '장난파워 하자'고 해요.
"아연님은 '장난파워를 잘 하는' 부모네요. 아이를 바라보면 '오구오구 내 새끼'가 저절로 나오는 부모도, 아이가 먹는 입만 봐도 배가 부르는 부모도, 놀이터에서 최고로 잘 놀아주는 부모도, 아이 친구들 이름을 다 외우는 부모도 각각 다른 모습으로 좋은 부모예요. '좋은 부모'의 모습은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거든요. 나부터 좋은 부모의 다양성을 발견하고 존중해 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나와 배우자부터요."

덧붙이는 글 | 자람패밀리(https://zaramfamily.com/)는 부모인 나와 가족의 행복한 삶에 대해 연구하고, 부모들의 연결과 성장을 돕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이 시리즈는 브런치에 동시 게재합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부모가 되고 새로운 세상을 만났습니다. 좋은 부모, 좋은 어른으로 성장해 좋은 삶을 함께 누리고 싶습니다. 자람패밀리에서 부모를 공부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