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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 공약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야의 치열한 정치적 공방 속에 유권자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약들이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서울과 경기도에 살고 있는 청년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어떤 공약에 주목하고 있을까요? <오마이뉴스>가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지금 당신의 삶에 도움이 될 공약은 무엇인가요?[편집자말]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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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하나] 세입자 임선민씨의 선택 : 청년주택 개편

서울 성북구에 사는 임선민(가명, 30)씨는 지난해 전셋집을 구하면서 진땀을 뺀 경험이 있다. 전세로 나온 집이 많지 않았고 전세가격 등 조건까지 맞추려니 어려움이 많았다. 겨우 성북동에 방 2개짜리 빌라 전세를 구했지만 조만간 다시 전세를 알아봐야 할지도 모른다. 임씨가 머무는 동네가 재개발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이런 임씨가 눈여겨본 공약은 '청년주택 개편' 공약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년주택 전면 개편을 공약했다. 청년주택을 중형평형으로 늘리고 월세가 아닌 장기전세 비율도 확대하는 한편, 스마트홈 등 첨단 주거 인프라를 설치해 주거의 질도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청년주택을 대거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임대료 유형과 평형 등 세부적인 내용들은 없다.

"월세는 주거 부담이 가중된다고 생각해 가급적 전세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이전에도 청년대상 임대주택을 찾아보긴 했었는데 전세는 거의 없고, 대상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개편이 된다면 전세형도 생기고 나도 대상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죠. 10년 뒤 분양을 받는다는 누구나집 공약도 봤는데 솔직히 실현 가능성엔 의문이 있어요."

주거품질 개선에 대해서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새로 이사온 집인데 층간소음이 심하고 자재나 품질도 좋지 않다"면서 "어쩔 수 없이 참고 살지만 주거 품질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닫고 있다"고 했다.

임씨가 꼽은 또 다른 공약도 전월세 이자와 보증료 지원, 1인 가구 이사비 지원 등 주거 관련 공약이다. 현재 대학원에 다니면서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그에겐 유용하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임씨는 이번에 전세를 구하면서 보증금 보증료로만 109만원 정도를 냈다. 임씨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돈이다. 임씨는 "2년마다 한 번씩 보증료를 내야 하는데 제 입장에선 조금 버겁기도 하다"라면서 "전세 대출금 이자도 매달 30만원 정도 나가는데 이자 지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도 집 문제가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답변 둘] 신혼부부 유성아씨의 선택 : 돌봄 조례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유성아(가명, 35)씨는 결혼 2년차 신혼부부다. 지난해 아파트 분양을 받아서 주거 걱정에 대한 부담감은 덜었다는 유씨는 이제 자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여느 신혼부부처럼 아이를 낳으려는 생각이 있지만 여러 걱정이 앞선다.

유씨는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아이를 낳아도 내 경력은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아이를 좋은 환경에서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다"면서 "신혼부부라면 누구나 그런 고민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유씨는 '돌봄 조례' 공약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꼽았다. '돌봄 조례' 공약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내놓은 것으로 아이 돌봄의 가치를 인정하고, 육아 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공약이다.

"지금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 아이를 낳게 되면 맞벌이가 어려워질 수도 있잖아요. 돌봄 조례를 통해 육아에 대한 지원이 더 많아지면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을 조금은 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경력단절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그렇고요."

유씨는 도시 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코로나 사태 이후 외출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면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 산책을 하면서 자연을 접할 수 있도록 도시 환경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도림천과 정릉천 등 서울 지천을 개편하는 '지천 르네상스 사업'을 공약했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서울 시내 17개 녹지축을 활용해 서울시 전체 면적의 40%를 녹지화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자연의 소중함을 더 깨달았다고 할까요? 자연 환경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이나 편안함은 어떤 첨단 기술로도 구현하지 못하잖아요. 삶의 질을 높아지려면 그런 자연 환경의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아이를 키우기에도 그런 환경이 좋잖아요."

[답변 셋] 수험생 김민식씨가 선택한 소소하지만 유용한 공약 : 마음건강 지원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김민식(26)씨는 감정평가사를 준비하는 수험생이다. 홀로 자취를 하면서 수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김씨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수험생들을 많이 봐왔다. '청년마음건강 지원 사업 확대' 공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이유다.

현재 서울시는 만 19세~39세 청년을 대상으로 '청년마음건강' 상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이 사업을 확대해 2023년에는 1만명 청년들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사실 저도 그런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럴 때 개인적으로 정신과에 심리 상담을 받으러 가기에는 비용도 비싸고, 외부적인 시선 때문에 심리적 진입 장벽도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 봐. 그런데 상담서비스라고 해서 좀 더 쉽게, 캐주얼하게 갈 수 있으면 마음이 편할 거 같아요."

건강상담 확대 말고는 김씨 마음에 드는 청년 공약은 별로 없다. 그는 "창업센터나 교육 지원 공약이 있는데 저는 취업준비생이 아니고 수험생이다 보니, 개인적인 입장에서 도움이 되진 않을 것 같다"면서 "SH공사 등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청년주택도 사실 요건이 복잡하고, 입주 요건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나와는 동떨어진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의 또 다른 관심 사안은 '교통'이다. 학교나 학원을 오갈 때 버스를 이용하는 김씨는 출퇴근 만원버스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김씨는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출퇴근 시간에는 버스에 사람이 차서 그냥 보낸 적도 많다"고 했다.

그가 사는 동네에 경전철(신림선)이 개통됐지만, 교통 인프라가 더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태그:#서울,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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