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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 공약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야의 치열한 정치적 공방 속에 유권자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약들이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서울과 경기도에 살고 있는 청년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어떤 공약에 주목하고 있을까요? <오마이뉴스>가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지금 당신의 삶에 도움이 될 공약은 무엇인가요?[편집자말]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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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하나] 취업 준비생 송은지씨의 선택 : 청년기본소득

"경기도 청년 기본소득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공약이요. 취업준비생으로서 기본소득이 취업 준비 활동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됐어요. 청년면접수당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도움이 될 거 같아요."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송은지(26)씨는 올해 들어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취업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올해 초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도 그만뒀다. 당장 돈벌이가 사라졌지만 송씨를 든든히 뒷받침했던 것은 '경기도 청년 기본소득'이었다. 올해 초 기본소득 75만원(분기당 25만원)을 한꺼번에 받은 그는 취업 준비를 위한 외부 활동을 하면서 식비와 교통비로 유용하게 썼다.

"취업 준비 활동을 하려면 서울로 갈 일이 많잖아요. 오며가며 식비도 만만치 않게 드는데 제 입장에선 기본소득이 유용했던 것 같아요."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기본소득의 계승 여부'는 주요 정책적 쟁점이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기본소득을 계승, 발전시켜가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지만,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금수저에게도 기본소득이 돌아가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다만 김은혜 후보의 경우, 중위 소득 120% 이하 청년 5만명을 대상으로 연 30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공정출발지원금을 공약했다. 김동연 후보가 '보편 지급'이라면 김은혜 후보는 '선별 지급'인 셈이다. 

취업준비생인 송씨 입장에선 '청년면접수당' 공약도 반갑다. 송씨는 그동안 인턴 면접을 보러다니면서 교통비와 의상비 등 꽤 많은 돈을 썼다. 하지만 면접 수당을 받아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는 "서울에 한번 오가는 교통비만 5000~1만원 정도 든다"면서 "면접 의상 비용도 수십만원이 들어 빠듯한데, 면접 수당이 주어진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 면접수당 지원은 김동연 후보와 김은혜 후보의 공통 공약이기도 하다.

송씨는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청년 주거정책도 유심히 살펴봤다고 한다. 조만간 취업을 하고 독립을 하면 우선적으로 주거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후보들의 청년 주거 공약들을 꼼꼼히 들여다봤지만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공약은 없었다. 공약의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없고 지원 대상도 청년보다는 '신혼부부'에 맞춰졌다는 생각이다.

"주거 지원 공약을 잘 살펴봤는데 청년사업인지, 아니면 저출생 사업인지 헷갈려요. 주거 정책을 보면 신혼부부에게 우선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가더라고요. 그렇다면 결혼을 미루거나 할 생각이 없는 청년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까 의문이에요."

[답변 둘] 취업 준비생 노동헌씨의 선택 : 심야버스 확대

"경기도 심야버스 노선을 확대하는 공약이요. 버스 막차를 놓쳐서 PC방에서 밤샘 경험을 하기도 하고 택시비로 6만원이 넘게 나온 적도 있어요. 심야버스가 확대되면 좀 나아지겠죠."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 사는 노동헌(23)씨는 '교통 공약'에 유독 관심이 많다. 그가 사는 곳이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라,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가 사는 동네에서 서울이나 수원, 동탄으로 가려면, 최소 1시간 이상은 걸린다. 현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여느때보다 서울을 자주 오가는 노씨에게 버스 막차 시간은 늘 골칫거리다.

"서울에서 친구들을 만나거나 활동을 하더라도 다른 친구들보다 일찍 자리를 떠야 해요. 막차 놓쳐서 PC방에서 밤샘을 하거나 친구집에서 신세를 진 적도 있어요. 막차 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버스가 가버린 경우도 많아서, 나와 있으면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그래서 노씨에게 김은혜 후보의 '심야버스 확대'는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여줄 수 있는 공약이다. 노씨는 "심야버스가 확대된다면 친구들을 만나거나 대외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도 한결 여유가 생길 것"이라며 "기왕이면 배차 간격도 너무 길지 않게 설정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씨는 경기도지사 후보들의 교통 공약들을 다 꿰고 있었다. 발안에서 남양주를 잇는 도시고속도로 건설도 노씨가 주목한 공약 중 하나다. 그는 "발안에서 남양주까지 직접 잇는 고속도로가 없어서 서울을 거쳐가야 했는데, 도시고속도로가 생긴다면 서울을 거치지 않고 돌아갈 수 있는 편리한 교통망이 생길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노씨는 또 "신분당선 향남역 건설 추진이 아직 더딘데 이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도지사 후보는 없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앞으로 군 복무를 하고, 취업을 준비해야 할 노씨는 '군 복무 청년에게 퇴직금 100만원 지원'과 '어학능력시험 수당 지원' 공약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군대를 다녀와서 취업을 준비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부모님한테 손 벌리기가 죄송스러울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퇴직금을 받고 어학시험 응시비를 지원받는다면 그런 부담이 한결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통의 불만] 일자리

송은지씨와 노동헌씨는 경기도를 떠나 서울에서 일자리를 찾을 생각이다. 두 사람 모두 경기도에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송씨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도 생각하고 있는데, 경기도보다는 서울에서 채용 공고가 더 많다"고 했고, 노씨도 "취업 시장 규모가 아무래도 서울이 더 넓고 인프라도 많다"고 했다. 두 사람은 경기도지사 후보들 공약도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획기적 공약은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공기업 채용도 서울이 더 많아요. 안양이 살던 동네라 익숙하긴 하지만, 서울로 올 수밖에 없어요."(송은지)
"이번 선거에서도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발전 방안은 안보이는 것 같아요"(노동헌)

태그:#경기도,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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