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토트넘 손흥민이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3골을 터뜨려 득점왕에 올랐다.

▲ 손흥민 토트넘 손흥민이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3골을 터뜨려 득점왕에 올랐다. ⓒ 토트넘 트위터 캡쳐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손흥민(토트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축구계에 길이남을 전무후무한 업적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숱하게 제기된 월드클래스 논쟁의 방점을 스스로 찍었다. 황희찬(울버햄튼)도 잊지 못할 2021-22시즌을 보내며,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안정적으로 연착륙했다.
 
'23골 공동 득점왕' 손흥민, 페널티킥 없이 100% 필드골
 
토트넘은 올 시즌 전반기만 하더라도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 체제 아래 성적 부진을 거듭하며 위기를 맞았다. 결국 누누 감독이 물러나고,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안토니오 콘테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팀을 빠르게 수습한 콘테 감독은 토트넘을 서서히 안정화시키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토트넘은 최종라운드에서 노리치에 5-0으로 승리하며, 4위까지 주어지는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2019-20시즌 이후 지난 두 시즌 동안 6위, 7위에 머물며,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한을 풀었다.
 
그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총 23골을 터뜨려 유럽 5대 빅리그에서 아시아 선수 중 최초의 득점왕에 등극한 것이다. 살라와 23골로 동률을 이뤘지만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경기수, 도움수에 관계없이 득점수로만 골든 슈트를 선정한다.
 
손흥민은 매 시즌을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다. 2016-17시즌부터 6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골을 넣은 손흥민은 지난 시즌 17골로 자신의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시즌에는 23골을 폭발시키며, 1985-86시즌 독일 레버쿠젠에서 차범근이 뛸 당시 기록한 한국인 유럽리그 단일 시즌 최다골(17골)마저 경신했다.
 
손흥민의 득점수 증가의 원동력은 예리해진 골 결정력과 전술적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슈팅 대비 득점 전환율이 과거 시즌과 비교해 눈에 띄게 높아졌다. 그리고 케인이 박스 안에서 득점에 치중하는 대신 2선으로 내려와 손흥민에게 패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손흥민은 측면이 아닌 중앙에서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동선을 가져간 것이다.
 
공동 득점 1위 살라와의 차이점이라면 페널티킥 없이 순수 필드골로만 23골을 터뜨렸다는 데 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유럽 4대 빅리그 20골을 기록한 선수 중 유일하게 필드골 비율이 100%다. 살라의 페널티킥 득점은 총 5회다.
 
특히 기대 득점값(xG) 지표를 놓고 보면 손흥민의 가치는 더욱 높다. xG란 골문과의 거리, 수비수 위치, 공의 위치 등 다각도로 정밀하게 분석해 산출한다. 만약 xG보다 실제로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의 가치는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손흥민의 xG는 15.8골에 불과하다. xG보다 무려 7.2골이 더 많은 23골을 터뜨렸다. 이에 반해 살라의 xG는 23.7골로 큰 차이가 없다.
 
그리고 손흥민은 주발인 오른발(11골)보다 왼발로 더 많은 12골을 기록했다. 주발이 아닌 오른발로 4골에 그친 살라와 크게 대조적이다. 수비수 입장에서는 양발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손흥민을 상대하는게 버거울 수 밖에 없다. 명실상부한 월드클래스임을 입증해낸 2021-22시즌이었다.
 
*손흥민, 토트넘 이적 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성적
2015-16시즌 28경기 4골 1도움
2016-17시즌 34경기 14골 6도움
2017-18시즌 37경기 12골 6도움
2018-19시즌 31경기 12골 6도움
2019-20시즌 30경기 11골 10도움
2020-21시즌 37경기 17골 10도움
2021-22시즌 35경기 23골 7도움


 
황희찬 황희찬이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 이적 첫 시즌 5골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 황희찬 황희찬이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 이적 첫 시즌 5골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 울버햄튼 트위터 캡쳐

 
 
'성공적인 PL 연착륙' 황희찬, 울버햄튼 이적 첫 시즌 5골 1도움
 
황희찬은 2014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입단하며 비교적 어린 나이에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2016-17시즌 1군 정규 멤버로 자리잡은 뒤 35경기 16골 2도움, 2017-18시즌 13골 4도움을 올리며 성장세를 보였다.
 
2019-20시즌 황희찬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결국 2020년 여름 독일 신흥 강호 라이프치히로 이적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나겔스만 감독으로부터 중용받지 못했다. DFB 포칼 2골, 리그 무득점에 그치면서 입지가 좁아졌고, 지난해 여름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으로 임대 이적하며 돌파구를 찾았다.
 
출발은 좋았다. 5라운드 왓포드전에서 데뷔골을 시작으로 7라운드 뉴캐슬전 멀티골, 9라운드 리즈전 1골을 터뜨리며, 시즌 초반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황희찬은 4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는 정확성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후에는 부상과 부진이 겹쳤다. 평상시 볼 터치, 드리블 성공이 많았던 것에 비해 슈팅에 대한 적극성이 결여됐다. 또, 평소 저돌적인 플레이를 지양하고 안정적인 패스와 이타적인 움직임에 집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7라운드 브라이턴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2개월 동안 이탈한 것이 뼈아팠다. 부상에서 돌아온 황희찬은 지난 2월 아스널전에서 시즌 5호골을 터뜨렸지만 후반기에는 1골이 전부였다.
 
결국 황희찬은 리그 30경기 5골 1도움으로 첫 번째 시즌을 마감했다. 후반기 활약은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지난 1월 울버햄튼으로의 완전 이적 조항을 발동시키며, 2026년까지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임대 신분이 아닌 울버햄튼의 정식 선수가 된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첫 번째 시즌은 황희찬에게 절반의 성공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가운데 데뷔 시즌에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로 남게 됐다. 손흥민은 토트넘 이적 첫 시즌 4골에 그친 바 있다. 울버햄튼 2년차에는 한층 성장한 황희찬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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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황희찬 살라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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