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6월 브라질-칠레-파라과이 상대로 월드컵 모의고사 대한축구협회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는 벤투호의 6월 A매치 기간 치를 평가전 4경기 중 3경기 상대를 확정해 4일 발표했다. 첫 상대인 브라질과 경기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며, 다른 두 경기 개최 도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칠레전은 6일, 파라과이전은 10일로 예정됐다. 사진은 한국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 벤투호, 6월 브라질-칠레-파라과이 상대로 월드컵 모의고사 대한축구협회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는 벤투호의 6월 A매치 기간 치를 평가전 4경기 중 3경기 상대를 확정해 4일 발표했다. 첫 상대인 브라질과 경기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며, 다른 두 경기 개최 도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칠레전은 6일, 파라과이전은 10일로 예정됐다. 사진은 한국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2022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벤투호에게 6월 A매치 기간은 매우 중요하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이제 대표팀이 손발을 맞출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최상의 월드컵 플랜과 선수구성을 가다듬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9월에도 A매치 기간이 한 번 더 남아있기는 하지만 경기수가 2회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때는 이미 본선과 최종엔트리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이라 새로운 변화나 실험보다는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한다. 대한축구협회는 본선 개막에 앞서 1~2경기 정도 더 친선경기 일정을 잡을 것을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대표팀은 6월에 이례적으로 A매치 4연전이라는 촘촘한 일정을 잡아놨다. 이 중 3경기는 이미 상대와 일정이 확정됐다. 6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6일에는 대전에 칠레, 10일에는 수원에서 파라과이를 각각 상대한다.
 
14일에 서울로 돌아와 만나게 될 마지막 상대는 당초 섭외된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이 취소되며 다시 섭외중이다. 상대가 모두 남미팀인데 본선에서 만나게 될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을 염두에 둔 일정이다. 4번째 팀이 섭외된다면 본선 상대인 가나를 염두에 둘 아프리카팀이 될 가능성이 있다.

6월 A매치 일정, 월드컵 성적 가늠 분수령

벤투호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A매치 공백기와 월드컵 지역예선 일정 등을 소화하느라 한동안 아시아권 이외의 다양한 타 대륙팀들과 경기를 많이 치러보지 못했다. 벤투호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압도적인 성적으로 여유있게 통과하기는 했지만 본선에서 만날 상대들은 수준이 다르다.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한조가 된 조편성은 한국 입장에서 다른 조보다는 그나마 무난한 조라는 평가를 받지만 그렇다고 만만한 팀도 없는 게 사실이다. 남미의 강팀들과 격돌하는 6월 A매치 일정은 벤투호의 진정한 실력과 월드컵 성적을 가늠할 수 있다는 중요한 분수령인 셈이다.
 
한국축구 역대 최장수 사령탑인 벤투 감독은 출범 이래 이른바 안정적인 빌드업에 기반한 유럽식 점유율 축구를 추구해왔다. 그동안 스피드와 압박을 바탕으로 한 선굵은 축구로 대표되던 한국축구의 스타일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벤투호는 보수적인 선수기용과 전술운용을 통하여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일관된 색깔을 유지하며 점진적인 조직력과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초중반까지는 지역예선에서 고비도 있었지만 최종예선에서는 뛰어난 성적으로 통과하며 여론을 반전시켰다.
 
하지만 본선에서 만날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로도 벤투식 빌드업 축구가 여전히 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벤투호는 지난 4년간 홈에 비하여 원정에서의 승률이 그다지 좋지 않았고, 특히 유럽이나 남미팀을 상대했을 때 많이 고전했다.

또한 벤투의 빌드업과 점유율 축구는 사실 벤투만의 특별한 전술이라기보다는 현대축구에서 보편화된 일반적인 흐름에 가깝다. 벤투의 모국인 포르투갈같은 유럽이나 남미팀들은 한국보다 오래전부터 점유율 위주의 축구가 자리잡았다.

한국축구는 아시아에서는 전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점유율 축구가 상대를 압도하는게 가능했지만, 대부분이 한국보다 강팀인 월드컵 본선은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어쩌면 벤투호가 월드컵 본선에서 이들과 점유율 축구로 맞불을 놓는다는 것은, 비교하자면, 해외 요리사들이 한국에서 배워온 레시피로 원조 한식의 맛을 재현하겠다고 요리 대결을 하자는 것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벤투호가 월드컵 본선에서는 점유율 축구 일변도의 스타일에 어느 정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대표팀을 맡고 한때 부진하던 시기에도 스타일 변화 요구에는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던 벤투 감독이기에 가능성은 미지수다.

2002한일월드컵 레전드인 안정환은 최근 자신의 개인채널에서 월드컵 전망을 분석하며 "벤투호의 빌드업은 월드컵에서는 통하기 어렵다. 볼소유능력이 뛰어나고 기술이 좋은 포르투갈-우루과이같은 팀들을 상대하려면 다른 전술이 필요하다"는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벤투호 빌드업 축구, 강팀들 상대로 통할까
 
기념사진 찍는 벤투 감독  4월 29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가산리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착공식에서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기념사진 찍는 벤투 감독 4월 29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가산리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착공식에서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연합뉴스

 
6월 A매치 4연전은 벤투호의 빌드업과 점유율축구가 강팀들을 상대로 얼마나 통할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여기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벤투 감독이 월드컵 본선까지 점유율축구를 고수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반면 결과와 내용이 모두 좋지 않다면 본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벤투호에게 전술적 변화와 플랜B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공교롭게도 6월 A매치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주축 선수들 다수가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도 우려를 자아낸다. 벤투호의 핵심은 단연 해외파, 그중에서도 유럽파다. 현재 벤투호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월드클래스' 손흥민(토트넘)이 리그에서만 21골을 터뜨리며 EPL 득점왕까지 노릴 만큼 절정의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그 외에 나머지 해외파들은 잇달아 부진과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핵심 중앙수비수 김민재(페네르바체)가 오른발 복사뼈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6월 A매치 출전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전천후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 역시 최근 경기중 부상을 당했다. 이동준(헤르타베를린)은 올겨울 유럽진출 이후 부상으로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손흥민과 함께 공격의 핵심인 황의조(보르도)와 황희찬(울버햄턴)은 시즌 후반기 들어 소속팀에서 극심한 부진과 골침묵에 허덕이고 있다.
 
또한 패스와 플레이메이킹 능력이 뛰어난 이강인(마요르카)은 수비와 활동량 부족으로 A대표팀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팀으로 내려갔다. 국내파 중에서도 황의조에 이어 두 번째 공격옵션으로 중용되던 조규성(김천)이 PK를 제외하면 최근 5경기 연속 필드골 무득점에 그치며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벤투호의 빌드업 축구는 주전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게 양날의 검이다. 벤투호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벤투 감독의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주전 선수들이 부진하거나 부상을 당할 경우,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매우 제한적이다.
 
월드컵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이런 상황은 본선을 앞두고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이다. 6월 A매치 일정에서 '플랜B'에 대한 희망적인 해답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본선에서도 벤투호는 같은 딜레마에 발목이 잡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벤투 감독은 과연 6월 A매치 4연전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과연 머릿속으로 어떤 새로운 레시피를 구상하고 있을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벤투호 A매치일정 점유율축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