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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법사위원장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박광온 법사위원장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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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대상 관련 2차 가해 부분을 넣는 것으로는 정리가 됐는데, 조금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해서, 법원행정처나 법무부에선 관련 내용을 조금만 더 검토해 다음 심사 때 의견을 주시면 좋겠다."  

지난 4일 오후 5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 소위.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주민 간사가 산회를 선포했다. 고 이예람 공군 중사 성폭력 및 은폐 협박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모인 자리. 회의는 오후 2시 10분께 시작해 오후 3시 50분께 정회했다가, 오후 5시 속개 직후 종료됐다. 정회 시간을 빼면 1시간 40분여간 회의를 진행한 것이다. 결과는 '일단 불발'이었다(관련기사 : 이예람 중사 '특검법' 무산, 하루도 못간 정치권 약속 http://omn.kr/1y62p).

지난 3일 여야 원내대표가 '4일 합의'를 이미 약속한 터라, 유족 측은 물론 여론의 기대도 큰 상황이었다. 불발된 이유는 무엇일까? <오마이뉴스>가 6일 입수한 당시 회의 속기록을 보면, 진상규명이라는 목표엔 여야 모두 이견이 없었다. 다만 '2차 가해' 여부에 대한 수사 범위와 특검 임명 방식 등 형식에서 크고 작은 대립이 이어졌다.

민주당 "왜 대한변협만 이야기 하나"
국민의힘 "대한변협-법무부-행정처까지 수정 가능"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대표적인 대목은 특검 후보 추천 방식이다. 민주당은 '신속 구성'을 강조하며 여야 교섭단체가 각 1인씩 대통령에 천거하는 방식을, 국민의힘은 '중립성 담보'를 내세워 대한변호사협회 추천 4인 중 교섭단체 합의로 2인을 후보자로 천거하는 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 "신속하게 특검을 출범시킬 수 있도록 중간에 추천 절차를 한 번 더 거칠 필요 없이 여야 각자 추천하는 방식을 취하는 게 어떨까 싶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 "이제 정당에서 추천에 관여하는 것은 배제하는 게 맞지 않나. 대한변협이라는 별도 법정 단체가 있고 거기서 추천해서 선택해야지, 정당 추천을 하면 추천 받은 사람들의 정치 성향이 논란이 된다."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한변협 집행부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반론을 제기했고, 국민의힘은 다시 정당보다 정치색이 덜한 제3의 기관이 천거하는 방식이 더 맞다고 재차 반박했다.

김 의원은 "어떻게 보면 (대한변협은) 이익단체다. 왜 자꾸 대한변협만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데. 법무부도 있고 법원 행정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민주당이 추천하는 사람을 대통령이 임명하면 그냥 팔이 안으로 굽는 결과다"라면서 대한변협 2인, 법무부 1인, 법원행정처 1인 등으로 수정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일 합의엔 다다르지 못했다.

수사과정 2차 가해도 포함 될까... 군법무관 경력 조건은 빼기로
 
지난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유상범 간사가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유상범 간사가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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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범 : "발의를 하려면 좀 일찍 하지 늦게 해가지고 이렇게 법안이 2개가 만들어지게 하나. 가만히 올라와서 그냥 법안 하나만 논의하면 될 일을 가지고."
김용민 : "칭찬하신 거지?"

전주혜 : "작년 6월에 국민의힘이 발의했을 때 빨리빨리 됐으면 이런 혼선은 없었겠죠."
송기헌 : "법안소위 법안 제정할 때 이런 식으로 하면 결론이 안 나는 거예요."


민주당의 뒤늦은 발의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세도 틈틈이 제기됐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지난해 6월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특검 법안을 제기한 이후, 민주당이 대선 직전인 3월 새로 법안을 발의한 데 대한 불만이었다. 

전 의원은 "(민주당은) 사건 발생 후 10개월 만에 발의를 한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이 법안에 진작 협조적으로 나왔다면 유가족 가슴에도 멍이 덜 들고, 2차 가해나 수사 부실 등을 훨씬 더 명확하게 가릴 수 있었다. 버스 떠난 후에 손흔드는 격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다만, 이날 회의에서 인권위원회가 일주일 전인 지난달 31일 권고한 추가 수사 필요 사안을 포함 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군검사가 부대 관계자에게 피해자의 피해상황 및 수사내용을 보낸 것 ▲부사관의 국선변호인이 동기 법무부관들과 SNS에서 성폭력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공유하며 대화를 나눈 것 ▲공군 법무실장이 압수수색 진행 전날 군사법원 직원과 통화한 것 등이 그 내용이다.

이는 '2차 가해' 수사 범주에 넣는 방식으로 하되, 구체적인 조문은 다음 논의에서 정하기로 했다. 전주혜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측은 "(권고안) 그것을 좀 봐야 할 것 같다"며 인권위 권고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주장한 특검의 군법무관 경력 15년 이상 경력 조건은 다수 의원들의 반대로 포함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군 특수성 때문에 군법무관 출신 특검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주장을 제기 했지만, 오히려 내부자였던 군법무관 출신은 공정한 수사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돌아왔다. 같은 당 송기헌 의원 또한 "오히려 군 수사 문제가 의심받고 있는 사안인데 거기에다 군법무관을 다시 집어넣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뤄진 합의... "특검 대상에 시간 벌어주는 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의 사망 사건 조사를 위한 특검법 합의처리가 예정된 4일 오후 이 중사의 부친이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이 중사 추모소 영정 앞에서 통화를 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의 사망 사건 조사를 위한 특검법 합의처리가 예정된 4일 오후 이 중사의 부친이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이 중사 추모소 영정 앞에서 통화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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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나마 합의에 이른 부분도 있다. 파견검사 10명 및 검사 이외 파견공무원 30명 이내로 수사팀 규모를 구성하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논의 재개는 적어도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새로 선출돼야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측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4월 임시국회에서 해야 할 텐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새로 뽑히면 협상을 해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족 측은 애당초 해당 사건이 정치적 사안이 아님에도, 특검의 정치 성향을 문제로 법안 상정이 불발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유족 측을 지원해 온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특검 임명은 (그 결과에) 책임이 있는 집단이 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대선후보들도 약속한 사안인데, 대선 후 한 달이 다 되어 가도록 누가 추천할 것인지를 두고 싸우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특검에 모두가 동의한 이상, 수사 진척을 위해서라도 빠른 출범이 시급하다고도 했다. 김 국장은 "누가 특검 대상인지 빤히 나왔는데 언제 할지 차일피일 미루면 수사가 제대로 되겠나"라면서 "수사 받을 사람들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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