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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택배노조는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22일 택배노조는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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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이 아사 단식에 들어갔다. 물과 소금을 끊는 단식이다. 하루하루 눈에 띄게 쇠약해질 수밖에 없다. 왜 목숨까지 걸어가며 단식하겠나? 악덕기업 CJ대한통운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석한 한 택배노동자가의 말이다. 자신을 "지역에서 올라왔다"고 소개한 그는 "끝장을 보려고 (서울에) 올라온 거 아니겠냐"면서 "이번 싸움에서 꼭 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발언이 끝나자 보신각 앞에 모인 300여 명의 택배노동자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8일부터 57일째 이어지고 있는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의 파업 상황은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사태 해결을 위해 진경호 위원장이 21일부터 물과 소금을 끊는 극단적인 단식을 선택하고, 노조에서 먼저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서 벌여오던 점거농성을 일부 해제했지만 사측의 '대화 거부'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날 택배노동자들을 비난하는 CJ대한통운 직원들의 공동성명서가 발표돼 갈등 상황은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가 됐다. CJ대한통운 직원들은 성명을 통해 "지난 10일 택배노조의 불법점거로 일터에서 쫓겨났다"면서 "현재 본사 근처의 빈 사무실을 전전하며 업무처리를 하느라 고군분투 중이다. 2개 층을 불법점거하다가 1개 층만 불법점거하면 그건 불법이 아닌가. 지금 당장 우리 일터에서 나가 주시라"라고 밝혔다. 

앞서 10일 CJ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들의 점거농성에 맞서 공동건조물 침입과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택배노조를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그러면서 회사는 정부를 향해 현장에서 "불법과 폭력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요청한다"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중재 나선 시민단체 "CJ대한통운과 정부·여당 대화 나서야"
 
22일 택배노조는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노조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22일 택배노조는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노조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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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사태가 장기화되자 2021년 여름 사회적합의에 참여했던 시민단체들이 나섰다. 이들은 22일 서울 서대문구 마트노조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시민사회단체들의 대화 요청 제안에 택배노동자들이 (농성장 일부를 해제하는 방식으로) 먼저 화답했다"면서 "CJ대한통운과 정부, 여당도 대화에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앞서 18일 참여연대와 한국진보연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 80여 개 단체들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CJ택배공동대책위원회(CJ택배공대위) 구성을 결의했다.

현장에 함께한 박석운 CJ택배공대위 공동대표는 CJ대한통운 사측을 향해 "한진·롯데 등 택배회사는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택배 인상비 170원을 분류 비용과 보험료 등 노동자를 위해 모두 사용하고 있다"면서 "CJ대한통운만 택배 요금 인상분의 30%도 안 되는 금액을 택배 기사들에게 사용하고 있다. 합의사항을 왜 지키지 않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공동대표는 지난해 6월에 맺은 사회적합의 합의문 조항을 언급했다.

"합의서 항목만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택배사업자 및 영업점은 택배요금 인상분이 분류인력 투입과 고용·산재보험 비용을 실제로 부담하는 주체에게 합리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됐다. 그런데 CJ대한통운만 다르게 하고 있는 거다."

박 공동대표의 말은 이번 파업이 발생한 핵심 이유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를 계기로 올린 택배요금을 노동조건 개선에 제대로 쓰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CJ대한통운이 표준계약서 부속합의서에 당일배송 등 사실상 장시간 노동을 조장하는 독소조항을 포함해 사회적 합의를 무력화시킨다고 지적한다. 반면 CJ대한통운은 노조의 요구를 일축하며 '노조의 법적 교섭대상은 대리점'이라는 입장만 강조하고 있다. 사회적합의의 한 축이었던 정부와 국회는 이 사태를 '노사문제'라며 거리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오마이뉴스>에 "노조가 주장하는 바는 이미 합의된 약속 상황에 대해 점검하고 이행하자는 것"이라면서 "파업으로 인해 국민들이 겪는 피해가 크다. 조합원들 생계문제도 심각하다. 회사 역시 마찬가지다. 모두의 절박함을 담아 현 상황을 대화의 장에 나와 차이를 좁히며 마무리했으면 한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CJ택배공대위, 정부에 택배요금 인상분 사용 검증 요구 
 
택배노조가 14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10일부터 5일째 본사 1층과 3층에서 점거농성 중이다.
 택배노조가 14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10일부터 5일째 본사 1층과 3층에서 점거농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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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택배공대위는 택배요금 인상분에 대한 정부의 검증을 재차 요구했다. 공대위는 정부 차원의 검증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CJ택배공대위는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민검증단'을 구성해 직접 검증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24일 국토부는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21일까지 '택배 사회적합의 이행상황 1차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그 결과 국토부는 CJ대한통운의 분류인력 투입에 대해 '대체로 양호하다'라는 판단을 내렸다. 

당시 국토부의 점검은 전체 900여 곳 택배터미널 중 2.7%인 25곳에 불과했다. 분류인력이 부족해 택배기사가 일부 분류작업에 참여한 택배터미널이 절반에 육박하는 12개(48%)나 됐고, 택배기사가 여전히 분류작업을 전담하고 있는 택배터미널도 6개(24%)에 달했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택배기사가 완전히 분류작업에서 배제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양호하게 이행 중"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대화에 응할 때까지 현재 투쟁 기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22일 오후 3시께 일부 택배노조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에 올라가 '더 이상 (택배노동자를) 죽이지 말라. CJ대한통운은 지금이라도 즉시 대화에 나서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시위를 벌이다 '집회 및 신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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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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