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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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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누가 봐도 (녹취록 발언은) 한동훈 음성지원." - 2020년 3월 31일 오후 6시께
"(3월 30일) 한 검사장의 질문에 '녹음파일은 없고 그러므로 녹취록은 없다'는 취지로 답변." - 4월 2일 오후 8시께


MBC '검언유착 의혹' 보도(3월 31일 오후 7시 30분 <뉴스데스크>)를 전후로 채널A 법조팀장 A 기자가 사내 직원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다. 비슷한 시기의 메시지임에도 MBC 보도의 핵심 쟁점이던 '한동훈-이동재 녹음파일'의 존재 유무와 관련해 다소 다른 내용이 담겨 있다.

MBC 보도 이틀 뒤인 4월 2일, A 기자는 '3월 30일~4월 1일' 한동훈 검사장과 소통 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을 사내 누군가에게 보고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A 기자의 이 메시지엔 자신이 한 검사장에게 '녹취록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내용이 여러 차례 나온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3월 31일] 한 검사장은 오후 통화에서 '채널A가 MBC에 녹취록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요청. 저는 한 검사장에게 '녹취록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MBC 보도 전 입장을 밝히는 것이 쉽지 않다. 보도 내용을 확인한 뒤 녹취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해.

[4월 1일] 한 검사장은 계속해서 '회사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 맞느냐'고 물어왔고 '변화 없다'고 답변.
 
그런데 A 기자의 다른 메시지를 보면 이런 기조와는 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3월 31일 MBC 보도 직전 채널A 두 기자가 녹취록 보고 나눈 대화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부근 동아일보 사옥 내 채널A 본사.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부근 동아일보 사옥 내 채널A 본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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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기자의 메시지 전체를 살펴보면 두 종류의 녹취록이 등장한다. 3월 23일 오전 11시께 A 기자가 여러 명에게 보낸 문답 형태의 녹취록이 있는데, 이는 그 전날인 3월 22일 이동재 전 기자가 채널A 본사에서 제보자 X를 만나 보여준 것이다. 이 전 기자는 이를 다음 날 A 기자에게 보고했다.

또 다른 녹취록은 3월 31일 A 기자가 B 기자에게 보낸 메시지에 나온다. B 기자는 채널A 자체 진상조사에 참여한 인물이다. 이때는 채널A 측이 MBC 보도가 곧 나올 거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 녹취록은 이 전 기자가 3월 13일 한 카페에서 제보자 X를 만나 보여준 것이다. 녹취록엔 "언론에서 때려봐 당연히 반응이 오고 수사에 도움이 되고, (중략) (이철의) 와이프 처벌하는 부분 정도는 긍정적으로 될 수 있고, (중략) (이철 측) 얘기 들어봐. 그리고 다시 나한테 알려줘. 수사팀에 그런 입장을 전달해줄 수는 있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전 기자는 이후 자체 진상조사에서 이 녹취록에 대해 "(한 검사장의 말이 아닌) 창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 기자는 이 녹취록을 B 기자에게 공유하며 "◯◯(카페 이름)에서 보여줬다는 녹취록"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은 한 검사장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3월 31일 오후 5시 52분]

B : 녹취록만 보면 뭐 한동훈이 피 볼 일은 없을 거 같긴 한데.
A : 한동(훈)에게 달달 볶이는 것은 내가 죗값을 치르는 거라고ㅠㅠ

(중략)

B : 근데 한동훈이 취약한 워딩도 있긴 해서. "검찰과 한 배를 타는 건데", "얘기 들어봐 그리고 다시 나한테 알려줘." 이런 워딩.
A : ㅠㅠ 누가 봐도 한동훈 음성지우너(지원의 오기 - 기자 주)

B : (이)동재가 그래도 멀쩡하게 취재 열심히 하는 줄 알았는데. 아오 진짜ㅋㅋ
A : 이놈을 ㅠㅠ

(중략)

B : 딴 건 모르겠고 그 동안 채널A 법조팀이 열심히 취재해서 쌓아올린 명성이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지고 회사 위상에도 먹칠을 하게 될 수 있는 실수를 했다는 점을 본인이 스스로 잘 깨닫고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여줬으면 ㅠ
A : 동재는 징계(에 대해) 감봉 3개월을 자기가 막 정해서 얘기하더라.

채널A 법조팀장 "나 한동훈에게 하루 종일 시달려서"

특히 B 기자는 한 검사장이 MBC에 '녹취록·녹음파일은 없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을 두고 "우린 그렇게 대응 못한다"라고 말했다. A 기자는 한 검사장을 지칭하며 "하루 종일 시달렸다"라는 이야기도 꺼냈다.
 
A : 동재는 자기와 한동훈 대화가 사실 아니라고, 회사가 제발 얘기해줬으면 좋겠다고, 자기 너무 괴롭다고 (한다).
B : 정신 못 차렸네. 그걸 회사가 어떻게 얘기하나. 그랬다가 둘이 얘기한 걸로 밝혀지면 그땐 누가 책임지라고 (중략) 그럼 회사 자체가 거짓말쟁이가 되는데 그건 리스크가 너무 크죠.

A : (MBC에) 한동훈은 그렇게 (녹취록 없다고) 대응했잖아.
B : 그건 한동훈 대응이니까 한동훈이 책임지는 거고.

A : 그런데 (우리와 한동훈이) 다르게 대응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B : 우리는 그렇게 대응 못하죠.

A : 나 한(동훈)에게 하루 종일 시달려서.
B : 일단 한(동훈) 얘기는 일절 하면 안 될 거 같고 보도본부장이랑 상의해서 대응 방향을 확실하게 정해야 할 듯요.

두 기자가 이러한 대화를 나눴을 때만 해도 꽤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졌던 녹취록들은 채널A 자체 진상조사를 거치며 '검증하지 못한 것'이 됐다. 결과적으로 '녹취록은 없다'는 한 검사장의 대응 내용과 같아진 것이다.

채널A 진상조사위원회는 5월 21일 ▲ 이 기자 말대로 3월 13일 녹취록은 스스로 조작한 것인지 ▲ 3월 13일, 3월 22일 녹취록의 당사자가 한 검사장인지 여부를 "검증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면서 "이 기자가 자신의 노트북 및 휴대전화 2대를 초기화해 녹음파일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A 기자의 메시지 중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당시 검찰총장)가 채널A 기자에게 사적으로 녹음파일에 대해 물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A 기자는 4월 2일 사내 누군가에게 "윤석열 총장이 ○○○ 기자 통해서 계속 물어오고 있나 봐요. 음성파일요"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관련기사 : [단독] "윤석열이 계속 묻나봐, 음성파일" 검언유착 보도 직후 채널A 카톡 http://omn.kr/1xcfc). 

한동훈 "제보자 X가 채널A 꼬신 것"

채널A는 'A 기자와 한 검사장이 MBC 보도 전후로 여러 차례 소통한 일'에 대해 <오마이뉴스>로부터 질의를 받고 "질의하신 내용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이에 대해 당사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질의 사안 역시 근거를 확인할 수 없는 추측성 내용으로 귀하가 사실에 어긋나는 보도를 할 경우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알려 드린다"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한 검사장에게 14일 오후부터 전화·문자로 연락을 취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다만 지난달 27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 검사장은 A 기자와의 소통과 관련해 "(MBC 보도 전에) 자기들(채널A)이 (먼저 연락이 와) 미안하다면서 MBC에서 무리하게 취재하고 있고 갑자기 (내게) 취재가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3월 20며칠로 기억하는데 (A 기자가 전화로) 이동재가 저를 팔아서 취재하다 (MBC에) 촬영을 당한 것 같다고 그랬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기에 내가 '그게 말이 되냐. 문제가 되는지 확인하고 정확히 MBC에 대응해 달라'라고 말했다"라며 "이 전 기자와 (후배인) ○○○ 기자가 절 그쪽(제보자 X)에 (녹취록이 있다고) 판 것이다. 그 둘은 내게 진심으로 사과했다"라고 떠올렸다.

또 "(두 기자가) 굉장히 욕심을 내다 큰 실수를 한 것이다. (하지만) 지○○(제보자 X)이나 MBC 쪽에서 (검언유착 의혹을 이끌어내기 위해 채널A를) 꼬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그렇게 알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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