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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즉석연설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 성남 연설도중 눈물 보인 이재명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즉석연설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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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울었다. 지난 1월 24일 그와 가족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있던 곳,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 시장을 방문한 자리였다.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도 울고, 유튜브를 시청하던 사람들도 울었다.

이 후보는 굴곡진 가족사(史)와 욕설 파일 논란을 언급하며 "가족들의 아픈 상처를 그만 헤집어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여기가 바로 이재명과 그의 가족이 생계를 유지했던 곳이다. 싸락눈 내리던 새벽에 걸어 올라와 세들어 살 집을 갔는데 길이 진창이라 신발이 자꾸 벗겨졌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아버지는 이 시장에서 청소 노동자로 일하셨고 어머니는 공중화장실에서 10원, 20원 받으며 지켰다. 어머니께서 화장실에 출근하시기 전에 제 손을 잡고 공장에 바래다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친형인 고(故) 이재선씨와의 갈등과 욕설 파일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 형이 시정에 개입하는 것을 막자 어머니에게 욕설과 행패를 부려 이를 막는 과정에서 욕설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제게 어머니는 저를 언제나 믿어준 하늘과 같은 분이다. 공직자로서 참았어야 하는 데 잘못했다. 어머니도, 형님도 떠나셨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 가족의 아픈 상처를 그만 좀 헤집어 달라"며 오열했다.

가난과 소외된 삶 

이재명 후보 가족사는 대한민국 성장의 어두운 그늘이었다고 본다. 필자도 이 후보의 성남 시절과 같은 시기인 1970년대 농촌 산골에서 나무를 패며 살았다. 때로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싶어도 조퇴하고 밭에 나가 어머니 아버지를 도와서 일을 해야 했다. 국가가 가난했던 시절, 가난 속에 버려지고 소외된 삶은 처참했다. 이 후보의 아픔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울었다. 노무현 후보는 장인의 좌익활동을 파집고 따지던 이인제에게 "이런 아내를 버려야 합니까?"라고 일갈해 화제가 됐다.

또한 노무현 후보의 선거광고 중 압권은 그가 파란만장한 인생을 회고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TV광고 장면이다. 이 광고를 시청한 일반 대중, 특히 서민들은 가슴이 미어졌고 노 후보에 대한 연민에 목이 메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치 모세가 홍해바다를 갈라놓듯, 2분여의 이 TV광고가 2002년 대선에서 50만표의 향방을 갈랐던 것이다.

이제 20대 대통령선거가 얼마 안 남았다. 이번 대선은 역대급 비호감 후보들간의 경쟁이라고도 한다. 이재명 후보나 윤석열 후보나 그만큼 후보들이 호감이 가질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상대 후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색다른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간의 공약의 차이도 별로 없는 것이 많다. 광역급행철도(GTX) 건설로 '수도권 30분대 생활권'을 이루겠다는 공약이나 병사월급 200만 원, 재건축 용적률 500% 공약 모두가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가 똑 같이 내세운 공약이다. 오죽하면 '판박이 공약'이라고 하겠는가. 후보들간의 지지율도 엎치락뒤치락하는 탓에 유권자로서는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각 후보진영은 '결정적인 한 방'을 찾을 것이다.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판세를 확정지을 수 있는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한 것이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의 눈물은 노무현 후보를 당선시킨 결정적인 한 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노무현의 눈물 한 방울이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두 번 생각하면 노무현이 보입니다. 대한민국 새 대통령 노무현'이라는 TV 광고는 대중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면, 이재명 후보는 어떠한가? 윤석열 후보는 어떠한가?

이재명 후보는 청소노동자로 삶을 사신 아버지와 화장실에서 노동자로 사신 어머니를 회상하면서 가난했던 시절 서민의 눈물을 흘렸다. 그의 눈물은 소외된 자, 약한 서민의 눈물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윤석열 후보는 아직 눈물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 선거전 막판에 무슨 돌발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지만, 결국 승패를 가르는 것은 후보자의 진정성과 능력에 달려있다고 할 것이다.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고 감동시키는 진정성과 얼마나 일을 잘할 수 있는지 하는 능력을 보고 유권자는 판단할 것이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의 눈물이 대한민국을 바꾸었듯이, 2022년 대선, 이번에도 '이재명의 눈물'이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한 방으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태그:#이재명, #눈물, #진정성,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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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철도청 및 국가철도공단, UNESCAP 등에서 약 34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틈틈히 시간 나는대로 제 주변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온 고창남이라 힙니다. 2022년 12월 정년퇴직후 시간이 남게 되니까 좀더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좀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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