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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 보면, '최순실보다 더 할 수도 있겠다' 하는 면이 있는데, 그런 (무속 논란에 대한) 우려는 작동 안 되고, 플러스 요인으로 작동한다는 게 이해할 수도 없고, 황당하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의원이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노 의원처럼 민주당이나 민주당 지지자들은 당황하고 있습니다. 배우자인 김건희씨 리스크가 현실이 됐다는 평이 주를 이뤘는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은 오히려 더 올랐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37.8%, 이재명 33.6% (JTBC-글로벌리서치, 22~23일 여론조사)
윤석열 41.0%, 이재명 38.3% (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 21~22일 여론조사)
윤석열 43.8%, 이재명 33.8% (한국사회여론연구소, 21~22일 여론조사)
윤석열 39.4% 이재명 36.8% (한국경제-입소스, 20~22일 여론조사)
윤석열 42.0%, 이재명 36.8% (오마이뉴스-리얼미터, 16∼21일 여론자사)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오전 충남 천안시 아우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충남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대선 승리 결의를 다지며 청년 당원들의 율동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 윤석열, 청년 당원들과 함께 춤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오전 충남 천안시 아우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충남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대선 승리 결의를 다지며 청년 당원들의 율동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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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선거 재현?

여러 분석이 있는데 그중 눈에 띄는 의견 하나를 소개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에서 청년대변인을 하다가 소셜미디어에 '주적은 간부'라는 발언을 했다가 지난 15일 해촉된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의 분석입니다. 

하 소장은 지난 20일 매체 <피렌체의 식탁>에 올린 '다시 三的(3적)에 빠진 민주당. 아재적, 진보적, 기득권적 가치들'이라는 칼럼에서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2021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결과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오세훈이라는 정치인은 새로울 것도 없고 여러 의혹도 있었습니다만 결과는 오세훈의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생태탕'이나 '페라가모 구두'는 유권자의 관심이 아니었습니다.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열심히 알려주지 않아도 이미 오세훈이라는 정치인에 대해 알 만큼 알고 판단을 얼추 끝낸 상태"였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민주당이 스스로 잘못했는지 알고 있느냐"였는데 민주당은 유권자의 요구가 뭔지 모르고 오세훈 때리기에만 올인했다가 참패했다는 게 하 소장의 분석입니다. 

지금의 윤석열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윤 후보를 두고 '자질이 부족하다'는 평이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심지어 지지자들조차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라며 역으로 자질 부족을 인정합니다. 게다가 최근 공개된 '김건희 녹취록'을 통해 윤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가 무속과 관련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은 국민에게 무속 논란은 한층 더 민감한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윤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하 소장은 "유권자들은 윤석열이 누구인지 알면서 지지하기 시작했다"라고 봅니다. 
 
오세훈 시장의 문제를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했듯, 윤석열 후보의 무속 논란도 마찬가지 구조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후보와 김건희 씨에 대한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알리면 유권자들이 판단을 바꿀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 역시 4.7 보궐선거 당시 민주당이 생태탕 전술을 펼쳤던 함정에 빠졌던 것과 닮았다. 유권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5일 경기 의정부시 행복로 시민광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의정부, 민심 속으로!'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5일 경기 의정부시 행복로 시민광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의정부, 민심 속으로!"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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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민주당

그렇다면 심각한 결함을 알면서도 사람들, 특히 청년층(20, 30대 윤 후보 지지율이 높습니다)은 왜 윤 후보를 지지하는 걸까요? 역시나 답은 민주당에 있습니다. 하 소장이 보기에 청년층은 민주당이 기득권 집단이며 민주당이 지키려는 기득권으로 인해 자신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여깁니다. 그 민주당의 기득권 정치를 윤석열 후보가 해체하기를 바라면서 그에게 지지를 보낸다는 것입니다.
 
(윤석열 후보의) '주적은 북한'이라거나 '멸공'과 같은 발언도 마찬가지다. 이에 열광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해서 우리 젊은이들이 평화를 사랑하지 않는 호전광들이라 착각하면 곤란하다. 오히려 2018년 남북정상회담 국면에서 2030 세대의 국정 지지율은 80%를 넘어섰다.

윤석열 후보 발언의 부적절함과는 별개로, 상당수 젊은 층은 북한이나 중국이 우리에게 가한 부당한 압력과 권리침해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할 말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여긴다. 

이제 많은 젊은이는 이런 모습을 '운동권 인사'들의 속성이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미 기득권이 된 운동권이 전문성도 없으면서 부동산 정책을 도덕주의식으로 만지작거리다가 자기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북한과 중국에는 할 말도 못 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민주당에 대해 '원래 그 정도 깜냥밖에 안 되는 정당'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윤석열 후보는 소셜미디어에 '여성가족부 해체' '주적은 북한'과 같은 짧은 구호를 올려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에 대해 분열과 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잇따릅니다. 문제는 이런 그의 짧은 구호가 유권자들에게 파고든다는 것입니다. 

하 소장이 보기에 윤 후보의 이런 행보는 방향이 맞든 틀리든 적어도 "우리 시대의 어떤 기득권을 어떻게 혁파하고 어떤 집단이 고통받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어떤 기득권 집단을 혁파"한다는 말은 없고 "그 지점에서 경쟁하기를 포기하고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와 '소확행' 공약"만을 내걸고 있습니다(26일 오전 이재명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네거티브를 중단한다'고 밝히긴 했습니다).
 
시험으로 치면 본인은  '문제가 요구하는 답안'을 작성하지도 않은 주제에, 그러한 답안을 거칠게라도 작성한 상대편의 답안이 한심하다면서 그에게 점수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다면 보는 사람들이 민망하지 않겠는가. 지금 민주당이 그 민망한 길로 나가고 있다는 그런 이야기다. 

민주당은 지금 윤석열-김건희 의혹을 열심히 국민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선이 40여 일밖에 안 남은 만큼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열심히 알려주지 않아도 이미 윤석열이라는 정치인에 대해 알 만큼 알고 판단을 얼추 끝"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4.7 재보궐선거 때처럼 '윤석열은 됐고 민주당이 내놓을 답은 뭔가'라고 묻고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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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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