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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월 24일 오후 대강당에서 "위험한 작업에 노출되는 노동자 증언 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월 24일 오후 대강당에서 "위험한 작업에 노출되는 노동자 증언 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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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해공정 노동자는 (목욕탕 등) 공공시설에서 웃옷을 제대로 못 벗는다. 한마디로 쪽 팔려서다. 몸에는 온통 화상 자국이다. 눈을 의심할 정도로 심각하다. 작업 중 쇳물에 화상을 입는 것은 일상이 돼버린 지 오래다. 그렇다고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은 적이 없다."

경남 창원지역 5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 ㄱ씨가 한 말이다. ㄱ씨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몸에 화상 자국이 많아 목욕탕을 비롯한 공공장소에서 웃옷을 마음대로 벗을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ㄱ씨를 비롯한 노동자들은 24일 오후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위험한 작업에 노출되는 노동자 증언 대회'에서 여러 상황을 털어놓았다. 이날 증언대회는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앞두고 연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간 적용이 유예되었다. ㄱ씨는 "큰 사업장보다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재해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왜 우리 공장은 3년간 유예냐"고 했다.

ㄱ씨가 일하는 회사는 100% 외국계 자본 사모펀드 사업장이다. 그는 "내국인이 경영 대리인으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고, 전 직원 45명 중 절반이 생산직이며 24시간 3교대로 용광로에 쇳물을 끓이고 제품을 가공하는 회사다"고 소개했다.

그는 "외국계기업이 운영하는 회사라고 하면 국내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겠지만 이건 완전 착오라고 보시면 된다"며 "외국계 회사가 다 그런 것이 아닐 거라고 보지만 저희 회사는 정말 심각하다. 이건 정말 너무하다. 노동조건은 둘째치더라도 환경, 안전 보건 부분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했다.

작업 환경과 관련해 그는 "설비는 고물로 변해 돌발 고장이 빈번하고 작업환경은 미세분진과 유해가스, 소음 등으로 최악의 상황"일며 "투자를 거의 하지 않고 오로지 주주들 이익만 챙겨간 결과물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쇳물을 끓이는 용해공정 작업현장에는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중대재해가 잠재해 있는 공정"이라며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공상, 산재 등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심지어 보고되지 않는 소소한 사고는 일상이 된 상태다"고 했다.

"안전 보건조치와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은 유명무실한 상태다. 모든 게 작업자가 부주의해서 발생한 사고라고 치부한다"는 것이다.

ㄱ씨는 "우리는 안전이 확보된 작업장에서 일하고 싶다. 일하다 다치지 않고 건강권이 담보되는 안전한 사업장을 원한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를 외면하고 있다"며 "불공정과 불평등을 해결하자는 사회적 요구를 무시하지 말고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전면 실시하여 주시길 요구한다"고 했다.

지게차 운영에 대해 ㄱ씨는 "주업무는 공정별로 지게차를 운전하면서 제품을 투입, 가공한다. 하루 근무시간의 대부분을 지게차 운전을 하는데 업무량이 많아 정상적인 작업으로는 처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바쁘다"며 "그래서 과속운전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하고요. 몸에 베였다고 할까? 미쳤다고 할 정도로 겁나게 운전한다. 규정 속도가 10km로 정해져 있지만 지게차 계기판에는 속도계가 없다"고 했다.

이어 "관리자들은 '과속하지 마라', '안전 운전하라'고 말한다. 그래서 저희들은 과속운전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속도제한장치를 달아달라고 요청했는데 돌아온 답은 작업이 원만하게 되지 않는다며 묵인하고 있다. 이게 현실이다"고 덧붙였다.

소음도 심하다는 것. ㄱ씨는 "공정소음이 너무 심하여 특수 귀마개를 착용하고 작업을 하지만 난청 유소견자가 다수 발생되고 있으며 건강검진 시 재검 받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공정과 설비를 개선하여 안전한 작업장으로 만들어주는 게 상식 아니냐"고 했다.

ㄱ씨는 "작업현장에는 미세분진과 유해가스등으로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열악하다"며 "당연히 갖추어야 할 '국소배기장치'는 아예 없고 그나마 집진시설은 성능이 저하되어 있으나 마나하는 수준이다"고 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ㄴ씨는 '용해작업'을 설명하면서 "7~8년 전에 작업하다 폭발사고가 났다. 다행이 사망자는 없었지만, 너무나 큰 폭발로 청력에 문제가 생길 정도였다"며 "당시 폭발사고는 안전을 무시하고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더운 여름철에는 안전작업복을 입으라고 하지만 벗고 일할 때가 있다. 현장이 너무 덥기 때문이다. 회사는 안전복을 입고 일할 정도의 조건을 만들어 주지도 않으면서 '안전복 입으라'고만 한다"며 "여름철에 작업하다 '고열병'을 앓기도 한다.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빨리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동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박규석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HPS지부장은 발전소 노동자들의 처지에 대해 증언했다. 박 지부장은 "일하자 죽지 않고, 다치지 않으며, 차별받지 않고 싶다"고 했다.

발전소 건물의 야간 조명 경관 사진을 보여준 그는 "밖에서 보면 밤에 불빛이 훤하니 화려해 보일지 모른다. 원청이나 정규직들은 좋을지 몰라도 하청업체, 비정규직은 화려한 불빛과 다르다"고 했다.

발전소의 석탄 투입, 협소한 밀폐공간, 절단과 중량물 처리, 슬러지·부유물 제거, 설비 정비 등 작업에 대해 설명한 그는 "현장에서는 항상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고, 분진 등 유해물질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가가 운영하는 발전소 현장에서 발생되는 안전사고는 90%가 하청노동자로 조사되었다. 모든 국민이 사용하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도 발전소 현장에서 노동하는 필수 인력의 안전도 보장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지부장은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발전소 현장의 필수유지업무 인력으로 파업에 대한 제한이 있다"며 "더 이상 '제2의 김용균 노동자'와 같은 비극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위험의 외주화가 근절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증언대회에서는 조선소 하청노동자, 지자체 공무직 노동자들이 나와 노동현장의 갖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아직도 많은 노동자들이 너무나 위험하고 불안전하다. 이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은 기업이 노동자 생명과 건강을 존중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며 "그야말로 중대한 시점이다. 다시는 일하다 죽거나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증언대회 사회를 본 이은주 마창거제산추련 사무국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지만 노동현장은 변화되지 않고 있다"며 "법 시행을 앞두고 경총, 전경련, 건설협회 등 사업주 단체들은 기업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실질적인 처벌은 되지 않는 '종이 호랑이법'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18일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겨남지회 총회 자리에서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을 불러온 서부발전의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돌렸다는 언론보도를 접했다"며 "노동자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증언대회에 앞서 참가자들은 산재사망자를 기리며 묵념했다. 참가자들이 고개를 숙인 동안 이은주 사무국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20일 '이탈리아 건설협회 대표단'에 했던 연설 일부를 읽었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동자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다. 건설 현장에서도 우리가 경시할 수 없는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 불행하게도 우리가 일터의 안전을 비용으로 생각한다면 잘못된 전제로 시작하는 것이다. ... 사람이 진정한 재산이다. 사람이 없으면 노동공동체도, 기업도, 경제도 없다. ... 우리가 노동의 존엄을 더 챙길수록, 노동의 질과 아름다움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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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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