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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이배 더불어민주당 공정시장위원회 공동위원장. (자료사진)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공정시장위원회 공동위원장. (자료사진)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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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땐 이재용도 잡아들여놓고, 지금 와선 보수 진영 입맛에 맞게 하루아침에 스스로를 바꿔버린 것이다."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공정시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기조를 강하게 지적했다.

채 위원장은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검사로 재직하면서 재벌들 불법을 강하게 수사하고 공정한 것처럼 행동해왔는데 대선후보가 돼선 말이 바뀌었다"라며 "결국 철학의 부재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법을 만든 이유가 뭔가. 하루에 7명이 산재로 죽는다는 통계까지 나온 상황에서 이를 줄이자고 만든 법 아닌가"라며 "기업도, 노동자도, 소비자도 각자가 경제 생태계의 주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중 어느 누구의 이익을 위해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강요된다면 이것이야말로 불공정"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중대재해법 탓에 투자 위축" vs 이재명 "산재로 2000명 죽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장애인 관련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장애인 관련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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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은 오는 27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14일 경남 창원 봉암공단을 찾아 공단 관계자의 '중대재해처벌법 완화'와 관련된 질문에 "중대재해처벌법 때문에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다. 투자 의욕이 줄어들지 않도록 잘 생각해보겠다"라며 "해외의 국내 투자가 어렵다고 하면 국민·산업계 의견을 들어 (개정을) 검토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 12월 1일 충남북부상공회의소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인들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키는 메시지를 강하게 주는 법"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는 지난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주최한 '10대 그룹 CEO 토크'에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해) 기업 측도 고민이 되겠지만 산재로 아까운 목숨을 잃는 이들이 연간 2000명을 넘어섰다. 이들과 가족의 입장에선 심각한 주제"라며 "산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있으면 쉽게 조정할 수 있는 문제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채 위원장은 20대 국회의원(국민의당 비례대표)을 지냈고, 지난 12월 10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이용우 의원과 함께 대선후보 직속 공정시장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아래는 채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노동자 희생으로 기업 성장? 그런 시대 지나"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중대재해처벌법의 완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선 이 법을 만든 이유가 뭔가. 하루에 7명이 산재로 죽는다는 통계까지 나온 상황에서 이를 줄이자고 만든 법 아닌가. 만드는 과정에서도 재계 저항이 너무 심해 긴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사업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고,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엔 적용하지 않기로 해서 되레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미흡한 점은 앞으로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윤 후보가 '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개인을 처벌하지 말고 법인을 처벌하자'는 이야기를 했었다. 벌금을 더 물리자는 이야기다. 이러면 바뀌지 않는다. 완전히 기업, 기득권의 편에서 바라보는 시각이다. 윤 후보가 검찰에 있으면서 어떤 말을 했나. 검찰총장 취임사를 통해 '공정'을 이야기하면서 특히 강조했던 분야가 정치와 경제였다. 검사로 재직하면서 재벌들 불법을 강하게 수사하고 공정한 것처럼 행동해왔는데, 대선후보가 돼선 말이 바뀌었다."

- 검사 윤석열과 대통령후보 윤석열의 말이 달라진 이유를 무엇으로 보나.

"보수 진영 후보가 되면서 말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검사 땐 이재용도 잡아들이고 재벌 수사도 열심히 해놓고서 지금 와선 보수 진영 입맛에 맞게 하루아침에 스스로를 바꿔버린 것이다. 결국 철학의 부재 때문이다."

-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입장은 어떤가.

"규제를 푸는 건 경제 활성화와 성장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낡은 규제들 있지 않나. 오래전에 만든 산업에 관한 규제가 세상이 바뀌었는데도 남아 있는 게 있다. 그런 것을 빨리 찾아 없애줘야 경제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생명, 안전, 환경 등에 대해선 원칙을 갖고 규제를 할 땐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린 규제 완화보단 규제 합리화라고 설명한다."

- 윤 후보는 중대재해처벌법이 투자를 어렵게 하고 기업인들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킨다고 말한다.

"요즘 기업도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을 내세우고 있고, 투자자들도 ESG 투자를 하고 있다. ESG의 S가 소셜(Social), 즉 사회적 관계에 대한 부분이고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노동자와의 관계다.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ESG 경영을 내세우는 건 모순이다.

투자자들도, 틈만 나면 산업재해가 일어나는 곳에 투자할 마음이 생기겠나. 지금 (광주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시공업체인) 현대산업개발 주가도 폭락하고 있다. 윤 후보의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발언은 광주 사고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사망 사고가 발생해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경영과 투자보다 더 우선 아니겠나. 윤 후보 발언을 보면 우선순위가 바뀌어 있다."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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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에선 법률 규정이 모호하고, 처벌이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시행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재계의 의견을 충분히 받은 것으로 안다. 기업이 안전을 위해 열심히 투자할 거란 믿음을 줘야 국가 입장에서도 다른 부분들을 좀 풀어줄 수 있을 텐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기업이 자기 할 일은 하지 않고 무조건 규제를 풀어달라고만 하는 건 억지다."

- 공정경제의 관점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

"기업도, 노동자도, 소비자도 각자가 경제 생태계의 주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중 어느 누구의 이익을 위해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강요된다면 이것이야말로 불공정이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희생시키면서 기업이 성장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더 이상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

태그:#채이배, #윤석열, #이재명, #공정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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