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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선거를 50여 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청년, 특히 20대 남성인 이른바 '이대남'을 향한 정치권의 구애 경쟁이 치열하다. 여야 대선후보들은 대선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선대위에 청년층을 전진 배치하며 표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19대 대선만 하더라도 이대남·이대녀 등 '성별' 구분보다 20대 세대 표심으로 주목을 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선관위)의 '19대 대선투표율'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대 청년유권자 약 676만 명의 투표율은 76%로 18대 대선(68.4%)보다 7.6%p 상승해 적극적인 참여를 드러냈다. 선관위는 19대 대선 20대 투표율이 2000년 이후 치러진 총 11차례 전국 단위 주요선거(대선·국회의원 선거·지방선거) 중 가장 높았다고 분석했다. 당시 방송 3사(MBC·KBS·SBS) 출구 조사에 따르면, 20대 중 47.6%가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했다.

이대남 표심이 결정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21년 4·7 보궐선거다. 당시 방송 3사(MBC·KBS·SBS) 출구 조사에 따르면, 20대(만18~29세) 남성 중 72.5%가 오세훈 서울시장후보(국민의힘)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앞세워 이대남 공략하는 윤석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준석 당대표와 갈등을 봉합하고 지난 12월 4일 부산에서 공개 거리 인사에 나섰다. 젊은 세대를 공략하겠다며 부산 도심의 번화가를 찾은 것이다. 현장에는 지지 인파가 대거 집결했다. 2030 청년을 만나러 나왔지만, 윤 후보 등은 이들에 둘러싸인 모양새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준석 당대표와 갈등을 봉합하고 지난 12월 4일 부산에서 공개 거리 인사에 나섰다. 젊은 세대를 공략하겠다며 부산 도심의 번화가를 찾은 것이다. 현장에는 지지 인파가 대거 집결했다. 2030 청년을 만나러 나왔지만, 윤 후보 등은 이들에 둘러싸인 모양새였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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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남의 결집력을 확인했기 때문일까.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들은 2030남성들, 특히 이대남의 표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윤석열 후보는 이대남의 대변자를 자임하고 나선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를 앞세워 여가부 폐지(7일), 병사 봉급 200만 원(9일) 카드를 들고, 이대남 집중 공략에 나섰다. 실제 윤 후보의 20대 남성 지지율은 확실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이대남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월급 200만 원, 반값 통신비에 이어 군 상해보험, e북 포인트, 낙후된 신병교육시설 개선 약속 등 19일 병사복지 5대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역시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됐다.  4명의 후보를 제시하고 '누가 다음번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 조사한 결과 이재명 34%, 윤석열 33%, 안철수 17%, 심상정 3% (그외 인물 2%, 의견유보 12%)로 나타났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2주 전 10%에서 23%→30%로 2주 사이 세 배로 뛰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이 후보는 24%에서 22%, 22%를 이어가고 있다. 
 

양당 후보의 구애에 이대남은 표심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이들의 고민은 무엇이고, 어떤 현실적 정책변화를 기대하고 있을까. <오마이뉴스>가 전화인터뷰한 이대남 4인은 지역(서울·전남·충청·경상)과 직업(대학생·직장인·개인사업자)은 다양했지만, "아직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동시에 이들 대다수는 정책보다 대선후보들의 가족·신변에 이슈가 집중되는 현실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특히 16일 MBC <스트레이트>에서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통화녹취록을 보도한 것을 두고 김씨의 일부 발언에 문제가 있다면서도 대선후보가 아닌 배우자 발언을 크게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에 불만을 표했다. 또한 이들은 정치권이 '젠더 갈등'을 조장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이대남이 여성폭력의 잠재적 범죄자로 치부되는 현실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두고는 "우리 세대(이대남)의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정치인"이라는 평가와 "일부 이대남이 온라인에서 털어놓는 불만을 공론의 장으로 가져와 젠더갈등을 조장하는 정치꾼에 불과하다"는 평이 엇갈렸다. 인터뷰에 응한 이대남들은 1월말 진행될 대선후보 TV토론이 "후보를 평가할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꼽았다.

20대 남성 4인 "아직 찍을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지만..." 
 
청년기후단체네트워크 플랜제로 활동가들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기후대선 실현을 촉구하는 2030 청년세대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은 주요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4당 대선후보 가면을 쓴 활동가들이 대선후보 토론회 패러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 "기후 대통령"은 누구? 청년기후단체네트워크 플랜제로 활동가들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기후대선 실현을 촉구하는 2030 청년세대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은 주요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4당 대선후보 가면을 쓴 활동가들이 대선후보 토론회 패러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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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성 4인
-이민수(가명) : 24세. 대전에 있는 대학 재학중(2월 졸업예정), 첫 대선 투표 앞두고 고민. 윤석열 후보는 안된다고 생각. 
-김경호 : 26세, 서울에서 부모님과 거주. 대학교 4학년. 이재명 후보 쪽에 기움.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에게 투표. 
-박민성(가명) : 26세. 광주광역시에 사는 직장인 1년차. 윤석열 후보 쪽에 기움. 
-최영진 : 27세, 경남 양산에서 4년째 개인사업. 윤석열 후보 지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 
 
"매일 마음이 바뀐다."

"첫 대선이라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이민수씨는 인터뷰 내내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도저히 투표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데, 투표해야 하는 상황이 참 난감하다"면서도 "적어도 '주120시간 노동'을 언급한 윤 후보에게 투표할 마음은 없다"라고 밝혔다.

19대 대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지지했다는 김경호씨는 "윤·이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만큼 이번에는 '될 사람'에게 투표하자고 마음을 먹었다"면서 "마지막까지 고민하겠지만, 지금은 이 후보에게 마음이 기운 상태"라고 말했다.

"매일 누구를 뽑을지 마음이 변한다"는 박민성씨는 후보마다 사적인 문제가 조명되고, 신변잡기식 뉴스만 나온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른바 '김건희 7시간 보도'(MBC·스트레이트)와 관련 "애초에 큰 기대가 없었지만, 이렇게까지 대선후보 아내의 말을 크게 보도할 일인지 모르겠다"면서 "점점 대선이 다가오는데 정책보다 다른 내용을 집중해 보도하는 언론도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평소 김건희씨 관련 보도를 유심히 지켜봤다는 김경호씨는 "김건희씨가 유력 대선후보의 아내이기 때문에 그의 발언은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문제는 보도 방식"이라면서 "윤석열과 김건희가 안희정 편이라며 안희정을 '불쌍하게 생각한다'고 발언한 건 2차가해에 해당한다. MBC가 이 부분을 제대로 짚고 갔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 투표했다는 최영진씨는 "윤 후보의 아내와 장모 의혹 때문에 망설이는 건 있다"면서도 "촛불집회에서 '공정과 정의'를 내세웠던 민주당의 내로남불에 대한 실망이 크기 때문에 이번에는 지지정당을 바꾸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집 있어야 결혼 꿈꿀 것 아니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021년 12월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열린 '복지국가실천연대 간담회 - 청년 그리고 사회복지사를 만나다'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021년 12월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열린 "복지국가실천연대 간담회 - 청년 그리고 사회복지사를 만나다"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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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남이 관심을 두는 핵심 주제는 부동산·노동·기후위기 등 비교적 다양했다. 특히 눈앞에 닥칠 위기로 두 명(이민수·김경호)은 기후위기를 꼽으면서 "대선후보들의 기후 변화 대책이 부재한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씨는 "당장 올해 봄·여름에도 기후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고, 기후위기는 식량안보까지 연결된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고, 김씨는 "기후위기는 먼 미래의 위협이 아니다. 2년동안 코로나로 인한 우리의 생활이 바뀐 것처럼 기후위기로 인해 노동·죽음·건강·먹거리 전반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20대 중반을 넘어선 박민성씨와 최영진씨는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광주에 거주하는 박씨는 "지난 1~2년간 지역의 집값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부동산 가격은 결혼 등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 일단 안정적인 주거가 마련돼야 결혼이나 출산·양육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남에 사는 최씨 역시 "친구들끼리 '문재인 정부 때 결혼한 사람은 대부분 내집마련을 못했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면서 "경남도 이런 상황이니 서울은 오죽하겠나. 대출은 안 되고 집값은 올라가는 이런 상황에 분노가 치민다. 얼마 전 윤 후보가 '첫 주택 장만'이나 '청년주택'의 대출 규제를 대폭 푼다고 했는데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었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대남들은 지지후보를 떠나서 탈모약 건강보험(건보) 적용·전세사기 근절대책(이재명 후보), 병사월급 200만원(윤석열 후보) 공약을 눈에 띄는 정책으로 꼽았다. 박민성씨는 "내 삶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건강 관련 정책들에 관심이 많다. 친구 중에 몇몇은 이미 탈모 때문에 병원을 다니는데 탈모약 건보 적용을 환영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부모님에게 필요한 정책이라 생각해서 임플란트 건보 적용도 반가운 공약이었다"라고 말했다.

최영진씨는 "나도 언젠가 머리가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탈모약 건보 지원에 눈이 갔다. 생활밀착형 공약은 아무래도 피부에 확 와닿는다"면서 "J여고 위문편지에서 보듯 군대생활을 캠핑처럼 폄훼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윤 후보의 병사봉급 월200만 원은 이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공약이라고 본다. 그런데 실현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다"라고 평가했다. 

"여가부 폐지 젠더 갈등 공약"... 이준석을 놓고는 의견 엇갈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12일 서울시 종로구 그랑서울 타워1에서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대회인 2022 LCK 스프링 개막전을 관전하기에 앞서 작성한 방명록을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하태경 게임특별위원장, 이준석 대표, 윤석열 대선 후보, 원희룡 정책본부장.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12일 서울시 종로구 그랑서울 타워1에서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대회인 2022 LCK 스프링 개막전을 관전하기에 앞서 작성한 방명록을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하태경 게임특별위원장, 이준석 대표, 윤석열 대선 후보, 원희룡 정책본부장.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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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이대남·이대녀 갈등'을 두고 이들은 정치권이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아래 여가부)의 정책이나 운영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면서도 "(여가부) 폐지는 불필요한 젠더 갈등을 조장하는 공약"이라고 평한 이도 있었다.

최영진씨는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라 남녀평등을 말하는 거 아닌가. 나도 남녀평등에 찬성하며, 여가부가 왜 존재하는지 알고 있다. 다만 여가부의 예산·정책·집행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박민성씨는 "일부 사안과 관련해 여성이 사회적 약자인 건 알고 있다. 다만 가끔 과도하게 피해자성을 강조해 불편할 때가 있다"면서도 "정치권에서 여성혐오와 관련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이렇게까지 젠더 갈라치기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비판했다. 

이민수씨는 "젠더 갈등과 관련한 온라인·오프라인의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여가부가 이대남을 역차별한다면서 여가부 폐지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이 올라온다"면서도 "그런데 오프라인에서 이런 말을 대놓고 하는 친구들을 보지 못했다. 자기들도 억지주장 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그런 것 아니겠냐"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대남 4인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린 건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평가였다. 최영진씨는 "누구보다 이대남의 마음을 잘 대변하고 있다. 우리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정치인"이라면서 "이준석 SNS를 팔로우하며 그의 의견을 참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김경호씨는 "일부 20대 남성이 지닌 불만을 잘 활용해 성장한 정치인"으로, 이민수씨는 "일부 20대 남성들이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주고받던 불만·농담을 공론의 장으로 끌고 온 사람이다. 젠더 갈등을 심화시키고 이를 자양분 삼아 활동하는 정치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 않나"라며 평가절하 했다.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이대남은 최종적으로 무엇을 선택기준으로 삼을까? 인터뷰를 한 이대남 4인은 "향후 대선후보 TV토론회를 통해 후보들의 태도와 정책을 살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민성씨는 "지금까지는 포털로 뉴스를 보고 저녁에 방송 뉴스를 시청하는 정도였는데, 아무래도 토론회를 시작하면 눈여겨 보게 될 것 같다"면서 "정책 중심의 토론회가 되면 후보 개개인의 역량을 볼 수 있지 않겠냐"고 기대했다. 매일 뉴스를 챙겨본다는 김경호씨 역시 "지금까지는 정책보다 후보들의 말실수·가족 문제 등으로 시끄러웠는데, 토론을 하면 후보의 실력차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거 같다"면서 "정책토론이 제대로 진행됐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 이대남들은 공통적으로 "20대 남성을 하나로 정의할 수도 없고 나의 생각이 이대남 전부의 생각도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하면서도 "분명한 건 주위 많은 친구들이 어떤 후보에 투표해야 할지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는 거다. 모두들 누구에게 왜 투표해야 하는지 이유를 찾고 싶어 한다. 각 후보들이 어떻게 우리 사회를 바꿔 나갈지 비전을 밝혀줬으면 좋겠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30일 혹은 31일 지상파 방송 3사 주관으로 양자 TV 토론을 협의 중이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각 여론조사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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