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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추적단 불꽃>이 불법 성착취사이트 실태와 BDSM 내 성폭력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구조를 고발합니다. 잘 안 보이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인권 침해 문제를 <추적단 불꽃>은 그동안 끈질기게 추적해왔습니다. 또한 디지털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연대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추적단 불꽃>의 기획 보도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편집자말]
지난해 4월, 일탈계(일탈하는 계정의 줄임말, SNS에서 성적 욕망을 표출하는 계정)와 관련한 리포팅을 준비하면서 탁틴내일을 방문했다. 그때 닿은 인연으로 추적단 불꽃 활동을 하는 2년 동안 기사를 작성할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 1995년 3월 1일 창립한 탁틴내일은 청소년 성상담 및 성교육 활동 등을 진행하는 사회단체다.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 석희진 활동가가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이현숙 대표는 1995년 3월 탁틴내일 창립 때부터 함께 해 26년째 탁틴내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적어도 10대와 성관계를 맺는 것은 범죄라는 것을 사회에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탁틴내일에서 활동한 지 2년 정도 됐다는 석 활동가는 현재 성폭력·성착취 피해를 입었거나 피해 가능성이 있는 청소년에 대한 상담 및 지원 활동을 하는 '도담별' 사업 담당자다.
  
"N번방 텔레그램 사건... 올 게 왔구나 했다"
 
'탁틴내일' 사무실 입구 복도에는 성평등을 주제로 초등학생들이 그린 그림들이 전시돼 있었다. 이 그림의 제목은 '너에겐 장난이지? 나한테는 폭력이야!'. "XX, 울보, ㅋㅋ, 새다리" 등 자신에게 상처가 됐던 행위들을 묘사했다.
 "탁틴내일" 사무실 입구 복도에는 성평등을 주제로 초등학생들이 그린 그림들이 전시돼 있었다. 이 그림의 제목은 "너에겐 장난이지? 나한테는 폭력이야!". "XX, 울보, ㅋㅋ, 새다리" 등 자신에게 상처가 됐던 행위들을 묘사했다.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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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에서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이현숙(이하 이)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고요. 청소년들의 역량 강화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성교육을 한 축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저희가 1999년도에 청소년 성문화센터를 처음 만들었는데 현재는 여성가족부에서 전국에 59개소로 운영하고 있어요. 기획 콘텐츠 개발이나 교육을 제도화시키는 활동도 계속 하고 있어요."

- 온라인 성착취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었다는 걸 잘 알고 계실 텐데요,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이 지난해 3월이 되어서야 가시화 됐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올 게 왔구나' 했죠.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은 굉장히 조직적으로, 대규모로 이루어진 사건이잖아요. 그런데 하나하나 개별 사례를 봤을 때는 저희가 늘 봐왔던 그런 사건들이었어요. 아동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 연령이 점점 어려지다 보니 아동청소년들의 범죄 피해가 확산되기도 하고요. 또 이런 피해가 디지털로 기록되잖아요. 피해물이 삭제도 잘 안될뿐더러 피해가 증폭되기 때문에 문제가 정말 심각했죠.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이전에 이런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꿈쩍도 안 했어요. 이전까지는 그런 피해가 있다고 얘기를 해도 일부 청소년들이 그랬다거나 청소년이 문제를 유발한 거 아니냐는 시선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나마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을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졌죠. 대중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는 게 합의된 것 같아요."
 
- 도담별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어떤 사업인가요? 또 피해자가 도담별에 연락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설명해주세요.
 

석희진 (이하 석) "한 마디로 '디지털 성폭력·성착취 조기 개입 및 예방 사업'입니다. 대부분 피해를 입은 다음 상담이나 지원이 가능하잖아요. 그래서 피해자들이 대부분 먼저 연락을 하는 편인데, 도담별은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거는거죠. SNS에서 쪽지를 보내고 말을 걸고, 서서히 가까워진 후 상담이나 지원을 하고요. 평범한 이야기를 하면서 일상 상담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요즘 가해자들 수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요. 트위터 등에서 가해자들이 쪽지를 엄청 보내는데 그 과정 자체가 피해인 경우가 많거든요. 만남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뿐이지 사진을 이미 보낸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 큰 피해로 번지지 않도록 일상 상담을 하면서 조기개입 하고 있습니다."

- 피해자에게 먼저 도담별 계정으로 쪽지가 오는 경우도 있나요?

"카카오톡 오픈채팅도 따로 운영 중인데, 주로 그쪽으로 먼저 연락을 줘요. 종종 저희 트위터 피드를 보고 쪽지를 보내는 경우도 있어요. 운영 중인 SNS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총 세 개인데 '도담별'이라고 검색하면 나오고요.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도 도담별이라고 치면 돼요.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하고 있고 주 1회 정도는 오후 10시까지 하고 있습니다. 월 1~2회 정도는 새벽까지 아웃리치(접촉·설득) 활동을 합니다."

"이제는 가해자들한테 '왜 그렇게 했냐'고 묻는 사회 되었으면"
 
추적단 불꽃은 청소년 성상담 및 성교육 활동 등을 진행하는 '탁틴내일' 활동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석희진 활동가는 "자꾸 (디지털 성착취) 피해자들을 탓하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제는 가해자들한테 '왜 그렇게 했냐'고 묻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현숙 상임대표는 "적어도 10대와 성관계를 맺는 것은 범죄라는 것을 사회에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추적단 불꽃은 청소년 성상담 및 성교육 활동 등을 진행하는 "탁틴내일" 활동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석희진 활동가는 "자꾸 (디지털 성착취) 피해자들을 탓하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제는 가해자들한테 "왜 그렇게 했냐"고 묻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현숙 상임대표는 "적어도 10대와 성관계를 맺는 것은 범죄라는 것을 사회에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 추적단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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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도담별 프로젝트를 담당하시는 활동가님은 몇 분인가요. 그동안 몇 분의 피해자를 지원하셨을까요? 
 

"현재 2명의 활동가가 도담별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 6월 ~ 12월 실제 지원 인원은 289명이었고요. 올해 3월 ~ 9월 실제 지원 인원은 100명이었고, 아웃리치는 800건 진행했습니다."

- 도담별 트위터를 운영하시면서 여러 오해를 받아오셨다고요, 그 일화를 좀 공유해주세요.  

"가해자들이 트위터로 접근할 때 피드가 없는 계정으로 속이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처음 도담별 사업을 시작했을 때 피드가 없으니까 쪽지를 보내는 족족 차단 당하기도 했어요. 차단을 당하면 상대방이 풀지 않는 이상 대화를 나눌 수가 없잖아요. 그게 제일 아쉽죠. 그리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진짜 여자가 맞는지도 많이 확인을 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통화를 하거나 명함이나 사무실을 찍어 보내서 안심시키기도 해요."

- 활동을 하면서 소진 방지를 위해 터득한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이 질문을 보고 '너무 너무 어렵다' 생각이 들었고요.(하하) 이제는 쉴 수 있을 때 좀 최대한 쉬려고 하고 드라마, 넷플릭스 많이 보고 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까 '어떤 부분들은 시간이 필요하구나'를 느끼게 됐어요. 예전에는 문제 해결이 당장 안 되면 굉장히 분노하고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았어요. 여러 상황들을 경험하면서 숙의하는 과정이 사회에 필요하다는 걸 조금은 알게 됐어요. 그러면서 이 일을 조금은 여유 있게 하고 있어요. 포기하지 않으면 계속 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언젠가는 (사회가) 변하는 시기가 오는 것 같아요.

또 저는 방탄소년단 팬이기도 해요.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좋고요. 방탄소년단이 얼마나 더 성장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저희 자녀 또래 청년들이라서 그런지 더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요즘은 온라인 공연밖에 못 하는데 제 동생도 방탄소년단 팬이라 명절에 모여서 엄마랑 셋이서 같이 공연 보고 이야기하는 게 즐거워요."

- 끝으로 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이야기일까요.

"피해자들에게 '왜 그렇게 했냐. 왜 네가 대화를 했냐' 등 자꾸 피해자들을 탓하는 얘기를 많이 해요. 이제는 가해자들한테 '왜 그렇게 했냐'고 묻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청소년들한테 다양한 지원이 됐으면 좋겠어요. 사실은 피해 지원이라고 하면 법률, 의료, 수사 지원을 중심으로 해요. 물론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데 생각보다 그걸 원하지 않는 청소년들이 많거든요. 부모님한테 알려지는 게 싫어서 신고하지 않겠다는 경우도 많죠. 다양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들에게 정서적 지지 프로그램을 더 많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작년에는 온라인 선물도 보냈는데, 올해는 예산이 줄어서 못하고 있죠. 인형 같이 안정을 줄 수 있는 선물을 보내면서 힘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런 관심 표현이 그 친구들에게는 중요하거든요. 못하게 되니까 아쉬워요."

"수사 기관이나 사법부에서 청소년들의 특성을 많이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외국 제도를 비교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가 법이나 제도는 굉장히 잘 돼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이 잘되지 않을 때가 많죠. 궁극적으로는 왜 청소년들이 계속 이런 취약한 상태에서 피해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지, 그 원인이 뭔지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좀 봐야 되지 않을까요?

저출생 고령사회 얘기하면서 '아이 낳자'고 많이 이야기하는데요. 아이 낳는 것도 좋지만 태어난 아동들에게 계속 범죄가 생기는 상황들, 이런 것들이 왜 그럴까에 대해 관심 가져야 할 거 같아요. 또 '소년 범죄자들이 늘고 있고 죄질이 나쁘니까 처벌을 강화하자' 하기 전에 '도대체 이 청소년들이 뭘 보고 자랐기 때문에 이런 범죄를 하게 되었을까?'를 고민해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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