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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안양에서 테이블 7개를 놓고 작은 식당을 운영한다. 점심 장사 전 식당 내부 모습.
 부모님은 안양에서 테이블 7개를 놓고 작은 식당을 운영한다. 점심 장사 전 식당 내부 모습.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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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경기도 안양시에서 테이블 7개를 놓고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점심시간이면 작은 줄이 생길 정도로 동네에서는 나름 손맛이 좋은 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부모님께 근심거리가 생겼는데, 바로 정부의 새로운 방역패스 지침이 그것이다.

"나는 평생을 컴퓨터 한 번 제대로 만져보지 않은 사람이다. (컴퓨터를 할 줄 몰라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고 그거 없이도 장사를 잘 해왔다. 그런데 정부가 말하는 '방역패스'라는 걸 핸드폰으로 확인하라고 하니 걱정이다. 핸드폰 자체를 잘 다루지 못하는데 어떻게 일일이 다 확인하나."

칠순이 훌쩍 넘은 부모님은 당신들 스타일 대로 수 년 동안 큰 불편함 없이 식당을 운영해 왔다. 흔한 포스기계도 없이 카드 단말기 하나와 철로 된 옛날 돈통 하나 놓고 장사를 하고 있다.  

부모님은 2020년 초 코로나19가 발생해 위기가 확산되자 방역에 도움돼야 한다며 자발적으로 2주간 장사를 쉬기도 했다. 어느 날은 손님들 출입을 전부 기록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을 듣고는 문구점에 가 대학노트 한 권을 사온 다음 모든 손님들에게 기록케 했다. 지난 11월부터 전화를 걸어 출입기록을 남겨야하는 상황이 되자 식당을 방문한 손님들 한 명 한 명에게 '08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전화를 걸어달라고 요청해왔다.

'스마트폰을 통해 QR인증을 받으면 편하다'는 나의 제안에는 "못한다"며 끝까지 고개를 저었다. 부모님은 손님이 밀려오는 점심시간에 자신의 핸드폰도 다루지 못하는데 언제 남의 핸드폰까지 따져가며 확인하겠느냐고 말했다. 부모님은 근처 가게들이 하나둘 '점포정리'를 써붙이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자리를 지켜나갔다.

"장사하지 말라는 말"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중증환자 숫자 또한 불어나자 지난 16일 정부는 "18일 오전 0시부터 2022년 1월 2일까지 16일 동안 사적모임 인원을 4명까지 허용하고, 식당과 카페 등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밤 9시로 제한한다"라고 발표했다. 17일 현재 당국은 수도권 6명, 비수도권은 8명까지 사적모임을 허용하고 있다. 여기에 백신 미접종자 1명도 포함할 수 있다. 하지만 18일부터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4명만 모일 수 있고 그 4명 중에 미접종자는 한 명도 포함할 수 없다.

그러면서 정부는 식당과 카페에서는 반드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외적으로 미접종자 1명에 대해서는 혼자 와서 식사를 하는 '혼밥'은 허용한다고 덧붙였다.

방역수칙을 어기면 이용자와 시설 모두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용자는 10만 원, 사업주는 1차 150만 원, 2차 위반 때 300만 원이다. 동시에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1차 10일, 2차 20일, 3차 때는 3개월 운영 중단을 당한다. 4차 위반은 시설 폐쇄명령까지 받는다.
 
백신 패스(방역 패스)'업종의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불만과 우려를 쏟아냈다.
 백신 패스(방역 패스)"업종의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불만과 우려를 쏟아냈다.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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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걱정, 특히 식당에서 주로 홀과 배달을 담당하는 아버지의 근심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손님들 중엔 노인도 많다. '방역패스'를 보여달라고 하면 '잘 모른다'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일부는 핸드폰을 주면서 알아서 확인하라고 말하는데, 솔직히 어렵다. 지금까지 수기로 남기라고 해서 수기로 남겼고, 전화인증하라고 해서 전화인증도 하게 하고 있다. 늦은 저녁까지 영업하지 말라고 해서 다 따랐다. 점심장사만 하는 사람에게 방역패스까지 확인하라는 건... 장사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그렇다고 별다른 수도 없다. 17일 오전 부모님을 만나 재차 정부의 지침을 따라야 함을 강조했다. 정부의 지침을 군소리 없이 따랐던 아버지는 이 순간만큼은 인상을 쓰며 "알겠다. 그렇게 하겠다"라고 답했다.

자영업자 반발 속 정부 "320만 명에게 100만 원씩 지급 예정" 발표

자영업자 모두가 부모님처럼 생각하는 건 아니다. 당장 부모님이 속한 한국외식업중앙회만 해도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방역조치 강화에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하고 있던 외식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며 "고깃집을 비롯해 술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영업을 하지 말라는 조치와 같다. 연말 특수를 통한 매출 증대를 기대해 왔는데 이번 조치로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라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논평을 내고 "이번 방역 강화 방침은 정부의 방역 책임이 또다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전가된 것으로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를 안길 것으로 우려된다"며 "소상공인들은 깊은 실망과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 이번 방침에 대해 강력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집합금지, 제한업종에 대한 손실보상이 시행되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중소상인, 자영업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임대료 분담법, 강제퇴거금지법 등의 처리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손실보상이 이뤄지더라도 보상금 상당부분이 건물주에게 고스란히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집합금지, 제한업종에 대한 손실보상이 시행되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중소상인, 자영업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임대료 분담법, 강제퇴거금지법 등의 처리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손실보상이 이뤄지더라도 보상금 상당부분이 건물주에게 고스란히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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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17일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 320만 명에게 100만 원 상당의 방역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특별방역 대책'을 내놓았다. 매출 감소만 확인되면 매출 규모, 방역 조치 수준과 무관하게 1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것. 또 방역패스 적용 대상인 식당과 카페 등에서 방역패스 확인 등을 위한 물품을 구입할 경우 최대 1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부겸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정부합동브리핑 자리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에 종사하시는 여러분, 힘든 시기 다시 여러분에게 고통을 강요드리게 돼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모두 함께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 정부를 믿고 함께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내는 데 함께 동참해 주시기를 거듭 호소드린다"라고 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를 포함한 자영업자 단체들은 당장 오는 22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정부의 방역패스 및 영업시간 제한조치 철폐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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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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