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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기업형 메이커 스페이스 'N15'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기업형 메이커 스페이스 "N15"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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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 정치권의 단골 표현이다. 과거 덩샤오핑이 마오쩌둥을 평가하며 '공칠과삼(功七過三)'을 이야기했고, 우리 정치권에서도 주로 '과'가 돋보이는 인물에 '공과'란 말을 써왔다.

공과는 정치적 언어다. 단어 자체만 보면 공과 과가 대등하게 놓여 있지만 실제로 이 말은 그렇게 발휘되지 않는다. "공과가 있다"는 표현은 대체로 과를 흐리고 공을 추키는 데 활용돼 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1일 경북 칠곡에서 한 말을 돌이켜보자.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습니다. 다만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범죄입니다. 그래서 그는 결코 존경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이후에 나온 이 후보의 말은 사실 새로운 말이 아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 후보가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으리란 건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때문에 이 후보가 "다만"보다 앞서 한 이례적 발언에 많은 이들이 집중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위 말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이 아닌 일정 소화 후 연설에서 나온 말이었다. 이 후보가 자발적으로, 그것도 "전두환의 공과"를 이야기했기에 그 의도에 물음표가 따라 붙었다.

역사 한 페이지에 "전두환 공과" 남는다면

이후 비판이 쏟아졌다. 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은 억울하단 입장이다. 말의 전체를 보면 문제가 없는데 '왜 일부만 발췌해 비난하냐'는 취지다. 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13일 기자와 만나 "이재명의 정체성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언행은 익히 알려졌기에, 아마 누구도 전두환과 관련해선 그의 정체성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 후보의 정체성이 아니라 유력 대선후보의 발언이 지니는 힘과 그 효과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가, 그것도 '이재명'이란 인물이 전두환의 공과를 이야기하면 우리 사회는 그 말을 무게감 있게 다룰 수밖에 없다.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전두환 관련 망언은 '정체성'을 지적하면 되는 문제지만, 이 후보 발언의 경우엔 '사회적 파장'이 훨씬 더 무겁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전두환 정권 때) 경제 성장을 한 것도 사실"이며 "있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두환 정권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나름의 학술적 논의가 있었고 일부 긍정적 주장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과 유력 대중 정치인의 "공과" 발언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1987년 이후 대한민국은 '내란수괴' 전두환과 '민주화운동' 5.18에 대한 합의를 이뤄왔다. 헌법, 법률, 사회적 합의 모두 전두환을 내란수괴로,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긴 시간 축적된 경험과 합의로 우린 "전두환의 공과"와 같은 발언을 물리쳐왔다. 백 번 양보해 전두환의 공이 크다 한들, 그의 공과를 공공연히 이야기하는 것이 '민주공화국'에 이롭지 않다는 방향을 잡아가며 전진해왔다.

이재명 후보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 "공과가 있는 전두환"이란 기록을 남기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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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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