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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순씨의 가족회사 ESI&D가 분양한 경기 양평군 공흥지구 A아파트.
 최은순씨의 가족회사 ESI&D가 분양한 경기 양평군 공흥지구 A아파트.
ⓒ 구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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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는 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장모 최은순씨가 2011년 9월 경기 양평군 농지 취득 당시 제출한 농지취득자격증명서와 농업경영계획서를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는 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장모 최은순씨가 2011년 9월 경기 양평군 농지 취득 당시 제출한 농지취득자격증명서와 농업경영계획서를 공개했다.
ⓒ 더불어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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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장모 최은순씨가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허술한 농지법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농지법은 상습적인 위반자가 많은데 비해 농지취득자격 증명 규정 등에 빈틈이 많아 투기세력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씨 역시 2006년 양평 공흥리 일대 농지 900여평(2965㎡)을 취득하며 농지법 위반을 포함해 ▲실시계획인가 연장 ▲개발부담금 미부과 등 개발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기 양평군 양평읍 공흥리 일대 2만 2411㎡ 규모의 공흥지구는 애초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국민임대주택을 지으려했지만, 양평군의 반대로 2011년 7월 사업을 포기한 이후 민영개발로 전환됐다. 이후 최씨가 소유한 부동산개발회사 ESI&D가 350가구 규모의 민간사업을 제안했고, 양평군이 2012년 11월 도시개발구역 사업을 최종 승인했다. 

앞서 최씨는 자신과 자녀들이 지분 100%를 소유한 ESI&D 명의로 2006년 12월 공흥리 일대 임야 1만 6550㎡를 매입하고, 본인 명의로 공흥리 259번지 등 일대 농지 다섯필지(2965㎡)를 샀다. 2011년 9월과 11월에 인근 농지(46㎡)와 임야(2585㎡)를 추가로 매입하기도 했다. 당시 최씨는 양평군에 농업계획서를 제출하며 직접 농사를 짓는다고 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현안대응TF(단장 김병기 의원)는 최씨가 본인의 직업을 '농업'으로 기재한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를 공개하며, 최씨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관련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허위로 서류를 작성·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최씨가 제출한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에 따르면, 최씨는 농지를 취득하며 장비 보유계획으로 경운기 1대와 삽, 괭이를 각각 1대씩만 적었다. 영농과정에 필요한 노동력을 '자기노동력'으로만 표기했다. 


다섯필지(900여평-2965㎡)에 농사를 짓기에는 부족한 내용이었지만, 최씨의 농지 취득은 문제 없이 진행됐다. 이에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는 지난 1일 양평 공흥개발지구를 방문해 양평군이 최씨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 등을 제기하며 경찰수사를 촉구했다.

허위 농업경영계획서 걸러낼 마땅한 수단 없어   
 
광명·시흥 신도시가 들어설 부지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사전 개발정보를 이용해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 3월 9일 LH 직원 매수 의심 토지인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667, 667-1,2,3번지(빨간색 부분)에 보상을 노린 수백 그루의 측백나무가 빽빽하게 심어져 있다.
 광명·시흥 신도시가 들어설 부지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사전 개발정보를 이용해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 3월 9일 LH 직원 매수 의심 토지인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667, 667-1,2,3번지(빨간색 부분)에 보상을 노린 수백 그루의 측백나무가 빽빽하게 심어져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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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일대 모습.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부친이 2016년 이 일대 논 1만871㎡를 사들였던 것과 관련해 농지법과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일대 모습.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부친이 2016년 이 일대 논 1만871㎡를 사들였던 것과 관련해 농지법과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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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121조 제1항에 따르면 농지는 '경자유전의 원칙'에 따라 농업인 외에는 소유할 수 없다. 일반인이 농지를 새롭게 매입할 때는 어떤 작물을 심을 계획인지 명시한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계획서가 없으면 소유권 이전의 근거가 되는 농지취득자격증명을 지자체에서 발급받을 수 없다. 

하지만 농업경영계획서를 허위로 꾸며서 제출해도 이를 걸러낼 마땅한 수단이 없어 투기세력이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 농지법을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공소시효 7년, 개정전 5년)에 처하는데, 투기로 인한 이익에 비해 처벌수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있다. 

LH사태 이후 농지법을 악용한 부동산 투기와 관련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시민단체와 일부 지자체들은 자체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그 결과 경실련과 농민단체들은 지난 5월 발표를 통해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81명(27%)이 농지를 소유했고, 투기 의심사례도 다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부 차원의 전수조사도 있었다. 지난 8월 국민권익위원회는 현직 여야 의원의 부동산을 전수조사해 25명의 투기 의혹을 발견,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1월 15일 수사 또는 내사(입건 전 조사) 대상에 오른 전·현직 국회의원 총 33명 중 4명을 송치하고 21명을 불송치 또는 불입건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8명 가운데 4명의 경우 추가로 불송치 또는 불입건 결정을 내렸고, 또 다른 4명에 대해서는 조만간 종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농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현직 의원은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뿐이다. 당초 농지법 위반 혐의를 받았던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농지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혐의가 났지만, 강원 평창군 야산의 산림을 훼손한 혐의(산지관리법 위반)로 검찰에 송치됐다.

농지법위반 의혹에 '직접 농사를 지었다'고 주장,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의원들도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직접 농사를 지어왔다며 과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배추를 수확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같은당 오영훈 의원도 농지법 위반 의혹에 농지원부 등을 제시하며 20년 간 실제 농사를 지은 땅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의원 당사자 외에도 가족이 농지법을 위반해 투기 의혹을 받은 정치인들도 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가 국회의원에 대한 부동산 전수 조사를 하며 당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부친 윤아무개씨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 윤씨는 산업단지 주변인 세종시 전의면 일대 1만 871㎡(약 3300평)를 사들이며 세종시에 영농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실제로는 본인이 농사를 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윤 의원은 지난 9월 의원직을 사퇴했다. 

같은 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아버지 이아무개씨가 제주도(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의 2023㎡(약 613평)의 밭을 사두고 17년 동안 농사를 짓지 않아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 대표는 "매입 당시 18살로, 미국 유학 중이어서 몰랐다"라며 "송구스럽다"라고 사과했고, 이후 부친 이씨는 은퇴 뒤 전원주택을 지을 목적으로 땅을 샀다고 해명하며 7억 원 상당의 가격에 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지법이 부동산 투기에 악용된다는 여론이 많아지자 국회는 지난 7월 '농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일부 농지 취득의 사전심사·사후관리를 강화했다. '농지투기방지 3법'으로 통용되는 ▲농지법 ▲농어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 ▲한국농어촌공사 및 농지관리기금법 등의 개정법률안은 모두 농지제도를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개정 후에도 농지법 구멍 여전... 확실한 처벌 통한 사후관리 필요" 
 
지난 3월 10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앞에서 농민의 길(가톨릭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전국쌀생산자협회, 전국양파생산자협회 등) 대표자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투기목적 비농민 소유 농지 국가 강제 매입' '땅 투기대상으로 전락한 농지 보호 위해 농지법 개정' '김현수 농식품부장관 경질' 등을 촉구했다.
 지난 3월 10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앞에서 농민의 길(가톨릭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전국쌀생산자협회, 전국양파생산자협회 등) 대표자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투기목적 비농민 소유 농지 국가 강제 매입" "땅 투기대상으로 전락한 농지 보호 위해 농지법 개정" "김현수 농식품부장관 경질" 등을 촉구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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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농지취득·관리의 사각지대가 여전해 비농민의 농지 투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을 제기한 이강훈 변호사(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는 "농업 경력이 없는 사람이 농사를 짓는다고 할 때 엄격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진짜 농사를 지으려는 사람이 땅(농지)부터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라고 꼬집었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 역시 "헌법은 농업인 외에는 농지를 소유할 수 없다는 경자유전을 명시했는데, 실제 농지법에는 농지 소유에 대한 예외규정이 상당하다"라면서 "또 개정된 법에서 명시한 농지 사후관리가 제대로 지켜지려면 중앙정부 인력이 개입해 상시점검을 해야 한다. 이미 벌어들인 투기이익을 어떻게 환수할지 제도개선도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농업개혁위원인 임영환 변호사는 "개정된 농지법이 사후관리면에서 과거보다 강화된건 맞다. 하지만 비농민이 농지를 취득하는 방법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최은순씨의 투기 방법은 전형적이다. 개정 농지법의 취지대로 농업목적으로 사용하기로 한 농지가 실제 그렇게 사용됐는지 확인하려면 지자체의 적극적인 감시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무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최근 최은순씨의 농지법 위반 의혹 뉴스를 접하며 한숨이 났다. 투기꾼들은 농지법을 피하는 데 능숙하다"면서 "최씨처럼 농지법을 악용해 배를 불린 투기 세력에 대한 처벌이 확실히 돼야 문제를 근절할 수 있다. 투기 세력을 단절하려면 2~3년 특별기간을 두고 중앙정부가 직접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농지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데이터를 지역에 내려 보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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