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20년 전 우리는 인권이나 차별금지에 관한 기본법을 만들지 못하고 국가인권위원회법이라는 기구법 안에 인권 규범을 담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우리가 인권선진국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서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 문화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 설립 20주년 기념식에 첨석해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인권 규범을 만들어 나가는 일도 함께 역량을 모아야 한다"면서 기념사를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번 인권위 설립 기념식 방문은 인권위 설립 20돌을 기념하고, 독립된 국가인권기구로서 인권위의 의미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뜻에서 직접 참석하게 됐다. 인권위는 2001년 11월 25일 민주화와 인권 증진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과 수년에 걸친 인권시민사회단체의 노력 그리고 정부의 의지와 국제사회의 요구가 한 데 어우러져 인권보호를 전담하는 독립적 국가기구로 설립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지금은 국가에 독립적인 인권위원회가 있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로 여겨지지만, 많은 인권단체와 인권운동가들의 치열한 노력 위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의 결단으로 이룬 소중한 결실이었다"면서 "저도 당시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을 위한 노력에 참여했던 한 사람으로서 감회가 깊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실질적 자유와 평등을 누려야만 민주주의를 완성할 수 있다는 다짐에서 출발한 인권위는 지난 20년간 소수자의 권리를 대변하며 인권 존중 실현의 최전방에서 많은 일을 해 왔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조에 명시된 대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소명을 다해 왔다"고 평가했다. 

"인권 존중 사회를 향한 여정에는 끝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관련사진보기

 
그리고는 2001년 11월 26일 인권위가 접수한 첫 번째 진정으로 신체장애를 이유로 보건소장에 임명되지 못한 분의 사연을 설명하고는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은 인권위의 노력이 맺은 값진 결실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멈추지 않고 긴 호흡으로 꾸준히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온 인권위의 모습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의 발전 과정"이었다고 의미를 부였다. 

인권위의 성과로 ▲이중 처벌 논란이 컸던 보호감호 처분 폐지 ▲정당한 영장 절차나 재판 절차가 없는 군 영창 제도 폐지 ▲삼청교육대와 한센인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과 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 ▲학교 체벌 근절 ▲채용과 승진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 금지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한 인권 문제라는 인식 안착 등을 꼽기도 했다. 

이외에도 ▲가사노동자들의 근로기준법 보호 적용 ▲치매 어르신들의 권리와 기초생활 보장제도 강화 ▲치매 국가책임제와 부양의무자 폐지 등도 소개하면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관행에 의문을 제기해 인권의 지평을 넓힌 것은 인권위가 이루어낸 특별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던 '살색'이라는 표현이 인종차별이 될 수 있음을 알렸고, 남학생부터 출석 번호 1번을 부여하던 관행에도 제동을 걸었다"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바뀌어야만 우리 모두의 인권이 넓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소중한 사례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앞으로 인권위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권 존중 사회를 향한 여정에는 끝이 없다"면서 "전 세계는 차별과 배제, 혐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게 되었고, 코로나와 기후 위기, 디지털 전환 속에서 발생하는 격차 문제도 시급한 인권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앞으로 인권위의 존재와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대화와 타협, 공감을 이끌고 모두의 인권을 조화롭게 높여나가기 위해 특별히 애써 주기 바라고, 때로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요구하는 것도 인권위가 해야 할 몫"이라고 주문했다. 

정부의 역할로는 "인권위의 독립된 활동을 철저히 보장하겠다"면서 "취약계층 지원을 늘리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등은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이 일궈낸 소중한 성과이며, 우리의 존엄과 권리는 우리가 소홀하게 여기는 순간 빼앗길 수 있는 것"이라며 "모두의 인권을 폭넓게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인권을 보장받는 길이고, 우리는 항상 인권을 위해 눈 뜨고 있어야 한다. 자유와 평등, 존엄과 권리를 위해 생생하게 깨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오늘, 민주주의와 인권의 전진을 이끈 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인권 존중 사회를 향해 더욱 힘차게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기념사를 마쳤다. 

송두환 인권위원장 "국민 인권의 버팀목으로 남기 위해 힘차게 나갈 것"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 참석, 함세웅 신부와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 참석, 함세웅 신부와 인사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관련사진보기

 
이와 같은 문재인 대통령 기념사에 앞서 송두환 인권위원장은 인권위를 출범시킨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는 "독립적 국가인권기구라는 개념이 아직 생소했던 때에 인권위의 이라크 파병 반대 의견표명에 대해서 인권위는 바로 그런 일을 하라고 만든 기관이라는 말씀으로 인권위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확인해 주신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 깊은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송 위원장은 "무엇보다 이 자리에 계신 문 대통령님은 인권이 국가의 출발점이자 목표임을 선언하고 인권위의 독립성 강화와 위상 제고를 강조하시는 등 인권위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셨고,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성찰하며 국민 인권의 버팀목으로 끝내 남을 수 있도록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최영미 (사)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에게 '2021년 대한민국 인권상'(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최 대표는 IMF 외환위기 직후 '여성 가장 돌봄일자리사업단'을 만들고 2006년 우리나라 최초의 가사노동자 실태 조사, 2010년 '돌봄노동자 법적보호를 위한 연대' 활동, 2021년 '가사근로법' 제정 활동 등의 공로를 인정 받아 수상을 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 앞에서 고 이예람 중사 부모로부터 면담요청 등 요구사항이 담긴 입장문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 앞에서 고 이예람 중사 부모로부터 면담요청 등 요구사항이 담긴 입장문을 받고 있다.
ⓒ 청와대 제공

관련사진보기

 
한편, 문 대통령의 기념사가 끝나자 관객석에서 일부 참석자가 "대통령님, 성소수자에게 사과하십시오. 저는 동성애자입니다" 등의 말을 외치기도 했다.

또한 성추행 피해를 알린 뒤 지난 5월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이예람 공군 중사의 부친이 기념식 행사장 앞에서 대통령과의 면담 요청 등 요구사항이 담긴 입장문을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스무살 인권, 다시 함께'라는 주제로 열린 인권위 설립 20주년 기념식에는 인권위에서 송두환 위원장과 이상철 상임위원, 박찬운 상임위원, 남규선 상임위원, 문순희 비상임위원, 서미화 비상임위원, 윤석희 비상임위원, 송소연 사무총장, 최영애 전 위원장, 이성호 전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인권단체에서 함세웅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과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대표, 김미연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부의장, 이미경 전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한상희 서울시 인권위원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최영미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에게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최영미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에게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여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관련사진보기


태그:#문재인,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