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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의 헬기 사격 사실을 부정하며 목격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씨가 9일 오후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후 광주지방법원을 떠나고 있다.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 항소심 마친 전두환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의 헬기 사격 사실을 부정하며 목격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씨가 9일 오후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후 광주지방법원을 떠나고 있다.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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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인 전두환씨 사망 소식에 부산 지역의 시민단체는 "사죄도 없이 갔다"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5.18기념재단,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도 공동성명을 내고 "국가장 예우는 안 된다"라고 못을 박았다.  

'노태우 국가장 되풀이' 우려하는 목소리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 최갑순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23일 성명에서 "전씨가 국민과 광주 시민에게 용서를 빌지도,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도 않고 세상을 떠난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라며 "국가장으로 예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세 명의 이사장은 "12·12 군사쿠데타를 일으켰고, 광주 시민을 무력 진입한 책임자이자 집권 기간 내내 독재 통치로 고통을 안긴 독재자"라고 전씨를 평가했다. 특히 "전혀 반성이나 뉘우침 없는 태도를 보여 국민을 분노케 했고, 오히려 광주 시민을 폭동이라 일컬으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까지 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10월에도 노태우씨 사망 이후 국가장이 결정되자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함께 냈다.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이 서거한 경우에 국가가 장례를 치름으로써 국민 통합에 이바지한다"라는 국가장법 취지에 전혀 맞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이번 성명에서도 이 부분을 재차 언급하고 정부를 압박했다.

공동성명에 대해 부마기념재단의 한 관계자는 "전두환씨 사망 소식을 접하자마자 세 분이 긴급하게 논의하고 입장을 발표했다"라며 "노씨와 마찬가지로 결코 국가장을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전씨의 사망에 대한 냉랭한 태도는 다른 단체도 다를 바 없었다. 전위봉 부산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광주 시민들을 죽인 살인마, 학살자였는데 이런 사람에 대해 국가장을 언급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발끈했다. 죽음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그는 "그렇게 나쁜 짓을 해놓고도 천수를 누리다 숨졌지만,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다. 끝까지 이를 단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동일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 역시 "국가장을 언급할 가치가 없다"라는 태도를 보였다. 이 사무처장은 "지난달 청와대에서 나온 말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광주 시민을 죽이고, 한국 민주주의와 기본권을 짓밟은 사람이다. 지금 와서 국가장을 놓고 설왕설래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황당하다"라고 말했다.

이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달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말을 다시 짚은 것이다. 이 수석은 사회자와 대화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은) 완전히 다른 케이스다. 전 전 대통령의 경우 국가장이나 국립묘지 안장 이런 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부산YMCA, 부산경실련 등 11개 단체로 꾸려진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도 이날 '학살자 전두환 사망에 부쳐'라는 별도의 성명에서 "그가 사망했다고 심판이 끝난 게 아니다. 5.18민중항쟁의 진상을 규명하고, 독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역사적 심판'의 교훈을 남기는 중요한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그:#전두환 사망, #부마항쟁, #노태우, #국가장,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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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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