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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씨가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한 가운데, ‘전두환 회고록’을 쓴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전두환씨가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한 가운데, ‘전두환 회고록’을 쓴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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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씨 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이 '고인이 사망 전 5.18 피해자들에게 사죄했는가'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면서 언성을 높였다. 그는 '전두환씨의 책임을 명확히 따지지 않은 채 사죄하라고만 하는 것은 원님 재판'이라고 비꼬았다.

민정기 전 비서관은 23일 전씨 사망 후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취재진에게 관련 상황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이때 5.18 피해자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그런 내용은 여러 차례 말씀하셨다. 질문하는 뜻이 '광주에서 그 당시 전 대통령이 공수부대를 배후에서 사실상 지휘했고 그래서 사실상 발포명령하신 것 아니냐, 거기에 대해서 사죄하라' 그런 뜻 아닌가. 그건 질문 자체가 잘못된 거다. 

여러분 나한테 질문한 사람들이 기자 아닌가? 기자라고 하면 기사 쓸 때도 육하원칙에 따라 써야 되는 것 아닌가? 그거 그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몇 월 며칠 몇 시에 어디서 어떤 부대를 어떻게 지휘했고 누구누구한테 어떻게 집단발포명령을 했다는 것을 적시하고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묻고, 거기에 대해서 사죄하라고 해야지 무조건 사죄하라고 그러면 질문이 되는가? 질문 자체가 잘못된 거다.

그리고 광주 피해자들이나 유족에 대해서 사죄하라는 뜻이 없느냐 하는 거는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전 대통령이 바로 오늘 11월 23일이 33년 전 백담사 가시던 날인데(전씨는 1988년 11월 23일 대국민 사과문 발표 후 강원도 백담사 들어가 2년여간 은둔했다. - 기자 주), 그날 여기에서도 성명에서도 발표하시고 피해자들한테 여러 가지 미안하다는 뜻을 밝히셨고 광주 청문회 때도 다 말씀하셨고 여러 차례 그런 말씀을 하셨다. 지금 여러분들은 그런 사실을 모르니까 자꾸 사죄하라고 하는데, 아까도 얘기했지만 질문 자체가 잘못된 거다."


민 전 비서관은 "그리고 형사소송법에도 죄를 물으려면 시간과 장소를 구체적으로 특정해서 물으라고 돼 있다"며 "그냥 막연하게 사죄하라는 거는 마치 옛날에 원님이 사람 붙잡아 놓고 '네 죄를 네가 알 터이니 이실직고하라', 그거하고 똑같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전두환, 5.18과 관련 없는데 언론이 보도 안 해" 주장도
 
5·18 당사자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씨가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 8월 9일 오전 서울 연희동 자택을 나서며 손을 흔들고 있다.
▲ 손 흔들며 연희동 자택 나오는 전두환 5·18 당사자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씨가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 8월 9일 오전 서울 연희동 자택을 나서며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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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기 전 비서관은 "발포명령이라는 거는 있지도 않았다는 게 재판 결과에서 다 나왔다"며 "발포명령은 없다"고도 거듭 말했다. "더군다나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발포명령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당시 계엄사령관 겸 육군참모총장 이희성 사령관이 기회 있을 때마다 (말)했다. 조선일보하고 회견할 때도 얘기했고, '그건 내가 했지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절대 관련이 없다'는 걸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언론이 그런 걸 보도 안 한다"는 얘기였다. 

민 전 비서관은 전씨가 5.18 피해자들을 여러 차례 위로한 것도 발포명령자로서 책임을 통감해서가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5.18 상황에서 많은 희생자가 나왔고,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도 많고, 유가족들이 얼마나 애통하겠냐"며 "그런 분들한테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광주 그 후 3개월인가 지난 다음에 대통령이 되신 후에 광주 사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조치들을 충분히 못했기 때문에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했다. 

태그:#전두환, #5.18, #민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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