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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 해에도 많은 법이 생겨났고 개정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여러분의 삶에 영향을 준 '최고의 법 개정'은 무엇이었습니까? <오마이뉴스>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가 뽑은 '올해의 법 개정'을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더불어 관심 있는 시민기자의 참여를 환영합니다.[편집자말]
국회와 정부가 만드는 법률이 국민들의 실생활에 와 닿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과 관련된 법률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노동은 먹고사는 것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올 한해 정부와 국회는 노동과 관련된 많은 법률을 만들거나 바꿨다.

[첫째] '안전한 일터'를 위한 진정한 첫 걸음
 
지난 1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 재석 266인, 찬성 164인, 반대 44인, 기권 58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지난 1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 재석 266인, 찬성 164인, 반대 44인, 기권 58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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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이 법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연간 2천명이 넘게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던 '산재공화국'의 오명을 벗기 위해 만들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부터 교통안전, 자살예방과 함께 산업안전을 3대 과제로 설정하고 '국민생명지키기 프로젝트'를 시행해 2022년까지 산재사망률을 반으로 줄이겠다 약속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노동자의 죽음은 그치지 않았다. 구의역에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이천의 냉동창고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산재로 죽어갔다. 발전소 하청 노동자로 일터에서 숨진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를 비롯해 시민 10만여 명의 소망이 담긴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 그 계기가 되어 중대재해처벌법이 만들어졌다.

'중대산업재해'란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여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를 요할 경우, 그리고 급성중독이나 열사병 등 업무와 연관하여 법령이 지정한 직업성 질병자가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 법의 시행으로 내년부터는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인은 5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전에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처벌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2007~2017년 사이 산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약 1만 7천건의 산재 사건에서 사업주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것은 60여건에 그치고 형량도 평균 10.9개월에 불과할 만큼 노동자의 죽음에 비해 그 책임은 너무도 가벼웠다.

사람이 죽었을 때 부담해야 할 사용자의 책임을 강화해 산재를 막자는 것이 중대재해처벌법의 기본 취지다. 법의 시행으로 기업과 경영책임자가 안전을 비용으로 치부하는 태도를 벗어나 산재예방에 나서 일터의 안전이 확보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둘째] 숨겨진 '그림자 노동'을 인정한 법
 
지난 6월 15일 국회를 통과한 '가사근로종사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률'은 가사노동자를 고용하는 기관에 가사노동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준수하고 4대보험 가입시키도록 정했다.
 지난 6월 15일 국회를 통과한 "가사근로종사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률"은 가사노동자를 고용하는 기관에 가사노동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준수하고 4대보험 가입시키도록 정했다.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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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청소와 세탁, 요리, 자녀 양육과 고령자 돌봄을 주된 업무로 하는 가사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 취업인구 증가와 핵가족화 및 고령화 등 인구사회 구조가 변화하면서 이들 가사돌봄 노동자에 대한 필요가 증가했다.

이러한 수요에 힘입어 인터파크의 '대리주부', 카카오 그룹이 창업자금을 출자한 '청소연구소' 등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가사노동이 이뤄지면서 관련 산업이 커졌다. 통계청은 2019년 기준 가사노동자를 약 15만 명으로 예상하지만 한국가사노동자협회에 따르면 그 수가 약 40만에 달한다.

중개 플랫폼 업체는 가사노동자와 이용자를 연결하며 중개 수수료로 이익을 누리고 서비스 교육을 실시하며 이용자들의 별점 만족도를 통해 일일이 이들의 행동을 통제 하지만 사용자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11조가 '가사사용인'을 적용제외 대상으로 정해 근기법상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6월 15일 국회를 통과한 '가사근로종사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률'은 가사노동자를 고용하는 기관에 가사노동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준수하고 4대보험 가입시키도록 정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시간 단위로 가사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이용자들의 수요에 맞춰 고용이 불안정한 가사노동자의 환경을 고려해 제공기관은 최소 1주 15시간 이상의 근로시간을 보장하고 유급주휴일과 연차휴가를 보장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자녀 양육을 비롯한 가사노동의 중요성을 말로만 인식할 뿐이었다. 가사노동자를 근로기준법의 적용에서 배제하고 자녀양육과 가사노동을 하는 여성을 '경력단절 여성'으로 부르며 가사노동을 경력에서 지울 정도로 제도적으로 인정하는데 인색했다. '가사근로종사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그러한 우리 사회 편견이 해소되길 기대한다.

[셋째] 작지만 중요한 권리를 지키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지난 7월 7일 국회는 근로기준법 제 55조를 개정해 사용자로 하여금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서 정한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노동자에게 보장하도록 했다.
 지난 7월 7일 국회는 근로기준법 제 55조를 개정해 사용자로 하여금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서 정한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노동자에게 보장하도록 했다.
ⓒ elements.env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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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에 개정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으로 민간기업의 노동자들은 잃어버린 공휴일을 되찾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 시행령 개정으로 중소영세사업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업주 친인척의 직장내 괴롭힘에 대해 제재할 수 있게 되어 노동자들의 권리보호에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

소위 빨간날이라 불리는 공휴일은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인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정해진다. 법적으로 사용자가 이를 유급으로 보장할 의무가 없어 공무원과 일부 민간기업 노동자만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으로 유급휴일로 쉬게 했다. 대다수 민간기업 노동자들의 박탈감이 상당했을 것이다.

지난 7월 7일 국회는 근로기준법 제 55조를 개정해 사용자로 하여금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서 정한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노동자에게 보장하도록 했다. 법에 따라 올해부터 3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공휴일이 유급휴일이 됐다.

이로써 공휴일이 유급휴일이 아니었던 민간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경우 전과 비교했을 때 단순 계산으로도 유급휴일이 최대 14일 이상 늘어난다. 최저임금(8720원) 기준 일급 6만9760원이라 가정하면 14일일 경우 연간 약 100만 원의 유급휴일수당이 주어지는 것이다.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정하고 있는 회사 노동자들도 주말과 겹쳐 사라질뻔 했던 광복절과 개천절, 그리고 한글날 등 3일의 공휴일을 구제받아 쉴 수 있었다. 힘들고 고단한 직장생활 가운데 가뭄의 단비와 같은 휴식을 보장해준 법이라 노동자들에게는 매우 반가웠다.
 
[상담사례] 사장님 부인이 주말에도 전화해 주말농장 잡초제거를 도와 달래요. 몇 번 가서 거들었더니 이제 아주 정기적으로 요구하네요. 더는 안 될 것 같아 완곡하게 거절했더니 아침마다 사무실 청소상태가 불량하다며 저를 닦달하네요.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에 마련된 직장내 괴롭힘 방지 조항은 사업주의 직장내 괴롭힘 방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사용자의 범위는 사업주나 사업경영담당자를 의미한다. 그러나 사용자가 직접 직장내 괴롭힘 행위를 한 경우나 위의 상담사례처럼 노동자의 대다수가 일하는 중소영세 사업장에서는 사업주의 친인척이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노동자들에게 직장내 괴롭힘 행위를 해도 별달리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10월 14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한 사용자와 사용자의 친족인 근로자에 대해서도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용자의 배우자, 4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이 사용자의 친족에 해당한다. 가해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로 직장내 괴롭힘 방지에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인권 보호에서 제외된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경기도 부천의 춘의테크노파크 부품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성은(가명)씨는 지난 7월 인터넷 뉴스 사이트에서 국회에서 주말과 겹치는 공휴일을 대체휴무일로 정하는 법을 통과시킨다는 소식을 접했다. 반가움도 잠시, 5명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자신에게는 해당 사항이 아니라는 동료의 이야기를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위 성은씨의 사례처럼 공휴일을 유급화 하고 직장내 괴롭힘 방지조항이 담긴 근로기준법 관련 조항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중대재해처벌법 역시 5인 미만 사업장은 열외다. 작은 회사에 다닌다고 해서 위험에 노출되고, 공휴일 없이 사업주 가족에게 시달려도 되는 것은 아니다. 중대재해처벌법과 휴식권의 보장과 노동 인권 보호를 담은 근로기준법 관련 조항은 모든 노동자들에게 확대적용 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한국노총 조직확대본부 부천상담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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