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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음식점 허가총량제'란 화두를 던졌다. 지난 27일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열린 전국 소상공인·자영업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 후보는 "하도 식당을 열었다 망하고 해서 개미지옥 같다. 음식점 허가총량제를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후 자신의 발언이 정치권에서 논란을 일으키자 이 후보는 "수만 개 음식점이 폐업하고 그 만큼 생겨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어서 성남시장 때 그 고민을 잠깐 했다는 것"이라며 "국가 정책으로 도입해서 공론화, 공약화해서 시행하겠다는 얘기는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언제나 그렇듯 당리당략에 따라 조변석개하는 정치권의 반응이야 차치하고, 이 논란의 당사자인 외식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내가 속해있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단체 카톡방에서 이 사안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구체적인 내용 없이 '음식점 허가총량제'라는 제목 한 줄이 내용의 전부이다 보니 다양한 의견 개진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그 의도에는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단톡방에 올라온 '음식업 허가총량제'에 대한 의견
 단톡방에 올라온 "음식업 허가총량제"에 대한 의견
ⓒ 권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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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운영하고 싶다면 일정한 자격요건과 교육을 통과하고 소비자 수요에 맞게 일정한 수준에서 개업하고 관리되어야 합니다."

"자영업 영역의 진입장벽을 높여 무분별한 창업을 제한하게 되면 (근로자의) 퇴직 이후 진로에 대한 (정부의) 더 적극적인 재취업 제도개선이 이루어질 것이고, 현재 자영업자의 극단적인 경쟁상황도 나아질 수 있는..."

"미국은 지자체에서 조사 후 허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묵은 논제였던 음식점 허가총량제

'위기의 자영업' 하면 음식점이 떠오를 정도로 관련 시장의 과포화로 인한 부작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외식업계 입장에서 '음식점 허가총량제'는 새삼스럽지 않은, 해묵은 논제였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갑질' 분쟁이 한창이던 2015년, 가맹 본사의 갑질을 주제로 한 언론사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음식점 총량제'가 언급되기도 했다. 

당시 토론회에서 본사 '갑질'의 근분 문제는 기업의 과욕을 견제할 수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핵심이겠지만, 외식업계의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한 난립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달리 말해 과거 인심 좋았던 본사들이 돌변한 배경에는 치열한 경쟁에 생존의 위협을 느낀 본사가 '가맹점 압박'이란 쉬운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음식점 허가 총량제'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2018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배달앱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이성훈 세종대 교수 또한 인구 대비 자영업자의 수가 많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그 해결 방안으로 '자영업 총량제'를 제안했다. 

불나방 또는 선택할 수 없는 선택지
   
이재명 후보는 '허가총량제' 논란에 더불어 '불나방' 발언으로 구설에 휩싸였다고 한다. 외식 자영업계 한복판에서 십수 년 활동하고 있는 필자에게도 그 발언이 조금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불나방이라기보다는 선택지가 없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결혼과 육아로 불가피하게 경력 단절을 겪어야 하는 여성들은 물론 퇴직을 앞둔 중년 남성들의 재취업이 사실상 불가한 지금, 우리나라 현실에서 이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혹자는 흔히 '공장이라도 가라! 기술이라도 배워라'라고 한다. 하지만 돈이 가장 많이 필요한 중년의 가장들이 기술을 배운다고 한들, 도제식 교육이란 명분 탓에 최저시급도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공장의 대다수 단순 노무직은 연장에 야근까지 해야 '300만 원'이란 돈을 손에 쥘 수 있는데, 그런 현실을 견딜 수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찌 되겠는가? 내 손에 쥔 로또 종이가 1등이 되리라는 불나방(?) 같은 심리로 창업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음식 조리에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평소 그 음식을 좋아한다'는 허술한 이유로 말이다.

풍전등화 외식업계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지도부-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상견례'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지도부-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상견례"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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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야권에서는 이 후보의 '음식점 허가총량제'에 대해 '포퓰리즘', '전체주의 발상'이라며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문득 필자는 이런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면 '택시 총량제(2005년 도입)'도 포퓰리즘의 결과인가? '화물차 총량제(2004년 도입)'도 전체주의적 발상의 결과인가? 이 두 가지 제도의 본질 또한 난립으로 인한 업계의 공멸을 막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음식점만은 안 된다? 그들의 주장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난 이재명 후보가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졌다고 본다. 당장 이 화두에 대한 진지한 고민 한번 없이, 옳은지 그른지 함부로 재단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이 화두에는 숙고해야 할 문제와 예상 가능한 부작용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장의 자정작용에 맡겨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 자영업계 특히 외식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그야말로 풍전등화처럼 위태로운 상태다. 

며칠 전, 한 끼를 때우기 위해 주문해 놓은 음식을 찾으려 한 상가 빌딩을 방문했다. 그런데 얼마 전 폐업해 '임대문의'라는 종이가 붙은 썰렁한 김밥집 바로 옆에서 또 다른 외식 브랜드의 인테리어 작업이 벌어지고 있었다. 모순적이지만 낯설지 않은 이 풍경. 우리 주변에서 오늘도 무한 반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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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에서 자영업자 그리고 시급제 노동자와 법인대표로 일하며 느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같은 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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