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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시청 9급 행정공무원 이우석(25) 씨의 아버지 이동수씨와 어머니 김영란씨가 26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장 내 갑질 및 괴롭힘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9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시청 9급 행정공무원 이우석(25) 씨의 아버지 이동수씨와 어머니 김영란씨가 26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장 내 갑질 및 괴롭힘을 주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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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시청 9급 행정공무원 이우석(25) 씨의 아버지 이동수씨와 어머니 김영란씨 등 유가족들이 26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장 내 갑질 및 괴롭힘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9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시청 9급 행정공무원 이우석(25) 씨의 아버지 이동수씨와 어머니 김영란씨 등 유가족들이 26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장 내 갑질 및 괴롭힘을 주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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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우석이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선택을 했겠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제발 밝혀주세요. 그래야 다시는 우석이와 같은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습니다."

지난 9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시청 9급 행정공무원 이우석(25)씨의 어머니 김영란씨의 울부짖는 목소리가 대전시청 앞을 가득 메웠다.

26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 고 이우석씨의 가족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인이 사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고인을 죽음으로까지 내몬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에 대한 진상조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가족들에 따르면, 고 이우석씨는 2020년 한밭대를 졸업하고, 그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공무원 시험 준비 1년 만에 합격할 만큼, 집과 독서실밖에 모르고 잠을 줄여가며 공부한 끝에 공무원이 된 것. 그렇게 올해 1월 대전시청 본청에 발령받았다.

부모에게 걱정 한번 끼치지 않을 정도로 착하고 성실했으며, 아르바이트를 해서 용돈을 벌고, 동생이나 친구들과도 항상 원만하게 지낼 만큼 성격도 좋았다. 처음 발령받은 부서에서는 아무런 문제 없이 적응을 잘했고, 부모님에게도 "팀원들이 너무 좋다"고 수시로 말했다.

그런데 7월 인사이동을 통해 현재의 부서로 오면서부터 그는 괴로워했다. 팀원 전체가 기능직인데 자신만 일반 행정직이라서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어려웠고, 신입에게 과중한 업무를 떠맡겨 야근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업무인수인계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질문하면 '그것도 모르느냐'는 식으로 한숨을 내쉬고, 일부 직원은 입에 '욕설'을 달고 살았다는 것.

특히 직속 상사가 "서무가 과장님 챙기는 건 아느냐", "과장님 차랑 물이랑 챙겨서 아침마다 드려야 한다", "출근 시간보다 1시간 일찍 와서 준비하라"고 한 지시에 "제가 할 일이 아닌 것 같다"고 거부한 뒤로는 아예 자신을 팀원 전체가 투명인간 취급하면서 따돌렸다고 한다.

견디다 못한 고인은 3개월 만에 체중이 5kg이나 빠질 정도로 괴로워했고, 극도로 낮아진 자존감으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수면제를 복용해도 잠이 오질 않고, 음식도 제재로 먹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했다.

괴로운 마음에 부서이동 요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업무분장을 통해 일을 나눴는데, 자신의 일이 자신을 괴롭게 하는 상사에게 떠맡겨져 심리적으로 더욱 괴로울 수밖에 없었다.

결국 휴직을 결심하고 팀장에게 구두로 보고한 뒤, 정신과 진단서를 받아 공식 휴직 신청서를 제출하기 하루 전 그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이날 어머니 김영란씨는 "제 아들은 올해 7월 부서 이동 후 3개월 동안 부당한 업무지시, 과중한 업무부담, 이에 더해진 부서원들의 갑질, 집단 따돌림 등으로 날개를 채 펴보지도 못하고 만 25살의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얼마나 힘들었으면, 자기가 그렇게 좋아하던 공무원이 됐는데 그런 선택을 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하루 12시간씩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사람들과 같이 있어야 했기에 제 아들은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였다. 하루는 참을 수가 없어서 반차를 내고 시청을 뛰쳐나와 정신과 진료를 받아 약을 처방받았다고 했다"며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어미 된 자로서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땅을 치고 가슴을 칠뿐이다"라고 한탄했다.

유가족 두 번 죽이는 대전시의 달라진 태도
  
지난 9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시청 9급 행정공무원 이우석(25) 씨의 가족들이 공개한 고인의 카톡 내용. 유족들은 직장 상사로 부터 업무외 부당한 지시를 받은 증거라고 주장했다.
 지난 9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시청 9급 행정공무원 이우석(25) 씨의 가족들이 공개한 고인의 카톡 내용. 유족들은 직장 상사로 부터 업무외 부당한 지시를 받은 증거라고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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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족들을 더욱 슬프고 분노하게 하는 것은 그 이후 보인 대전시청 태도 때문이다. 장례식장에 온 허태정 대전시장은 '억울함이 없게 처리하겠다. 유족들의 요청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통로조차 없다는 것이다.

현재 대전시는 감사위원회에서 이 사건의 갑질 여부를 조사 중에 있다. 그런데 장례 3주 만에 만난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다른 일이 많아서 조사가 어렵다. 늦어도 올해 안에는 감사를 완료하겠다. 우리는 조사만 하는 사람들이다. 유족들 요구사항은 다른 채널을 통해 이야기하라"는 말만 했다는 것.

요구사항에 적힌 '가해자 징계'라는 문구를 문제 삼아 "현재는 징계를 운운할 단계가 아니니, 이 문서를 받을 수 없다"고 말하는 등 전혀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여 가해자를 처벌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영란씨는 "그들은 시장님이 약속하신 것과 달리 제 아들의 죽음을 유야무야 넘기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저는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었다"며 "제 아들의 억울한 죽음, 25살 아이를 죽음으로 몰고 간 자들에 대한 징계 처리가 하루라도 빨리 이뤄지게 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아버지 이동수씨는 "저도 공기업에서 30년 넘게 일하고 있는데,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아직도 이런 조직이 있나 싶었다. 유난히 대전시청의 조직문화가 이상한 것 같다"며 "신입직원이 오면 가르쳐주고 도와주고 챙겨줘서 적응하도록 해야지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저와 손잡고 잘 이겨내 보자고 했는데, 우리 아이가 그런 선택 할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사위원회 직원은 처음 만날 때부터 갑질이 성립되려면 3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고 말하고, 가해자의 메신저를 증거로 확보해 달라는 요구에는 그런 권한이 없다고 했다"며 "과연 대전시가 진상조사를 제대로 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유가족들은 대전시에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 가해자들에 대한 감사 및 징계 절차를 빠르게 완료해 줄 것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순직 처리 ▲경각심을 주기 위해 시청사 내 추모비 건립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유족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뜻이 담긴 의견서를 대전시청 민원실에 제출했다.

한편 해당 사건에 대해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디라이트(대표변호사 이병주, 조원희)는 향후에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속한 가해자 징계 등을 요구했다. 이날 현장에는 변호를 맡은 조선희, 신재훈 변호사가 함께했다.

조선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는 "대전시의 미온한 대처를 보며, 고인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조사할 최소한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저희 법인은 유가족과 고통을 함께 하며, 그 억울함을 풀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대전시 감사위원회 "오해가 있는 듯... 충실히 조사중"

이에 대해 대전시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유족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다만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대전시는 앞서 밝힌 대로 11월 말까지 이 사건을 충실히 조사하여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감사위원회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는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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