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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전남 여수시 웅천 친수공원 요트 정박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잠수를 하다 숨진 특성화고교 3학년 홍정운 군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홍 군은 지난 6일 오전 요트에서 현장실습을 하던중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기 위해 잠수했다 변을 당했다.
 8일 오전 전남 여수시 웅천 친수공원 요트 정박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잠수를 하다 숨진 특성화고교 3학년 홍정운 군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홍 군은 지난 6일 오전 요트에서 현장실습을 하던중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기 위해 잠수했다 변을 당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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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여수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실습 도중 사망했다. 12KG 납벨트를 착용한 채 잠수해 요트 밑바닥에 붙은 따개비와 해초를 제거하다 사고가 난 것이다. 평소 물을 무서워해 잠수자격증조차 없었고 아직 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3학년 학생이었다.

심지어 근로 계약서에는 잠수 작업이 금지 사항으로 명시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전혀 지켜지지 않은 채 무리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학생임에도 그 소식을 듣고 반나절 동안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었던 건 나 역시 특성화고 졸업생이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사고의 당사자는 내가 될 수도 있었고, 내 친구들이 될 수도 있었다. 
   
남들보다 먼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인 선택지기에, 그 장점을 보고 많은 학생들이 특성화고를 선택한다. 허나 사내에 공공연히 알려져 있는 기피 부서에 배정될 예정이라든지, 근로계약서와 완전히 다른 환경에 놓여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다든지 하는 사실들은 입사 전까지 전혀 알 길이 없다. 축적된 정보도 없고, 이에 대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조차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상황들을 견디지 못해 당장 나 자신은 퇴사하더라도, 위 사실을 모르는 다른 학생이 들어와 빈자리를 채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학교와 노동부 모두 실제 근무 환경에 대한 감독과 정보 축적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결과다.  

특히 재학 중 취업하게 된 학생은 '현장실습생'이라는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실제로 수행하는 일은 직장인과 같고 출퇴근도 하지만, 아직 졸업을 하지 않았기에 학교에 속한 '학생'인 것이다. 이런 애매한 신분은 노동법의 적용을 폭넓게 받지 못하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더라도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학생으로서 누려야 할 배움의 권리는 보장받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취업 후 곧바로 매일 출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학교에 오는 것은 졸업식 때 정도만 가능할 뿐이다. 3학년 초부터는 각자의 취업준비 및 면접으로 모든 학생이 교실에 있는 경우가 드물어 항상 절반쯤은 자리가 비어있는 것이 일상이다.

이미 실습을 나간 학생들은 일을 하느라 학교에 오지 못하고, 남아있는 학생들은 취업준비로 모든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수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힘든 환경이 되어 고등학교 3년 중 1년이 통째로 붕 떠버린다. 3년의 정규 교육과정 중 2년만 온전히 이수하게 되는 셈이다.

학교에서 진정 배워야 하는 것

사실 취업을 목표로 하는 특성화고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교육해야 할 것은 세부적인 노동 교육이다. 근로계약서 쓰는 방법이나 임금체불, 초과근무, 성희롱 등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때 대처법 등 실제 근무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항들 말이다.

허나 현장에서 받는 교육은 위의 사항들을 제대로 다루지 않을뿐더러, '부당한 대우를 당하면 신고해요', '고민이 있으면 선생님과 상의해요' 같은 기본적 사항을 알리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또한 실제로 신고하게 되면 어른들이 나서서 긍정적으로 반응해주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사회 부적응자로 취급하거나, 그 정도 고생은 누구나 다 하는데 유난이라는 등의 반응이 돌아와 학교 내 평판만 안 좋아질 뿐이다.  

때문에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현장실습 환경에 대한 제도적 차원의 개혁이다. 고 홍정운군의 사고 이후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은 현장실습생 안전지킴이 플랫폼 제작, 노동법 적용, 학교 안에서의 노동교육 실시 등을 요구하며 정부의 제도 손질을 촉구했다.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을 보호하고 교육하며 취업까지 알선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어떤 경우에는 학생들의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제도 개혁으로 현재의 실습 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제도적 차원의 정책이 선행되어야 그 안의 관습과 문화 역시 자연스레 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공부를 안 해서', 혹은 '열정이 부족해서' 이런 노동환경에 놓이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허나 그러한 개인적 역량과 전혀 상관없이, 사회에 막 첫 발을 내디딘 학생들은 나보다 더 경험이 많은 선생님이, 사장님이, 상사가 이야기하는 것을 당연히 따를 수밖에 없다. 이는 그동안 부당한 노동 시장 문화를 조성해왔고, 그것을 아이들에게까지 물려줘버린 어른들의 책임이다.

그렇기에 특성화고의 문제를 더더욱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졸업한 지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위 글을 쓴 이유는, 특성화고에 관련된 논의가 더욱 확대되고 많은 이들이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한 명이라도 더 특성화고 현장의 심각성을 인식해 개선을 요구하는 담론이 널리 형성되고,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그 누구도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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