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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전남 여수시 웅천 친수공원 요트 정박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잠수를 하다 숨진 특성화고교 3학년 홍정운 군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홍 군은 지난 6일 오전 요트에서 현장실습을 하던중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기 위해 잠수했다 변을 당했다.
 8일 오전 전남 여수시 웅천 친수공원 요트 정박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잠수를 하다 숨진 특성화고교 3학년 홍정운 군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홍 군은 지난 6일 오전 요트에서 현장실습을 하던중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기 위해 잠수했다 변을 당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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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또 한 학생이 죽었다. 현장실습을 나가서 일을 하다 죽은 것이다. 전남 여수의 현장실습 업체에서 잠수 작업 도중 사망한 고 홍정운 학생의 명복을 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차별 없이 하고 싶었던 일을 맘껏 하시기를 기원한다.

사고가 난 뒤 며칠이 지나서야 교육부 장관은 현장을 방문하였고, 교육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장실습에 대한 전수조사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그동안 이런 일이 한두 번 일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잠시 논의를 하다가 사라지거나, 어설픈 개선 방안을 급작스럽게 발표하여서 현장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는 하였기 때문이다.

부디 이번만큼은 현장실습은 물론이고 직업교육 전반에 대한 면밀한 실태 파악과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직업교육의 주춧돌을 놓을 수 있는 고민을 해주었으면 한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노동현장에서 다치거나 사망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학교에서의 노동교육을 강화하기 바란다.

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물음을 해보겠다. 그 대답은 국가교육과정 총론에 서술되어 있다. 국가교육과정의 총론은 마치 헌법의 전문과도 같다. 헌법의 전문에는 헌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당시의 시대상과 시대와 시민의 요구 사항 등을 담고 있게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교육과정의 총론은 제정 당시의 사회의 요구와 학교 교육의 목적과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서술하게 된다. 따라서 교육과정 총론을 살펴보면 당시 학교 교육의 목적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아직 새로운 교육과정은 발표되지 않았기에 2015 교육과정의 전문을 통해 학교 교육의 목적을 살펴보겠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 능력과 민주 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 국가의 발전과 인류 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중에서
 
2015 교육과정에서는 교육을 통해 자주적인 생활 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의 필요한 자질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자주적인 생활 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주적인 생활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경제적 독립과 활동이 중요하다. 그래서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개인의 능력만을 키우는 것만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노동의 환경과 노동의 권리 보장이 갖추어지지 않는 상태에서는 자주적인 생활 능력을 보장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개인의 능력만을 강조하다 보면 약육강식의 사회가 되어 오히려 개개인의 삶이 더 어려워질 것이기에 우리 사회가 추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학생들의 노동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높여주어야

또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상에서의 시민의식을 필요로 한다. '민주주의는 직장 앞에서 멈춘다'라는 말이 있다.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터에서 민주주의를 체감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민주적인 시민으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헌법과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권리가 보장되고, 그런 환경 속에서 노동하고, 생활하는 경험을 통해서 시민으로 성장하고 민주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팔자가 이전에 작성한 기사 '이들은 왜 얼굴을 가리고 집회를 해야만 했을까?'에서도 밝혔듯이 일터에서의 민주주의는 학생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학교는 학생들의 배움터이지만 교사들에게는 일터이기도 하다. 교사들의 일터인 학교에서 교사들의 민주적인 생활이 보장되지 못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민주적인 체험을 가로막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교직원회의에서 한마디도 할 수 없던 교사는 자신의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줄까? 교직원회의에서의 교장의 지위를 물려받아 그저 학교의 지침이나 전달해줄 뿐이다. 교실에서의 민주주의는 교직원회의에서의 민주주의를 넘어서기 힘들다.

그러면 학생회는 어떨까? 당연히 학생회를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에 의해서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고, 이 역시 교직원회의에서의 민주주의 정도를 넘어서지 못한다. 왜냐하면 교사가 보고들은 것이 그것뿐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민주'라는 것은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말이 아니라 일상에서 체험된 것을 몸으로 나타내는 무의식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 '이들은 왜 얼굴을 가리고 집회를 해야만 했을까?'에서
 
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 대부분 일을 하며 살아간다. 경제활동인구 10명 중에 7명 이상은 노동을 한 대가로 임금을 받아 살아가는 노동자이다. 그들의 가족까지 고려한다면 거의 대부분이 노동자이거나 노동자의 가족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노동자로, 또는 노동자의 가족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제는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학교에서 알려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교육과정에서 밝히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의 목적을 달성시키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의 노동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높여주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 감수성의 향상은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동교육이 담보되어야만 가능하다.

지난 10월 21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교육부 장관은 "노동인권 교육 실태조사 보고서 분석을 토대로 내실있는 학교 노동인권 교육지원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고 현재 진행 중인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일과 노동의 가치를 교육과정총론의 교육 목표 등에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과 교육과정 개발 시에도 관련 교과에서 노동인권 교육이 체계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내용의 요소를 강화하는 등 추진할 예정입니다"라고 발표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고, 조만간 총론의 시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부디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는 노동교육에 대한 언급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총론에도 노동존중의 가치가 포함되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 그동안 학교에서 노동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이유를 몇 차례에 걸쳐서 실어보았습니다. 노동존중의 가치가 실현되도록 이번 교육과정이 개정되었으면 합니다. 노동교육과 관련해서 다른 글을 고민하며, 이번 연재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그동안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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