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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서울 ADEX) 프레스데이 행사에 소총이 달린 드론이 전시돼 있다.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서울 ADEX) 프레스데이 행사에 소총이 달린 드론이 전시돼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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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부터 23일까지 '2021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Seoul ADEX 2021, 이하 아덱스)가 열립니다. 그러나 '전시회'라는 이름 뒤에 숨은 아덱스의 실체는 결국 사람을 죽이는 데 사용되는 무기들을 거래하는 '죽음의 시장'입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에서 1180억 달러(한화 136.6조 원) 치의 무기가 거래되었습니다. 무장 폭력과 분쟁 등에서 무기 사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8년에만 약 60만 명에 달합니다.

무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리와 부패 문제 역시 심각합니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거래가 이뤄지지만 군사 기밀 등을 이유로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이를 독점한 극소수의 사람들만 의사결정에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무기 거래가 국가 안보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저해하고 민주주의를 해치고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낭비된 막대한 예산은 교육과 복지, 안전과 지속가능한 환경 등 사람을 살리는 데 사용해야 할 돈입니다.

또한 무기 산업은 분쟁과 고통을 양분 삼아 성장합니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이 있었던 지난 20년 동안 세계 5위 방산업체들의 주가는 급등했는데, 록히드 마틴은 무려 1235.6% 상승했습니다. 지난 20년간 아프간 전쟁에서는 민간인을 포함해 약 24만 명이 사망했고 600만 명 이상의 난민과 국내 실향민이 발생했습니다.  미군 역시 2600여 명이 사망, 2만 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결국 수많은 아프간 국민과 미군의 희생, 수 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민들의 세금을 낭비한 아프간 전쟁의 승자는 방산업체들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덱스와 같이 전 세계에서 열리는 최소 74개 이상의 무기 전시회들은 이러한 전쟁의 참혹함과 여기에 기생하는 무기 거래의 비윤리성을 감추고 있습니다.

'사람, 평화, 번영' 신남방정책의 실체가 방위산업?
 
2019년 10월 10일(현지 시각) 터키 국방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터키 "평화의 샘" 군사작전에 동원된 T-155 전차입니다. 이 전차는 한국의 K9 자주포 기술이 수출되어 만들어졌습니다.
▲ 터키 "평화의 샘" 군사작전에 동원된 T-155 전차 2019년 10월 10일(현지 시각) 터키 국방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터키 "평화의 샘" 군사작전에 동원된 T-155 전차입니다. 이 전차는 한국의 K9 자주포 기술이 수출되어 만들어졌습니다.
ⓒ 터키 국방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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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도 한국은 무기 수출을 경제 성장의 수단으로 보고 방위산업을 진흥해왔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보수 정권이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보다도 더 열정적으로 국방예산을 늘리고 방위산업을 육성했습니다.

SIPRI가 발표한 '2020년 국제 무기거래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무기 수출액은 세계 9위로, 2015~2020년 동안 이전 5년 대비 210% 급증했습니다. 세계 20대 무기 수출국 중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습니다.

특히 한국이 5년간 가장 많은 무기를 수출한 지역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로 전체 수출의 55%를 차지했습니다. '사람, 평화, 번영'을 핵심 가치로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던 신남방정책의 실체가 방위산업이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열정적으로 생산하거나 수출한 무기는 예멘 등 분쟁지역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웨스트 파푸아 등지에서는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무기 산업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무기를 제조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토양과 지하수, 대기가 오염되고 소음 피해도 유발합니다. 많은 분들이 주한미군기지의 환경 오염 문제 이야기는 모두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국은 2007년 반환된 미군기지 24곳의 오염 정화 비용으로 2100억 원을 투입했고, 2019년에도 4개 미군기지 반환 조건으로 1100억 원의 오염 정화 비용을 떠안았습니다. 용산미군기지 오염정화 비용은 1조 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군사 활동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역시 기후 변화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어 왔지만 이에 대한 관리와 감축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의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스웨덴이나 포르투갈의 1년 치 온실가스 배출량을 능가한다고 합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과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로 고통받고 있는 때에 열리는 아덱스는 그래서 더욱 부적절합니다.

한반도 평화 호소하며 이웃 국가에 무기 팔아 돈 버는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기념해 개막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 대한 주민들의 참관사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15일부터 17일 사이 전람회장을 찾은 북한 국방과학교육부문과 각급 군사학교, 평양시안의 여러 대학 일꾼, 교직원, 학생들의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기념해 개막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 대한 주민들의 참관사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15일부터 17일 사이 전람회장을 찾은 북한 국방과학교육부문과 각급 군사학교, 평양시안의 여러 대학 일꾼, 교직원, 학생들의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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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 유엔 총회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호소하면서 이웃 국가에 무기를 팔아 돈을 버는 모습은 이중적이다 못해 위선적으로 느껴집니다.

게다가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총 315.2조 원의 국방예산을 투입해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고 경항공모함, 핵추진 잠수함 등 새로운 무기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F-35A, F-35B 등 대표적 공격 무기 수입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북한도 이에 질세라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 2021'을 개최하고 최근 5년간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 신형 전차, 중·단거리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등을 공개했습니다.

무기 전시회를 통해 남북이 군비경쟁을 하는 모습입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남북의 호소가 전 세계에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갈지 의문입니다. 한반도 평화를 원한다면 남북 모두 군비 증강을 중단해야 합니다.

무기로는 전쟁을 막을 수도, 평화를 지킬 수도 없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신 무기 전시와 현란한 에어쇼는 이 무기들이 어디에서 사용되고 누구를 죽이는지, 어떠한 부패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추락시키는지, 기후 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쳐 인류의 안전을 위협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의 국격이 높아졌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무기 수출로 돈을 벌려는 모습은 베트남 전쟁으로 경제 성장을 이룩했던 수십 년 전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쯤 이런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다음 정부에서는 반인륜적인 무기 산업보다 더 나은 곳에 돈을 쓰고 역량을 쓰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stopADEX] 긴급행동 : 살인 무기 전시회 ADEX 중단을 위한 탄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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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ADEX] 국제웹세미나 : 무기거래의 진실 신청하기

* 아덱스저항행동은 무기 전시회를 반대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 모인 평화활동가들, 평화운동 단체들의 네트워크로 2013년부터 아덱스 무기 전시회 반대 활동을 해왔으며, 2021년에는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피스모모, 한베평화재단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stopadex.org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참여연대 홈페이지(www.peoplepower21.org)와 얼룩소(alook.so)에도 중복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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