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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가) '전두환 신군부' 소리 들어가면서 굳이 당무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격분'했다. 전날인 9월 30일 늦은 오후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두고, 최고위원인 조수진 국회의원과 정면으로 충돌한 것. 이날 회의에 불참한 조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과 기자들에게 단체 메시지를 보내 해당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절차적으로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당 회의 안건이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의 제명안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크게 반발했다.

[조수진] "아들 퇴직금 논란으로 아버지 의원직 사퇴, 타당한가?"
 
화천대유로부터 아들이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을 받은 곽상도 의원의 처리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이 내분 양상이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9월 30일 심야 긴급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며 이준석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6월 14일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조 최고위원의 모습이다.
 화천대유로부터 아들이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을 받은 곽상도 의원의 처리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이 내분 양상이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9월 30일 심야 긴급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며 이준석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6월 14일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조 최고위원의 모습이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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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의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를 앞두고 입장문을 통해 "첫째, 국정감사 시작 직전 밤 9시에 최고위를 소집할 정도로 긴박한가?"라며 "둘째, 모든 것을 다 떠나서, 탈당한 분을 최고위에서 의결로 의원직 제명을 할 수 있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 의원은 "저는 참석하지 않았다"며 "(지도부 측에서) 저녁 7시쯤 제 방에 연락이 왔고 안건은 말할 수 없다기에 '국감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만, 이건 아니라고 본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다른 메시지를 통해서도 그는 "오후 9시 이준석 대표가 추진한 긴급 최고위 안건은 '곽상도 의원 제명' 하나였음이 여러 군데서 확인됐기에,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라며 "이것은 옹호와 전혀 다른 것이다. 그러나 국회의원직 제명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첫째, 곽 의원 아들 퇴직금 규모를 떠나서 그 퇴직금이 범죄나 화천대유의 불법과 관련이 있느냐? 곽 의원이 화천대유에 뇌물을 받은 정황이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둘째, 아들의 퇴직금이 논란이 된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타당한가?"라고도 물음표를 던졌다.

그는 "아직은 농지법 같은 법 위반도 아니기 때문에 연좌제라는 단어도 부합하지 않는다"라며 "그럼에도 곽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논리라면, 아버지의 법 위반이 확인된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은 타당한가"라며 이준석 대표를 공격했다. 또한 "추석 뒤 미국에 다녀오면서, 귀국 일성으로 이미 탈당한 의원의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게 타당한가?"라고도 이 대표의 언행을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조 의원은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절차"라며 "무소속 의원 제명 논의가 국감 시작 전날 심야 최고위를 열 정도로 시급한 것인가? 또, 무소속 의원의 제명을 최고위가 의결할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두환 신군부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라며 "우리가 당대표에게 기대하는 것은 30대의 젊음만이 가능한 실질적인 변화라고 저는 생각한다. 대표 비서실장, 대변인 등 당 대표가 인선한 분들은 이 점을 유념해 보좌해주시길 바란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준석] "문자 그대로 들고 국민 설득해보라... 조수진, 참석도 않고선 분란 야기"

이준석 대표는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1일 오전 페이스북에 "대선을 앞두고 평소보다 반박자씩 빨라도 부족함이 있는 상황에서, 전두환 신군부 소리 들어가면서 굳이 당무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라며 "'우리는 (곽)상도수호 없다'는 당 대표 말이 나오기 무섭게 들이받을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바로 들이받고 기자들에게 '언플' 해대는 모습을 보면서 무한한 자괴감을 느낀다"라고 조 의원을 비난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전날(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판교대장동게이트 특검법 수용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전날(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판교대장동게이트 특검법 수용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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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첫째, 곽 의원 아들 퇴직금 규모를 떠나서 그 퇴직금이 범죄나, 화천대유의 불법과 관련이 있느냐? 곽 의원이 화천대유에 뇌물을 받은 정황이 있느냐?"라는 조수진 의원이 보낸 문자를 그대로 인용했다. 이 대표는 "당신께서 하고 싶은대로 하시라. 당신 문자 그대로 들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해 보시라"라며 "남한테 훈계하듯 시키지 말고 직접 하시라. 나는 못한다"라고 꼬집었다.

앞서 같은 날 새벽에도 그는 페이스북에 "진짜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곽 의원 제명은, 애초에 (그 분이) 우리당 소속 의원이 아니므로 최고위 의결사항도 아니다. 따라서 이건 안건이 될 수도 없다"라고 글을 올렸다. 애초에 긴급 최고위원회 안건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국회의원의 제명은 국회법 제155조에 따라서 윤리특위를 거친 뒤에야 표결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라며 "따라서 윤리특위가 어떤 판단을 내리기 전까지는 우리가 표결을 할 건수 자체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당시 최고위원회 안건이 곽상도 의원 제명안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특히 "왜 회의에 참석도 않은 분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분란을 야기하는지 모르겠다"라며 "발언은 회의에 나와서 하시라. 회의 오신 분들 중에 안 바빠서 나온 분은 한 분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사실관계나 잘 확인하고 뒤에서 쏘시라"라며 "이준석이 징계안 처리를 시도했느니 하는데, 회의 소집 자체가 다른 분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조 의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유승민] "'(곽)상도수호' 안 돼... 국민 분노 안 들리나?"

이를 두고 당내 대선주자들까지 참전하기 시작했다. 탈당한 곽상도 의원의 문제를 두고 당이 갈라지는 모양새이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가 지난달 23일 제20대 대통령선거 2차 경선 제2차 방송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가 지난달 23일 제20대 대통령선거 2차 경선 제2차 방송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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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전 국회의원)은 페이스북에 "조수진 최고위원은 50억 원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안들리는가?"라는 게시물을 올리며 "상도수호를 두고 왜 당 지도부가 분열을 보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유 후보는 "50억 원 때문에 2030세대가 당 지지를 철회하고 국민이 분노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라며 "최고위원이라는 사람이 이런 명백한 문제를 두고 딴소리를 하다니... 이러고도 대선 승리 할 수 있다고 보시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유 후보는 "곽상도 의원 아들이 아니었더라도 화천대유에 취직하고 50억 원을 받았을까?"라며 "분명히 하자. 상도수호, 부패검사수호 등 이런 부패비호는 국민의힘에 있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권, 이재명 지사에 맞서 이기려면 우리부터 깨끗하고 당당해야 한다"라며 "명분도 없는 일로 걸핏하면 당대표를 흔드는 행위는 흔들기를 위한 흔들기"라고도 꼬집었다.

그는 재차 "분명히 경고한다. 상도수호 그만 두시라"라 강조하며 글을 마쳤다.   

태그:#이준석, #조수진, #유승민, #곽상도,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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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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