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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 소속 학생들이 29일 곽상도 의원의 대구사무소 앞 현판에 '국민의힘' 대신 '아빠의힘' 글자를 붙이고 있다.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 소속 학생들이 29일 곽상도 의원의 대구사무소 앞 현판에 "국민의힘" 대신 "아빠의힘" 글자를 붙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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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20대들의 저조한 투표율로 인해 '20대 개새끼론'이라는 말이 화두가 된 적이 있다. 이 말은 주로 진보적인 기성세대들 사이에서 자주 사용되곤 했는데 특히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20대들의 대선 투표율이 낮아서 졌다며 많이 회자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랬던 '20대 개새끼론'이 최근 다른 말로 둔갑해 또 떠돌아 다니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20대의 보수화'다.

장제원 아들·곽상도 아들... '아빠찬스' 국민의힘에 박탈감 느껴 

최근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아들 노엘씨와 곽상도 의원(전 국민의힘, 현 무소속) 아들 곽병채씨 특혜가 논란이다. 장제원 아들은 2019년 음주운전 뒤 사고를 내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는데 최근 또 음주운전 직후 경찰을 폭행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당시 만취 상태였고 추석 직전이란 이유로 경찰은 그를 귀가조치 했다. 이에 몇몇 대학생들은 '불공정 부모 찬스'라며 서울 서초경찰서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고, 일부 팬들은 "노엘을 힙합계에서 퇴출하라"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최근 곽상도 아들 곽병채씨가 6년 근무 뒤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년들은 이 자체가 '아빠찬스'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분노한 청년들은 최근 인기를 끄는 '오징어 게임'을 '오십억 게임'으로 바꿔 SNS상에서 밈(meme: 인터넷상 유행하는 단어나 이미지 등)을 퍼트리고 있고, 박탈감을 느낀 청년들은 커뮤니티에 모여 신세 한탄을 이어가기도 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9월 16일 곽상도 당시 국민의힘 의원(현 무소속)이 당 현안 관련 긴급보고 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9월 16일 곽상도 당시 국민의힘 의원(현 무소속)이 당 현안 관련 긴급보고 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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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9월 30일)는 미래당, 청년정의당, 청년진보당, 청년녹색당이 모여 국민의힘 의원 자녀들의 '아빠찬스'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이 국회 앞에서 열리기도 했다.

한편 같은날 온라인에서는 한 언론사가 올린 기사가 화제였다. '조국 딸에 분노했던 학생들, 곽상도 아들에 너그러운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로, 요지는 조국 사태 때는 대학생들이 시위를 열었던 반면 곽상도 의원 아들 건에 대해서는 대학이 조용하다며 '선택적 분노'라고 비판하는 것이었다. 또 대학이 조용한 이유로 '20대의 보수성향'을 꼽았다. 기사 댓글에는 기성세대들이 2030 청년을 싸잡아 비판하는 댓글이 우수수 달렸다. '20대 개새끼론'의 재림이라고 봐도 될 듯 했다. 

20대 대학생의 입장에서 얘기해보겠다. 과거와 달리, 현재 대학에서는 그때처럼 시위를 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코로나로 대학은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고 있어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학교에 모이지 않고, 학생이 등교하지 않으니 학생회도 할 일이 적다. 또한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도 그렇듯, 코로나 상황이 많은 걸 바꿨다.

국회 앞에선 방역을 이유로 경찰이 최소한의 기자회견을 요청했다. 때문에 발언은 적게 했고 사진도 최소한으로 찍었다. 현재 정부는 방역을 이유로 1인 시위 외에는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기사와 댓글의 의도대로라면 대학생들이 학교와 정부의 방역수칙을 어기고 등교해 촛불이라도 들어야 한다는 것일까?
 
9월 30일 국회 앞에서 '아빠의힘이 된 국민의힘에 청년들의 박탈감은 늘어만 간다.'라는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 뒤 시위 중인 청년정의당, 미래당, 청년진보당, 청년녹색당 등 관계자 모습.
 9월 30일 국회 앞에서 "아빠의힘이 된 국민의힘에 청년들의 박탈감은 늘어만 간다."라는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 뒤 시위 중인 청년정의당, 미래당, 청년진보당, 청년녹색당 등 관계자 모습.
ⓒ 이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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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땐 분노하고 이번엔 왜 분노 안 하냐는 기성세대의 비판이야말로 2030 청년을 향한 '선택적 비판'이다. 어느새 진보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뜻에 청년들이 응해주지 않으면 '20대 개새끼론', '20대의 보수화' 등 청년들을 집단화해 훈계하는 이상한 문화가 생겼다.

이대남 보수화?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이대남의 보수화'가 본격적으로 통용되기 시작한 건 지난 재보궐 선거를 기점으로 해서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서 20대 남성이 오세훈 후보를 찍은 비율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대남'이라는 단어까지 생겼다. 그러나 나 역시 20대 남자지만, '20대 남자의 보수화' 얘기에는 쉽게 동의할 수가 없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청년층의 저조한 지지율에 대해 "20대는 아직 과거의 역사 같은 것에 대해 3040세대나 50대 보다는 경험한 수치가 낮다"며 "벌어지는 상황들을 지금 시점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 또한 전형적인 진보 기성세대가 청년세대를 바라보는 시선이라 할 수 있겠다.

박영선 당시 후보의 발언과 달리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청년들은 재보궐 선거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 문제로 생긴 보궐선거였음에도 20대 남성들이 다시 민주당 후보를 찍으리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이야말로 과거를 보지 못하는 착각이 아니었을까 싶다.

진보든 보수든, 일부 기성세대들의 비합리적인 청년 비판하기는 이제 멈춰져야 한다. 집회는 열 수 없기 때문에 열지 않은 것이고, 후보는 찍을 수 없었기 때문에 찍지 않은 것이다.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청년들을 싸잡아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성윤씨는 미래당 서울시당 대표입니다. '정치권 세대교체'와 청년의 목소리가 의회에 좀 더 반영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2016년 12월 청년정당 미래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고, 2017년에는 만 23살의 나이로 1기 공동대표를 맡았습니다. 서른을 앞둔 지금은 미래당 서울시당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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