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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일대 대장지구 개발 사업으로 공사중인 현장들이 보이고 있다.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일대 대장지구 개발 사업으로 공사중인 현장들이 보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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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대출금 35년 갚아야 하는데...'대한민국은 정직하게 살면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남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A씨 말이다.

"공영개발 한다고 강제로 내 땅 가져가서 (화천대유) 밀어줬으니, 도로 찾아 와야지."

대장도 개발사업으로 인해 토지를 강제 수용당한 원주민 B씨 말이다.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을 바라보는 수분양자와 이 사업 때문에 토지를 강제 수용당한 원주민 마음은 착잡했다. 수분양자 음성에서는 허탈함이, 원주민 음성에서는 분노가 느껴졌다.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은 91만여㎡ 부지에 사업비 1조3000억 원을 투입, 아파트 5900여 가구를 짓는 택지개발사업이다. 대장동 개발에 따른 이익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1조 원 규모다.

이 중 4000억 원 이상을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가 가져간 게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이 회사에서 6년 정도 근무한 곽상도 국회의원 아들에게 50억 원의 퇴직금이 지급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더 커졌다. 이로 인해 특히 청년세대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 의원은 '50억 퇴직금 논란'이 불거지자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A씨는 84㎡(34평형) 아파트를 평당 2100만 원인 7억 6천만 원에 분양받은 직장인이다. 자신을 35년간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분양자라 소개했다.

A씨는 30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내가 낸 분양가를 그렇게 나눠 가졌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워낙 큰돈이라 현실감도 없다. 50억 퇴직금 뉴스 보면서는, '금수저라서 그런 것인가, 난 35년 동안 아파트 대출금 갚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심정을 전했다.

B씨는 대장동에 115500㎡(3500평) 정도의 논과 밭을 소유하고 있던 농민이다. 지금도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당시 시세에 못 미치는 평당 280여만 원에 논과 밭을 강제 수용 당했다.

그는 "공영 개발이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땅을 내줬는데 (공영개발) 하지도 않았고, (화천대유)만 밀어줬으니 이건 사기"라며 "소송을 걸어서라도 다시 찾아오겠다"라고 격한 음성으로 말했다.

헐값에 강제로 토지 수용, 분양가는 '부르는 게 값'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에 위치한 '화천대유' 사무실이 A4용지로 거려져 있다.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에 위치한 "화천대유" 사무실이 A4용지로 거려져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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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성남의뜰'이 B씨의 땅을 강제 수용할 수 있었던 것은, 공공기관인 성남도시개발 공사가 지분 50% 이상을 가지고 있어, 토지강제수용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 및 환경정비법에 따르면, 민간특수목적법인도 공공기관 지분이 50%가 넘으면 토지강제수용권을 갖는다. 이 권한을 가지고 논과 밭을 200만 원대로 수용했다.

또한 성남의뜰은 민간 특수목적법인이라 분양가격을 맘대로 받을 수 있었다. 공공택지지구에 짓는 아파트에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도가 실시되지 않아, 민간 아파트는 자유롭게 분양가를 정할 수 있었다.

지난 2018년, 대장지구 아파트는 평당 2000만 원 선에 분양됐다. 84㎡(34평형) 기준 아파트 한 채당 6억~7억 원 정도였다. 

논과 밭을 평당 200만 원대에 강제 매입해 아파트 5900채를 지어 1채당 6억~7억 원에 판 결과가 개발 이익금 1조 원의 실체다. 6년 정도 근무하고 대리로 퇴사한 곽상도 국회의원 아들에게 50억 원이라는 퇴직금을 줄 수 있었던 이유다.

태그:#대장동 개발, #화천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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