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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작업 중 사망한 삼성전자서비스 가전수리노동자 고 윤아무개씨의 동료들이 30일 금속노조에 모여 고인을 추모했다.
 지난 28일 작업 중 사망한 삼성전자서비스 가전수리노동자 고 윤아무개씨의 동료들이 30일 금속노조에 모여 고인을 추모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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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에 소속돼 가전제품 수리를 해왔던 1977년 생 윤아무개씨, 그는 지난 28일 오후 세탁기를 수리하던 중 사망했다.

사건 당일 윤씨는 '세탁기에서 전기가 느껴진다'는 고장신고를 받고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아파트에 오후 1시 30분께 혼자 방문했다. 이로부터 11분 뒤인 오후 1시 41분, 윤씨는 업무 시작을 위해 전산 등록을 했다. 그러나 13분 뒤, 수리를 요청했던 고객은 세탁기 옆에 쓰러져 있는 윤씨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정신을 잃은 윤씨는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윤씨에겐 부인과 11살, 2살 두 아이가 있다.

2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금속노조에서 윤씨의 동료들이 참석해 관련 기자화견이 열렸다. 기자회견 후 <오마이뉴스>를 만난 윤씨의 동료 김아무개씨는  "매일 함께 점심 먹고,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실적을 이야기했던 친구인데 어떻게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눈물을 참으며 이야기했다.

"윤씨는 기사들 중 누구보다 안전을 항상 최우선으로 했던 친구다. 윤씨 죽음은 안전사고가 아니라 삼성에서 만든 시스템에 의해 죽은 거다. 죽도록 일해도 항상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죽음을 만든 거다."

"현장에 한 명만 더 있었어도..." 
 
지난 28일 오후 삼성전자서비스 가전수리노동자 고 윤아무개씨가 작업했던 현장 모습
 지난 28일 오후 삼성전자서비스 가전수리노동자 고 윤아무개씨가 작업했던 현장 모습
ⓒ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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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가 삼성전자에 소속돼 수리기사로 일한 기간은 8년이다. 이전에도 다른 곳에 소속돼 수리기사 일을 해왔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윤씨는 평소처럼 충분히 익숙한 상황임에도 지난 28일 일터에서 사망했다.

금속노조가 30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윤씨가 방문한 작업현장은 세탁기가 협소한 베란다에 위치해 세탁기를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아파트가 노후해 전기 차단기를 내릴 수도 없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작업을 진행하기 전 제품 전선을 콘센트에서 빼야 하는데, 해당 세탁기 콘센트는 윤씨의 손이 온전히 닿지 않는 안쪽에 있었다.

윤씨는 작업공간 마련을 위해 좁은 공간에서 세탁기를 밀면서 이동시켜야 했고, 과정에서 세탁기 후면에 붙은 급수 밸브가 파손됐다. 이로 인해 물이 튀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 금속노조는 이것이 원인이 돼 윤씨가 전기에 의한 감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윤씨가 일한 현장 사진을 보면 협소한 공간에 대용량 드럼세탁기가 ㄱ자 형태의 수납장과 세면대 사이에 자리해 있다. 수리를 위해 공간이 필요했던 윤씨가 왜 세탁기를 옮기고 작업을 진행하려 했는지 추측되는 지점이다. 

동료 김씨는 "현장에 동료 한 명만 더 있어서 세탁기를 끌어주고 당겨줬다면 이런 일이 발생했겠냐"며 "윤씨는 혼자서 안되는 걸, 낑낑대고 하다가 사고를 당한 거다. 업무량은 폭주하고 회사는 처리율이 낮으면 사유서를 써서 보고하라고 한다. 한시간에 무조건 한 집을 끝내야 하니 (기사들이)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회사 실적 압박 심각... 위험한 상황 감수"
 
금속노조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서비스가 기사들에게 처리 실적을 메시지로 보내며 압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서비스가 기사들에게 처리 실적을 메시지로 보내며 압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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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동료 김씨는 "회사의 실적 압박이 끊이질 않았고, 윤씨가 사망하기 며칠 전부터 실적을 채우라는 관리자의 압박이 이어졌다"면서 "(윤씨가) 사고 당하기 전날 '실적이 미달됐으니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문자까지 받았다"라고 폭로했다.

"윤씨가 속한 서울시 양천센터 기사들은 1시간에 1건 기준으로 하루 8건을 배정받는다. 하지만 당일 오전 두 건 밖에 처리하지 못했다. 오후에 남은 6건을 처리하기 위해, 당일 실적을 다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급하게, 위험한 상황을 알고 있음에도 미루지 못하고 작업을 이어간 거다."

이어 김씨는 "업무가 너무 밀려 고객에게 3일 이상 기다려달라는 요청도 수리기사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업무실적과 고객평가를 토대로 연말 평가를 받고 이를 통해 진급이 결정되는 구조에서 기사들은 일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회사는 메신저로 개인별 실적을 공유하고 다그친다. '신속방문'과 '초고속수리'를 통해 한 번 방문으로 무조건 해결할 것을 강요한다. 처리건이 적으면 아침마다 압박하고, 이벤트라는 이름으로 9건이 넘으면 상품권을 주며 경쟁을 시킨다. 등급을 매기며 노동자를 괴롭히는 거다."
 
삼성전자서비스의 센터가 진행한 이벤트. 기사들이 하루 할당량 이상을 초과해 달성하면 상품권을 증정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센터가 진행한 이벤트. 기사들이 하루 할당량 이상을 초과해 달성하면 상품권을 증정했다.
ⓒ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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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금속노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서비스 센터는 하루에 9건을 처리하면 1만 원짜리 상품권, 11건을 처리하면 2만 원짜리 상품권을 주는 식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다. 기사들의 일처리 현황도 공유하면서 "열외자가 많다. 처리력 집중해 달라"는 식으로 공지하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성명을 통해 "고인의 동료들이 여전히 똑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삼성전자서비스에 ▲2인 1조 작업 시행 ▲안전보건 조치와 작업방식을 담은 안전작업표준 즉각 마련, 구체적인 교육 진행 ▲안전전문 인력 배치 등을 요구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30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저희도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윤씨의)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황망하고 비통한 심정"이라며 "고인과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전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 원인이 정확하게 판명되지 않은 만큼, 경찰의 조사결과를 보고 이후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현재는 유족들에게 애도를 전하는 것이 우선이다.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노조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현재 윤씨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윤씨의 빈소는 서울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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