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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괴롭히지 마세요"라는 글귀가 적힌 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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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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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 마니아, 프로덕션... 알고선 사용하기 어려운 말들

"린치를 가하다"에서 '린치'라는 말은 자주 보고 듣게 되는 말이다. 그런데 이 '린치'는 알고 보면 너무 끔찍한 말이다. 영어 lynch는 "법에 의하지 않고 극단적인 사적 제재로 살인을 하는(거의 교수형으로) 행위"를 말한다. 미국 독립혁명 당시 반혁명 분자를 즉결 재판으로 처형한 버지니아주의 치안 판사 린치(Lynch, C. W.)의 이름에서 유래한다(표준국어대사전).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린치'라는 말은 전혀 그런 수준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린치'라는 이 말도 일본식 영어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수준의 '린치'에 해당하는 영어는 '불링(bullying)' 정도다. '린치'란 이 험악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사회는 위험한 사회다. 절대 써서는 안 될 말이다.

'마니아'도 많이 사용되는 말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 마니아(mania)는 틀리게 쓰이고 있는 말이다. '마니아'는 '조병(躁病)' '조광증(躁狂症)'이나 '광적인 열광의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다. 사람에게 사용되는 '마니악(maniac)'는 '미치광이'를 뜻하며 역시 '병적인 이미지'를 지닌 용어로서 공포 영화의 살인마나 사이코 패스를 표현하는 말이다. 그래서 이 말은 어떤 사람의 면전에서는 쓸 수 없는 용어다.

'마니아'도 일본에서 만들어진 일본식 영어다. 우리 주변에서 '마니아'는 어떤 일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의미에서 아무런 의식 없이 쓰고 있는 말이지만, 영어 'mania'가 가지고 있는 본뜻을 알고서는 사용하기 어렵다.

한편, '프로덕션'이란 용어도 많이 듣는 말이다. 주로 방송이나 영화 제작을 하는 회사를 가리킨다. 하지만 이 말도 일본에서 잘못 만들어진 영어다. 영어 프로덕션(production)은 '제조하는 것' 혹은 '생산량'을 뜻하는 용어로서 인간에 적용하기 부적합한 범주의 말이다. 지금 사용하는 '프로덕션'은 '에이전시(agency)'로 바로잡아야 한다.

'모르모트'야! 오해해서 미안하다

누구나 어디선가 "실험실의 모르모트"라든가 "내가 모르모트냐!"라는 말들을 한두 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모르모트'가 어떤 동물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1800년대 일본에 상륙한 네덜란드 상인이 실험용 쥐를 유럽에 서식하는 marmot, 마멋이라고 착각하여 '마멋'이라고 불렀고, 이것이 일본에서 '모르모트'로 통용되면서 '모르모트'라는 정체 불명의 동물 명칭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 '모르모트'의 정확한 영어는 Guinea Pig, 기니 피그다. 이 '기니 피그'는 한때 실험용 동물로 사용된 적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여전히 '실험용 동물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는 것은 큰 오류이고, '모르모트', 아니 '기니 피그'에게도 너무 큰 불명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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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우리가 몰랐던 중국 이야기>,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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