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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맛집도 리뷰를 보고 찾는 시대, 21세기에 태어나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하는 이들을 위해 '오마이뉴스 대선주자 리뷰' 약칭 '오대리'가 출동합니다. 슬기로운 투표권 행사에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바탕은 국민의힘 전용 색상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바탕은 국민의힘 전용 색상이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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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제주 출생. 배우지 못한 부모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집안 환경, 가난으로 인한 신체(발가락) 장애라는 흙수저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학력고사(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국 수석으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수석 입학했다. '학교 수업에 충실하고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의 원조다(어, 이게 정말 되네).

사회의식에 심취해 있던 중 서울대 구내에서 전경들의 여학생 추행 사건을 보고 항의 시위에 참가했다가 주머니에서 시위 유인물이 발견되어 유기정학을 받게 된다. 이후 본격적인 '운동권'의 길을 걸으며 수배 대상이 되기도 하였으며, 구로공단에서는 여성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야학을, 인천의 금속공장에서는 노동자로 위장 취업해 노동운동을 실천해 나갔다.

1989년 동유럽 사회주의의 몰락을 보고 '현타'가 오자(어, 이게 안 되네) 사상적 전향을 하게 된다. 2년을 준비한 사법시험에서 수석으로 합격하고 1995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임관해 경제사범 및 조폭들과 사투를 벌인 후 검사복을 벗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총재의 부름을 받고 입당한다. 그가 건 기치는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 3선 국회의원의 경험을 쌓은 후 제주도지사에 당선되었으나 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지사직을 내려놓았다.

[-] 발목 잡는 존재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지난 7월 25일 서울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 및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지난 7월 25일 서울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 및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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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랑이지만 동시에 제주가 그의 발목을 잡는 한계이기도 하다. 지난 21대 총선 기준 제주의 유권자 수는 55만 명으로, 부산·울산·경남(유권자 674만 명), 대구·경북(유권자 435만 명), 광주·전남·전북(유권자 434만 명), 대전·세종·충남·충북(464만 명)과 비교해 보면 크게 힘이 실리지 못한다.

몰아주기를 해도 모자랄 판에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전혀 살려내지 못한 채 고향 제주에서 한자리 지지율에 머물러 있다. 지난 8월 제주지역 인터넷언론 <제주의소리>가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희룡(5.0%)은 이재명(29.5%), 윤석열(14.8%), 이낙연(11.1%)에 이어 4위에 그쳤다.1)

원희룡이 제주도지사에 당선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득표율 51.72%를 기록하며 전국 유일의 무소속 광역자치단체장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그렇다면 제주도지사는 섬사람, 대통령은 육지사람?

설상가상으로 지난 7월 리얼미터를 통해 이루어진 전국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서도 긍정 평가가 44.8%에 머물며 전국 16명의 광역단체장 가운데 9위에 머물렀다.2) 순위도 순위지만 민선 6기와 7기를 거치면서 4위에서 9위를 오락가락하며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한 것도 문제다. 

최근에는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한 공격 수위를 높여도 봤으나 받아주지 않으면서 '인싸'끼리 '티키타카' 그림을 그리는 데 실패한 모양새다.

[+] 소장개혁파
 
2006년 1월 5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사학법 장외투쟁에 비판적 견해를 드러낸 소장파 원희룡 최고위원을 향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늦게 도착한 원희룡 최고위원이 인사하며 박근혜 대표를 쳐다보고 있다.
 2006년 1월 5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사학법 장외투쟁에 비판적 견해를 드러낸 소장파 원희룡 최고위원을 향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늦게 도착한 원희룡 최고위원이 인사하며 박근혜 대표를 쳐다보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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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자신의 말처럼 국회의원(입법), 사법(검사), 행정(제주도지사) 경험을 두루 갖춘 사람이다. 이렇다 할 흠결이 없고 저렇다 할 배경 없이 자기 노력으로 현재까지의 입지를 마련했다.

역경을 딛고 일어난 '스토리 있는 삶'이란 면에서 같은 당내 후보인 홍준표와 비슷하지만, 젊은이들에게 "내가 너희들의 롤모델(2017년 홍준표 페이스북)"이라고 자처했다가 '꼰대', '노력충'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전철을 밟지는 않는다. 스토리와 미담은 남의 입에서 나와야 빛이 나는 법.

개혁보수를 외치는 사람답게 "5.18 민주화운동은 특정 정당이나 지역의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일"로 평가하고 있다. 소장개혁파로서 당의 문제가 있으면 과감히 잘못을 지적하는 기본기는 갖췄다.

2006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 시절 당시 박근혜 대표가 사학법 문제를 이념과 색깔론으로 끌고 가는 것을 과거의 이념대결로 돌아가는 '병'이라고 꼬집기도 했고 2019년에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망언을 일삼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관전 포인트]

▲ 제주 민심을 얻어 제주를 벗어날 것인가?
▲ 막강한 국민의힘 경선 후보 사이에서 당내 존재감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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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여론조사는 제주도민 810명을 대상으로 100% 무선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 이 여론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1만 7천 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임의걸기 자동응답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0.8%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태그:#오대리, #오마이뉴스 대선주자 리뷰, #원희룡,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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